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의 시대에 흔히 간과되는 사실들

비즈니스 현장에서 데이터보다 더 중요한 것들에 대해

by CYC

요즈음은 그야말로 데이터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같은 직군이 유망하게 떠오른 지도 이미 꽤 되었고, 점점 많은 직군에서 데이터 역량을 갖춘 직원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죠.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쉽게 간과되는 사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데이터 분석이 왜 중요하며, 데이터 역량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이 내용을 주제로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nick-hillier-yD5rv8_WzxA-unsplash.jpg 이미지 출처: Unsplash, Nick Hillier


1. 데이터 분석은 수단이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다

제 생각에는 데이터 분석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간과되는 게 이 부분인 것 같습니다. 데이터 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데이터가 넘쳐나는 시대여서가 아니라,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먹구구식으로 담당자의 감에 따라 업무를 하게 되면 몇 번이나 시행착오를 겪어야 올바른 길을 찾아낼 수 있는데,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길을 미리 예상한 후 업무를 진행하면 훨씬 빠르게 적은 리소스만으로도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으니까요. 이렇듯 데이터 분석은 결국 '좋은 의사결정' 혹은 '효율적인 성장'이라는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수단이지, 그 자체로 목적은 아닙니다. 제가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 데이터 분석 조직이 보통 회사에서 다른 이들을 서포트하는 조직인 이유도 이 때문이죠.

그런데 데이터 분석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 중에는 '데이터 분석'이라는 거창한 이름에만 주목하고 그 쓰임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 분도 꽤 계시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많은 양의 유저 행동 데이터를 가지고 아주 멋져 보이는 클러스터링 기법을 사용해 유저 세그멘테이션을 했다고 해 봅시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 분석 그 자체를 목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아마 자신이 얼마나 훌륭하게 유저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누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세그멘테이션 결과가 그 자체로 뛰어난 성과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저는 그렇게 해서 구분된 유저 그룹을 잘 활용해 전체 비즈니스의 성과로 연결시킬 수 없다면 해당 분석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세그멘테이션 결과를 참고해 각 유저 그룹별로 다른 마케팅 메시지를 고안해 냈고 그 결과 매출이 성장했다면 그제야 비로소 해당 분석의 가치가 발견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의미 있는 데이터 분석을 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데이터로 나는 무엇을 하려고 하지?", "그래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면 되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지면서 작업하시는 편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마 회사에서도 여러 화려한 데이터 분석 기법을 알지만 이를 자랑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는 직원보다는 단순한 계산 몇 번만으로도 실제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통찰을 내놓는 직원을 선호하지 않을까요? (물론 가능하다면 여러 기법에 능하면서 통찰력도 있는 직원이 되면 최고겠죠!)



2. 여러 데이터 분석 툴을 익히는 데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이 내용은 사실 1번과 어느 정도 연결되는 내용인데요. 데이터 분석이 그 자체로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는 데이터 분석 툴들을 다양하게 모두 익히려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데이터 분석 툴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라고 주장하려는 건 아니고, 저는 딱 필요한 만큼의 툴만 익히고 그다음은 오히려 '데이터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사고력을 길러주는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이에요.

일단 제 머릿속에 있는 기본적인 데이터 분석 툴의 분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툴'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모호하긴 하지만 일단 데이터를 다루는 데에 사용되는 언어/서비스 등을 다 포함했습니다)

1. 데이터 추출: SQL, NoSQL
2. 데이터 계산: Python, R, Excel
3. 데이터 시각화 (대시보드 제작): Tableau, Power BI 등
4. 프로덕트 데이터 분석: Google Analytics4, Amplitude 등

이 중에서 저는 비슷한 용도로 쓰이는 툴이라면 굳이 여러 개를 다 익히느라 시간을 쓸 필요는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만약 엑셀만 가지고도 만족스럽게 업무를 하고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Python을 배워야겠다는 압박감을 느낄 필요가 없고, 만약 엑셀만으로 한계를 느껴 Python을 배웠다면 굳이 R까지 또 배울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데이터 분석 툴에 집착하지 말라'는 말은 오히려 데이터 분석가보다는 타 직군의 분들께 더 해드리고 싶은 조언인데요. 아마 직무가 데이터 분석가라면 어차피 SQL, Python, Tableau 등 많은 툴을 다룰 줄 알아야만 업무가 가능할 거라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만약 마케터, 기획자 등 타 직군이라면 업무상 필요를 느끼는 툴까지만 공부하시고 "이 데이터로 무엇을 할 수 있지?"를 고민하는 데에 시간을 더 많이 쓰시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요즈음은 '데이터 역량'이라고 하면 SQL이나 Python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언급되다 보니 업무에서 데이터를 직접 추출할 일이 없는 분들도 왠지 SQL은 배워야 할 것 같다는 강박을 느끼시곤 하는데, 업무에서 딱히 필요가 없는 툴이라면 그리 집착하실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1번의 결론과 유사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니까요!



3. 데이터 역량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위의 2번 항목이 1번의 연장선상에 있는 내용이었다면, 3번은 2번의 연장선상에 있는 내용인데요. 저는 '데이터 역량'이라는 표현이 여러 가지 역량을 포괄하는 말이며 모든 사람에게 그 모든 역량이 다 필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저의 머릿속 생각을 제대로 공유하기 위해 먼저 제가 생각하는 데이터 역량의 분류부터 적어보겠습니다. (누락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이보다 더 적은 항목으로 통합하거나 더 세세하게 쪼개는 게 좋은 항목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일단 떠오르는 데로 나열했습니다)

- 데이터 수집
- 데이터 처리 및 저장
- 데이터 기획 및 관리
- 데이터 추출
- 데이터 계산
- 데이터 시각화
- 통계적 가설 검정 및 추론
- AI 모델링
- 데이터 해석
- 데이터 기반 커뮤니케이션

저는 데이터 관련 역량이 이런 식으로 여러 갈래로 나눠질 수 있기 때문에 각자 본인에게 꼭 필요한 역량에 집중해서 공부하시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무엇이든 지식을 쌓는 일은 당연히 좋다는 입장이지만, 우리에게 시간은 늘 한정되어 있으니 되도록이면 중요한 것부터 공부하면 좋겠죠.

그래서 데이터 분석가 직무라면 데이터 처리나 저장, 기획 및 관리 역량보다는 분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다른 역량들에 먼저 집중하면 좋고, 타 직군이라면 '데이터를 잘 해석할 줄 아는 역량'을 갖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데이터 분석가를 따로 두고 있는 회사에서 기획팀 리드를 맡고 있다면, 직접 A/B 테스트를 설계하고 진행한 후 그 결과를 분석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보다는 정리된 테스트 결과를 보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정도의 데이터 이해도를 갖추는 게 더 중요하겠죠.





오늘의 글을 요약하자면, 결국 데이터 분석은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니 데이터 자체보다는 이를 활용해 만들어나갈 수 있는 회사의 성장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툴이 아니라면 남들이 다 배운다는 툴에 집착하며 시간을 쏟을 필요도 없고, 자신의 분야에서 필요하지 않은 데이터 관련 역량을 모두 갖추느라 정작 '좋은 의사결정'이라는 핵심을 간과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그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다음에도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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