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자아

by 최윤형

너도 나였어


사람들은 흔히 자아가 하나로 완벽하게 정리될 때 비로소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연인 사이의 사랑처럼 자아도 하나로 모여서 완전해져야 한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꼭 그렇게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아가 완벽하게 하나로 모여야 성숙한 것이 아니라, 자아 속의 다양한 부분이 따로 자리를 잡고 존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사람은 원래 하나의 모습만 갖고 있지 않다. 상황마다 다른 생각과 감정이 나타나고, 때로는 서로 모순되는 성격이 함께 존재하기도 한다. 이런 것이 꼭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다른 부분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아 속의 다른 부분들이 서로 무너지거나 침해되지 않고, 따로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치킨을 시킬 때 양념과 후라이드가 서로 맛이 섞이지 않도록 종이로 된 틀이 있는 것처럼, 자아 속에도 다른 부분들이 제 자리를 갖도록 틀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 자아 속의 다른 부분들이 무너지지 않고 함께 존재할 수 있다. 자아를 하나로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애쓸 필요도 없고, ‘나는 원래 이렇게 다른 부분이 많구나’ 하며 그대로 두면 안 된다는 강박도 가질 필요가 없다.


물론 자아를 찾는 과정은 중요하다. 자신이 누구인지, 내 안에 어떤 모습들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자아를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 강제로 새로운 통일과 통제가 필요하다고 믿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내 안의 다양한 부분들이 모두 존중받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자아를 대하는 더 건강하고 실용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야 내면 속에서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고, 결국 그것이 자아를 더욱 풍요롭고 성숙하게 만든다고 본다.

이전 22화나만의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