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움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by 최윤형

내게 인간다움은 인정받는 것.


사람이 가장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순간은 결국 ‘존재’에 대한 인정에서 비롯된다고 나는 믿는다.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저마다의 기준이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삶의 본질은 ‘존재함’에 있다. 그리고 그 존재함은 혼자만의 시선이나 생각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내 안에서의 확신만으로는 부족했다. 그것은 늘 타인의 시선과 인정, 누군가가 나를 바라봐주는 눈빛, 나의 존재를 받아들여주는 말 한마디에 기대어 있어야만 충만해졌다. 인정욕구. 말로는 가볍게 들릴지 몰라도, 살아가는 내내 가슴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울리는 무언의 외침이었다.


누군가에게 있어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무탈한 하루를 보내는 일일지도 모른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밥을 먹고, 일터에 나가 제 역할을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하루의 루틴 속에서 소소한 만족을 느낄 수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타인과의 깊은 교감, 대화를 나누며 생기는 공감과 이해의 순간에서 삶의 본질을 찾기도 한다. 모두 제각기 다르다. 그렇기에 우리는 함부로 타인의 삶을, 타인의 사람다움을 평가할 수 없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적어도 ‘인간답게 살아간다’는 말은 모든 이들에게 같은 무게로 다가오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대한민국이라는 땅에서 인간다운 삶의 최소 기준은 어쩌면 의식주가 해결되고, 어느 정도의 안전과 자유가 보장되는 상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 또 다른 조건에서 살아가는 누군가에게는 그 기준이 아예 다른 층위에서 설정되어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삶의 기준은 환경과 시선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그 모든 것의 바탕에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욕구는 때로 나를 무너뜨리기도 하고, 때로는 기대 이상의 방향으로 이끌어주기도 한다.


물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일은 때로 나를 위축시킨다. 진짜 내 모습을 감추게 만들고, 가면을 쓰게 한다. 나도 그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다. 나 역시 여러 번 그런 한계를 느꼈고, 그 앞에서 작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선과 인정의 욕구를 안고 살아가다 보면, 그로 인해 내 삶이 조금씩 다듬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누군가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신경 쓴 말투, 지나치게 의식한 행동, 불필요할지도 모를 말 한마디에 대한 고민이, 결국엔 나를 조금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준 적도 있었다.


물론 피곤했다. 매 순간 행동 하나하나를 의식하며 살아간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런 피로의 끝에 도달한 나의 행동들이 결국은 큰 실수나 후회를 남기지 않고 지나간다는 사실은, 나름의 안도감을 주기도 했다. 조심스럽게 살아간다는 것. 그건 결코 부정적인 일만은 아니었다.


물론, 나만의 가치관과 기준,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나만의 세계는 눈에 띄는 변화를 불러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틀 속에서 살아가는 삶이 나쁘지는 않았다. 어쩌면 우리는 극적인 변화나 커다란 성취보다, 그렇게 무탈하게 이어지는 하루하루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내 세계가 조용히 단단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그런 날들. 그래서 계속 살아가는 것 같다. 어제보다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보겠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의 욕구는 어디서 비롯되는가. 당신은 어느 지점에서 만족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가. 만약 지금 당신이 걷고 있는 길이 잘못된 길은 아닐까, 스스로 의심하고 있다면 잠시 멈춰 바라보자. 지금껏 해온 행동들, 그 결정들이 당신에게 끼친 영향은 어떤가. 긍정과 부정의 양 끝단에서 당신은 무엇을 더 오래 기억하고, 무엇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가. 결국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의미를 만들어간다. 중요한 건 그 선택의 방향보다도, 그 선택 안에 얼마나 진심을 담고 살아가느냐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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