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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살이-마흔여섯달차(25.6월)

인도 한인 70년사 발간을 축하하며

by 소전 India

지난 6.24일 인도 한인 70년사 책 발간을 축하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공자는 인생 칠십을 가리켜 "고희(古稀)", 일흔 살까지 사는 이가 드물다 하여 귀하다고 했습니다. 일흔 해를 버틴다는 건 단순한 생존을 넘어, 시간이 축적한 존엄과 내공을 의미합니다.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지혜와 품격, 그리고 끈기와 집념의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1954년 2월 20일 6.25 동란의 희생자들로 정처 없이 떠돌던 88명의 전쟁포로가 인도에 도착하면서 인도 한인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은 낯선 문화 속에서 방황했고, 눈물로 길을 닦았습니다. 70년의 땀방울이 모여 공장 굴뚝이 되었고, 학교와 교회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K'로 시작하는 문화의 물결이 되었습니다. 70년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7개의 사건으로 재구성해보았습니다. (특별한 기준이 아닌 인도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입장에서 인도 한인 70년사 도서를 참고하였습니다. 각 사건은 인도 한인 70년사 페이지를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잊힌 전쟁 포로들, 인도에 첫 발을 딛다 (1954년)

인도 한인 역사의 시작은 다소 역설적이게도 전쟁 포로의 신분이었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남한이나 북한이 아닌 제3국을 선택한 88명의 전쟁 포로(중공군 포로 12명 포함)가 1954년 2월 20일, 인도 마드라스(현 첸나이)에 도착했습니다. 이것이 인도에서 한국 교민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들 88명은 각자 깊은 사연과 고뇌를 안고 인도 땅을 밟았습니다. 그러나 희망하는 국가가 서로 달랐고, 최종 선택한 나라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하는 등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으며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결국, 단 8명만이 인도에 남아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1958년 이후 인도에 잔류한 포로들은 지기철, 현동화, 이택주, 김봉국, 한표구, 최인철, 장기화, 지신영 등 총 여덟 분이었습니다. 이들은 한국전쟁의 상흔을 온몸으로 짊어진 채 머나먼 인도에 정착하며, 한인 1세대의 고달픈 삶을 시작했습니다. 이 분들의 노고와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인도의 한인 사회가 터전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전쟁포로가 아스토리아호에 승선하고 있는 장면(출처 : KBS 뉴스)

2. 한-인도 외교 관계의 시작과 발전 (1962년)

인도와 대한민국의 외교 관계는 1962년 뉴델리에 한국 총영사관이 설치되면서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초대 방희 총영사가 부임한 이후, 양국은 상호 총영사를 주재시키며 상업 및 문화 교류를 활발히 이어갔습니다. 11년이 흐른 1973년 12월, 인도는 한국과의 공식 외교 관계 수립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뉴델리 총영사관은 주인도 대한민국 대사관으로 승격되었고, 초대 대사로 박찬현 대사가 부임했습니다.


특히, 인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대사관 건물은 1978년 5월에 완공되었는데, 이는 이범석 전 외교부 장관(당시 인도 대사)의 지대한 노력과 집념으로 가능했습니다. 그는 1976년부터 인도 대사를 역임하며, 영구 임대 형식으로 사실상 무상 제공된 1만 6천여㎡가 넘는 땅(연 임차료 5루피)을 대여받아 대사관과 관저를 건설했습니다. 당시 이범석 대사는 박정희 대통령에게 직접 손 편지와 육성 녹음을 보내 호소했으며, 박정희 대통령도 자필 편지로 홍콩 수출입은행 한국지점에서 건축 자금을 빌리도록 지시했다고 합니다. 건물의 설계와 건축은 당시 한국의 가장 유명한 건축가인 김수근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김수근 선생님은 3개월간 인도를 여행하며 고대 무굴 제국의 수도 아그라의 레드 포트(Red Fort) 이미지를 살려 설계했으며, 1978년 5월 대사관 건물과 관저가 웅장한 모습으로 완공되었습니다.


대사관 전경.jpg 주인도 대한민국 대사관 전경(출처 : 주인도 대사관 홈페이지)

3. 재인도 한인회의 탄생과 성장 (1973년)

인도에 남은 8인의 반공 포로 중 지기철 선생님과 현동화 선생님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1973년 재인도한인회가 결성되었습니다. 창립 초기에는 공식적인 단체라기보다는 한인들의 친목 모임 성격이 강했습니다. 1대 지기철 회장(1973~1983년 역임)과 2대 현동화 회장(1983~2004년 역임)의 노력으로 그 명맥을 이어오다, 3대 이중훈 회장이 취임하면서 정식 한인회의 체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특히 초대 한인회장인 지기철 회장은 1923년 경북 예천에서 출생하여 1926년 가족과 만주 심양으로 이주하며 파란만장한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20세에 일본 관동군, 중국 인민해방군을 거쳐 인민군 소좌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미군에 투항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인도 정부와 교민들의 지원으로 양계장을 운영하며 인도에서 기업가로서 새로운 삶을 개척했습니다. 인모 및 모래 수출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며 놀라운 개척 정신을 보여주었습니다. 1962년 인도에 총영사관이 설립되면서 한국 국적과 여권을 취득하고 결혼했으며, 10여 년에 걸쳐 한인회를 만들고 성장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1998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지기철 회장의 뜻을 이어받은 현동화 2대 회장님, 그리고 정식 한인회의 틀을 마련한 이중훈 3대 회장님의 노고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인도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인도 전역에는 9개의 지역 한인회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9개 지역 한인회를 아우르는 '재인도한인총연합회'가 2017년에 공식 출범했습니다. 현재 9개 지역 한인회는 다음과 같습니다

ㅇ 재인도(뉴델리) 한인회 (이광일 회장)

ㅇ 첸나이 한인회 (조상현 회장)

ㅇ 뭄바이 한인회 (조남중 회장)

ㅇ 콜카타 한인회 (정성국 회장)

ㅇ 푸네 한인회 (이익현 회장)

ㅇ 벵갈루루 한인회 (정현경 회장)

ㅇ 하이데라바드 한인회 (구동림 회장)

ㅇ 구자라트 한인회 (고영순 회장)

ㅇ 안드라프라데시 한인회 (정영호 회장)


지기철 회장님의 숭고한 유지를 받들어 한인회를 발전시키고 있는 재인도한인총연합회와 각 지역 한인회장님들,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인도 한인 70년사.jpg 인도 한인 70년사 기념식 장면(25.6.24, 출처 : worldkorea.net)

4. 인도 한글학교 설립: 재외국민 자녀 교육의 요람 (1978년)

한글학교는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들에게 한국어, 한국 역사, 한국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재외 국민 단체가 자체적으로 설립한 비정규 교육기관입니다. 현재 인도에는 6개의 한글학교가 운영되고 있으며, 각 지역에서 재외국민 자녀들의 정체성 확립과 교육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뉴델리 한글학교는 1978년 6월, 당시 주인도 대사였던 이범석 대사의 부인 이정숙 여사가 2개 학년으로 뉴델리 한글학교를 시작했습니다. 2024년 2월 기준으로 총 41회의 졸업식을 통해 39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현재 뉴델리 한글학교는 초등 6년 과정과 중등 1년 과정, 총 7개 학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7년에는 노이다와 구르가온에 분원을 두어 더 많은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첸나이 한글학교는 1997년 3월, 우덕심 교사를 중심으로 개설되었으며, 현재 19회째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콜카타 한글학교는 2004년 한종수 교장과 7명의 교사로 시작하여, 현재 5명의 교사와 3명의 특별수업 교사가 16명의 학생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푸네 한글학교는 2000년 6월, 초대 김병태 교장의 지도 아래 시작되었으며, 현재 5세에서 16세 이하의 한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낯선 타국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문화적 충격을 완화하고, 무리 없이 현지 생활에 적응하도록 돕는 한글학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가 학업을 이어갈 때 어려움이 없도록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타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굳건한 뿌리를 심어주는 것이 한글학교의 가장 큰 임무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헌신하고 계시는 각 한글학교의 교장 선생님들과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분들의 노고 덕분에 인도에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한국인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사관 초청행사.jpg 뉴델리, 구르가온, 노이다 한글학교 대사관 초청행사(24.5.14)

5. 한국 대기업의 인도 진출 역사: 개혁·개방 정책과 함께 성장 (1995년 이후)

1991년 인도의 경제 개혁·개방 정책이 시작되면서, 초기에는 전자 및 방직 회사들이 합작 형태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한국 대기업들이 직접 투자를 통해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 시작하며 진출이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인도를 단순한 소비 시장을 넘어 생산 거점이자 전략적 요충지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삼성전자는 인도 경제 개방 초기인 1995년 인도 시장에 진출하며 인도의 성장 잠재력을 일찌감치 간파했습니다. TV 판매를 시작으로 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삼성전자는 인도인의 문화와 풍습에 맞는 특화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며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노이다에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첸나이에도 생산 공장과 3개의 연구소, 디자인 센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도 시장을 위한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현지에서 직접 진행하며, 'Make in India'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1996년 인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첸나이에 완성차 조립 공장을 세웠습니다. 이후 완성차 공장 외에도 3개의 엔진 공장과 2개의 변속기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며 현대자동차 최초의 해외 종합 제조 거점을 구축했습니다. 인도 생산의 첫 모델인 '싼트로(SANTRO)'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고, 이후 준중형 SUV '크레타(CRETA)'가 큰 성공을 거두며 인도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습니다. 현대자동차는 2021년 인도 내 누적 판매 대수 1천만 대를 돌파했으며, 지금까지 총 8회에 걸쳐 '올해의 차(Indian Car of the Year)'에 선정되는 등 제품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인정받았습니다. 작년 하반기에는 인도 주식시장 상장(IPO)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명실상부한 '인도의 국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올해 푸네에 3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100만 대 생산이 가능한 체제를 갖추어, 인도 최고의 자동차 제조업체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 노이다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면서 인도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으며, 브랜드 구축에 먼저 집중하여 인도인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현재 LG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세탁기(33.5%), 냉장고(28.7%), TV(25.8%) 등 주요 가전 분야에서 20~30%대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강력한 현지 경쟁력을 자랑합니다. LG전자는 현재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Sri City)에 제3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를 통해 현지 생산품의 수출 비중을 확대하여 주변 아시아 및 중동 시장을 겨냥한 제조 거점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외에도 포스코, 롯데제과, 오리온 제과 등 약 750여 개의 한국 기업들이 인도에 진출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인도 사람들에게 좋은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고, 'Make in India' 정책의 선두에서 인도 경제 발전에 기여하며 제품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한국의 명예를 드높이고 계신 모든 기업인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인도기업진출현황.jpg 우리나라 기업의 인도 진출현황(출처 : 물류신문)


6. 한-인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 2010년, 하나의 약속으로 시작된 굳건한 동행

2010년 1월, 이명박 대한민국 대통령이 인도를 국빈 방문했습니다. 당시 인도는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하며 글로벌 경제의 주목을 받고 있었고, 한국은 기술과 산업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였습니다. 양국의 이러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상황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습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두 나라가 단순한 외교 상대가 아니라, 경제, 안보,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진정한 '파트너'가 된다는 의미였습니다. 2010년 1월부터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이행으로 양국의 경제 협력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CEPA는 일반적인 자유무역협정(FTA)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포괄합니다. 단순히 관세를 낮추는 것을 넘어, 투자, 서비스, 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경제적 통합을 심화시켰습니다. 덕분에 한국 기업들은 인도 시장에 더욱 쉽게 진출할 수 있었고, 인도 소비자들 또한 훨씬 더 다양한 한국 제품을 접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양국 관계는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 삼성, LG, 현대차와 같은 한국의 대표 기업들은 인도 전역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설립하며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의 성공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인도는 한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국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으며, 상호 무역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교류를 넘어, 인도 청년들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K-드라마와 K-팝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는 인도 전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양국 국민의 마음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었습니다.


7. 한-인도 수교 50주년: 신뢰와 동행의 다채로운 발자취(2023)


2023년 12월, 인도 뉴델리 안살 플라자에서 한국과 인도는 외교 관계 수립 5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축제를 열었습니다. 힌디어로 '색칠하다'는 의미의 '랑 데 코리아(Rang De Korea)'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문화 축제는 양국이 반세기 동안 쌓아온 깊은 신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서로 다른 두 문화가 다채로운 색으로 서로를 물들이며 교감해 온 50년의 시간을 기리는 자리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1973년 12월 10일 한국과 인도는 공식적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양국은 지리적 거리뿐 아니라 경제적, 문화적으로도 멀게 느껴지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양국은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며 오늘날에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러한 깊어진 교류의 흐름 속에서 개최된 '랑 데 코리아'는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양국 국민이 직접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장을 제공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4,000명 이상의 인도 시민이 참여하여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전통 무용, 태권도 시범, K-POP 공연, 한식 시식, 전통 공예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삼성, LG, 현대차 등 주요 한국 기업들도 협력 파트너로 참여하여, 기업 활동과 문화 교류가 함께 어우러지는 한-인도 관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한국과 인도의 관계는 이제 단순한 우호국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도모하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Special Strategic Partnership)로 자리 잡았습니다. 양국은 앞으로도 디지털 경제, 청정에너지, 반도체, 우주 산업 등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2030년까지 양국 간 교역 500억 달러 달성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이제 인도 한인 역사 70년, 한-인도 수교 51년을 넘어 100년의 미래를 보고 있습니다.


랑데코리아.png 한인도 수교 50주년 랑데코리아 행사 장면(23.12.10, 필자 직접 촬영)

[인도 한인 70년,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70년이라는 긴 역사를 단 몇 가지 사건으로 정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는 수많은 분들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만나게 되었고, 그분들의 고난과 역경의 세월 앞에서 때로는 함께 눈물 흘렸으며, 성공과 성취의 순간에는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 왜 이렇게 감사한 분들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분들의 땀과 헌신 덕분에 저는 지금 이 먼 인도 땅에서 편안히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오늘 누리고 있는 이 터전도 결국, 앞서 오신 분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우리 차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세대가 이곳 인도에서 더 나은 환경 속에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도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인도 한인 100주년의 날, 이 자리를 함께 지키며 다 같이 축하하고 싶은 바람이 간절합니다. ‘역사란 무엇인가? 그것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에드워드 카(E. H. Carr)의 이 유명한 문장처럼, 우리가 마주한 70년의 발자취는 단순히 지나간 시간이 아닙니다. 선배들의 땀과 노력이 담긴 과거는 현재의 우리를 일깨우고, 다가올 100년을 향한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인도 한인 70년사를 정성껏 집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가올 100주년이 더 크고 풍성한 이야기들로 채워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25년 6월 인도에서 소전(素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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