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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빵집 Apr 05. 2019

책은 그냥 책이 아니다

@서울책보고

며칠전, 새로 오픈한 서울책보고에 다녀왔다.

서울시가 헌책방들과 함께 꾸민 공간이라고 하는데 기대보다 더 멋진 공간이다. 중고서적을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명사들이 서재에 보관하고 있던 책들을 전시하고 또 한켠엔 독립출판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중고책방은 그 옛날 대학시절에 전공서적 좀 싸게 사보겠다고 청계천 중고책방 거리를 기웃거리던 게 마지막이었던가? 새책방이든 헌책방이든, 큰 서점이든 작은 책방이든 책방에 가면 뭔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는 느낌을 갖게 된다. 게다가 헌책방이라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라. 

과거 교과서들을 몇점 전시하고 있었다. 추억이 새록새록해야 하는데, 내가 공부를 제대로 안했던건지 어느 책이 내 시대의 책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초판들도 전시하고 있다. 덥석 사고 싶었지만, 아직은 판매는 안하고 전시만 하는 기간이다. 

일반 서점이나 도서관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각 중고책방기준으로 서고가 꾸며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특정한 책을 사러가기보다는, 장르에 관계없이 책들을 두루 만나고, 그 중에 맘에 드는 책이 있으면 털썩 주저앉아 읽고, 또 그러다가 마음이 동하면 사는 방식으로 즐기도록 되어 있다. (책을 몇권 골라들고서는, 책이 제대로 분류되어 있지않다며 혼자서 격하게 화를 내고 있는 아저씨를 봤는데, 그런 분들은 일반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으로 가시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


인쇄소에서 찍어내는 책들을 모아놓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대형서점은 대형서점대로, 동네책방은 동네책방대로, 헌책방은 헌책방대로 그 맛이 다르다. 머리속이 복잡하고 마음은 더 복잡할 때, 갑자기 훌쩍 떠나고 싶지만 현실에 가로막혀 떠날수 없을때, 나는 책방으로 들어선다. 그래서, 많은 책방들, 특히 동네책방들이 자리를 잘 잡아줬으면 좋겠다. 인터넷으로 싸고 빠르게 사야할 책이 있고, 시간을 들여 만나야할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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