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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빵집 Apr 10. 2019

와디즈와 아이디어스는 왜 떴을까?

1인 및 소기업 생산자들과 밀레니얼 소비자의 환상의 만남 

1인 및 소기업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다.

1인 사업가(기업)이 예전에는 소위 '자영업자'라는 이름으로 동네상점이나 식당 등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최근에는 생산 영역에서 의미있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하청업 수준의 역할을 메인으로 담당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브랜딩을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통계자료까지 찾아볼 부지럼함은 없어서 사례로 설명하고자 한다. 그 증거가 바로 핸드메이드 수공예장터인 아이디어스(https://www.idus.com), 크라우드펀딩플랫폼인 와디즈(https://www.wadiz.kr) 의 무서운 성장세이다.

두회사 모두 설립된지 5년 이상 되었는데, 초기에는 생존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가 2017년 하반기 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와디즈의 경우, 2018년초까지만 해도 투자형(주식형) 크라우드펀딩에 전략적 집중을 하려는듯 보였지만 실제로 시장반응이 크게 나타난 부분은 리워드형(후원형) 크라우드펀딩이었으리라. 그로 인해 2018년 초중반부터는 리원드형 크라우드펀딩에 마케팅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옳은 선택을 발빠르게 해낸것 같다. (다만, 마케팅을 꼭 그런 형태로 했어야 했을까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여튼!

서두에 말했듯이, 1인 및 소규모 기업들이 기존 제한된 역할에서 벗어나 의미있는 시장참여자로서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왜 그럴수 있었을까? 그 답은 바로 '소비자의 변화'에 있다고 보여진다. 와디즈의 '메이커'나 아이디어스의 '작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분들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소위 오타쿠라고 불리거나 취미로 혼자 집에서 뚝딱뚝딱 하던 사람들은 늘 존재해왔다. (모르긴 몰라도, 조선시대에도 분명 그런 사람들은 존재했을것 같다. ) 내가 아는 지인도, 본업은 웹디자이너로 오랫동안 피규어만들기 취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현재는 잘나가는 기업에서 웹디자이너 헤드를 맡고 있으나 그 현업 때려쳐도 좋겠다 싶을만큼의 팬층을 지닌 피규어 전문가다. (모르긴해도 실제 수입도 짭짤한 듯... )


즉, 뭔가를 소소하게라도 만들어내고 있거나 만들어낼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집안에서만이라도) 존재해왔으나, 그 분들이 정작 그 재능을 사업을 연결할 기회는 없었던 것이다. 사업으로 연결해내려면 더 많은 투자(시간이든 돈이든)가 필요한데, 그렇게 투자한다고 해도 소비자를 만날수 없었던 것이다. 그럴만한 시장이 없는 것도 이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충분한 소비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비자가 바뀐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신흥(?!) 소비자층, 소위말하는 "밀레니얼"들이 직접적인 소비자층으로 들어선 시기가 된 것이다. 이 세대에 대해 어떤 사람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세대'라고도 하고, '내일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사는 세대'라고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소비자로서의 이 세대의 주요한 특징, 전세대와는 다른 특징을 몇가지 나열하자면, 

- 누구나 다 갖고 있는 싼 물건만 사기보다는 나만의 물건을 사는 맞춤소비를 한다.

- 기업(생산자)에 대한 도덕적 판단이 물건을 사는데 영향을 미치는 윤리적 소비를 한다. ('N우유, N라면은 먹지않을거야')

- 남의 눈에 어때보이는지 보다는 내 눈에 좋은 물건을 사는 가치소비를 한다.


최근 몇년전부터 오프라인에서도 지역별 특색있는 벼룩시장들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어보면 재미있고 의미있는 변화이다. 몇해전, 외국의 한 유명한 칼럼리스트가 요새의 젊은이들이 돈도 없으면서 왜 허세스럽게 아보카도 샌드위치는 먹는지에 대해서 개탄하는 글을 써서 논란이 된바 있다. 사회적으로 버젓한 자리를 잡고 있는 본인도 정작 아보카도 샌드위치는 비싸서 안사먹는다며. 난 이 에피소드가 기성세대와 밀레니얼세대의 소비성향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이 현상을 밀레니얼의 허세로 치부해버린다면, 새로운 커다란 시장변화를 제대로 못보는 것이다.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은, 집구석 방구석 동네구석에서 벌어지고 있고 그래서 더 의미있고 지지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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