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에 있는 어린아이는 어쩌고!
나와 비슷하게도, IT계의 (나름) 대기업에 있다가 스타트업에 조인하여 일하고 있는 지인들이 주위에 간혹 있다.
그중 친한 지인과 이야기하다가, 그녀도 조인하자마자 밀려오는 면담요청에 깜짝 놀랐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가 몸담은 회사도 현재의 IT계에서 신흥강자로 핫하디 핫한 회사인지라, 내부 멤버들은 자신감만으로 똘똘 뭉쳤을거라 생각했다. 물론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맘속에는 어디다 하소연할수는 없지만 누군가에게 확인받고 싶은 심리가 있었나보다 하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 생각해보면 나도 회사에 '어른'이 있었으면 한 적이 많았다. 포탈들이 업력이 길어져서 연령대가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일반 기업들에 비교해보면 한참 젊은 조직이다. 그 가운데 길게는 10여년, 짦게는 수년을 다니다보면, 철딱서니없는 일들이 보게되어 그때마다 어른이 고파지게 마련이다. 열정과 도전의식만 보다보면, 누군가 이 머리풀어헤친 날짐승들을 워워 잠시라고 가라앉혀 진정시키고 정리하고 중재해줄 어른이 있었으면 싶어진다.
그런 심정을 엄청 동감하며, 그녀와 나는 각자의 조직에서 이런 어르신의 역할을 잘 해내자고 다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도 어린아이들처럼 철딱서니없이 굴며 속풀이 할 창구가 필요하니 서로에게 그런 역할을 해주자고 웃어댔다. 각자의 조직에서는 현자같은 어르신이 되고, 만나면 서로 둘이서만은 어린아이처럼 징징댈 수 있게 말이다. 멋진 파트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