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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운보리차 Aug 20. 2018

홍콩에서 맞은 아침

여행 이틀차, 익숙하거나 낯설거나

늦잠을 잘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개운한 느낌도 없지만 그렇다고 피곤하지도 않은 그런 아침을 맞았다.

맞춰놓은 알람보다 한시간 먼저 눈이 떠지는 건 나의 성격탓일까? 아니면 나이탓일까?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 일정을 점검하고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준비를 했다.

 

홍콩은 섬


커텐을 걷고나니 어제 감상하지 못했던 경치가 이제서야 눈에 들어온다.

사람의 시야는 여유가 있을 때 한층 넓어진다는 사실을 실감하면서...

24층 꼭대기층에서의 뷰는 생각보다 괜찮구나.

호텔 예약을 하면서 일찌감치 뷰에 대한 기대는 버렸었는데

생각보다 꽤나 괜찮은 경치에 기분이 좋아졌다.

살짝 오른쪽으로 틀었더니 바닷가도 볼 수 있는 생각보다 괜찮은 경치.

아쉽게도 야경은 유리에 내가 다 비쳐서 찍지 못했지만 잠들기전 바라보기에 딱 좋았었다.


아침식사는 라푸께이 누들숍

아침으로는 완탕면이냐, 아니면 홍콩사람들이 아침으로 즐겨먹는다는 콘지냐 고민을 했다.

아무래도 저녁에 완탕면을 먹을것이기도 했고

아침을 먹고나면 본격적으로 식도락이 시작될 것이기에

우리나라의 죽이라고 할 수 있는 콘지로 결정!

이것을 먹기 위해서 #라푸께이누들숍 으로 향했다.

홍콩섬에서만 운행한다는 트램을 타고 숙소에서 5정거장을 지나니 도착이다.

 


단순하고 간단한 주문서.

주문을 하면 메뉴와 가격을 이렇게 휘리릭 써서 주신다.


생각했던 것 보다 식당이 넓은편은 아니었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라 손님인 나뿐.

사실 8시부터 움직이려 했었지만 출근하는 사람들로 대중교통이나 식당이 붐비지 않을까 해서 한시간 미뤘던거였는데 이게 잘된 선택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붐비지 않았으니 잘 된 선택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식당 구석에서는 아저씨께서 열심히 딤섬을 빚고 계셨다


드디어 나의 메뉴인 Congee with Lean Meat & Century Egg가 나왔다.

하얀 죽? 미음? 같아서 '잘못시킨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콘지와의 첫만남.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주니 건더기들이 올라온다.

보기와는 다르게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서 맛이 있었다, 맛이 있었는데... 

먹다보니 점점 짠맛이 강해지는 콘지..

결국 나는 1/3정도 먹은 후에 가게를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틀째에 접어든 이날, 어제의 짧은 관광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생각보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나 역시 짧은 영어라 힘듦...)

또, 홍콩말도 모르는 관계로 뭘 어찌 할 수가 없었기에 어느정도 허기만 채우고 식당을 나섰다.

식당을 나선 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로 향하며 가장 먼저 한 일은 물을 한병 사는 것이었다.


중경삼림의 그곳,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

..

영화 중경삼림에도 나왔던 그 유명한 장소,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로 기네스에도 올라있다고 하는 그곳.

사실 특별할 건 없었지만 그래도 궁금하니까, 한번쯤 가 보는 것도 좋으니까, 그리고 도심을 여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이니까.

출근시간인 오전 10시까지는 하행으로 움직이고 10시이후부터는 상행으로 움직인다고 하는데

10시가 넘어도 상행으로 방향전환 할 생각이 없어보인다.

기다리다보니 세차게 내리는 소나기.



비까지 내려주니 나가기도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멍하니 비를 구경하며 방향이 전환되기를 기다리다 일단 계단으로 오르기로 했다.

짧은 일정에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건, 사치중의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름한 듯한 건물들이 묘하게 이국적이다.

이런게 빈티지?

홍콩스러움?



여행 책에서, 여행 블로그에서, 그리고

우리나라 여행프로그램에도 빠지지 않고 소개되었던 그곳, #란퐁유엔

주윤발 등 배우들의 단골집이라고도 하는 이곳에서 가장 궁금했던것은 역시나 #밀크티 다.



#버터토스트 와 실크스타킹에 걸러 만든다고 알려진 밀크티.

싱가포르에서 온 아가씨와 합석을 하게되어서 짧은 영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도 나누어 먹게 되었다.

나는 버터토스트, 그녀는 햄버거를 주문하였는데

햄버거는 정말 아니다.

햄버거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의 비쥬얼과 퀄리티였다.

버터토스트는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었고 밀크티는 마음에 쏙 들었다.

전혀 달지 않았던 밀크티는 진하면서 쌉쌀한 맛을 내어서 싱가포르의 그녀는-30분 정도 함께 식사를 했는데 나의 영어울렁증으로 인하여.. 이름을 물어보는 것도 잊어버렸다....ㅠㅠ-설탕을 타 마셨고 나는 완전 드링킹 ㅋㅋ

달달한 버터토스트와 쌉쌀한 밀크티는 잘 어울렸다.

생각보다 짠 콘지덕에 의도치않게 부실한 아침식사를 한 나는 기름지게 느끼하게 에너지보충을 한 셈.



센트럴에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란퐁유엔 까지 갔다면 다음은 #타이청베이커리 이다.

홍콩이 영국 식민시절 마지막 영국 총리인 홍콩 크리스 패튼이 '세계 최고의 에그타르트'라고 했다던 그곳.

에그타르트를 좋아하는 내가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1개 9홍콩달러라는 저렴해보이지만 사실 그렇게 저렴하지도 않은 가격이지만

노랗고 따끈한 #에그타르트 는 정말이지... 배가 부른 내게 큰 실수를 하게 만들었다.

전혀 먹고싶지 않았는데 포장된 에그타르트를 받고나니 따뜻할 때 먹고싶었다..

몇번 베어 물곤 다시 포장해서 가방으로... 그 이후 에그타르트는 포장에서 영원히 나올 수 없었....ㅠㅠ

그냥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먹었어야 했는데 정말.. 지금에 와서 후회막심이다 ㅠㅠ

간식타임때 먹었다면 한개 더 사먹었을 맛이었는데...

하루종일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다시 먹으려고 했지만 더운 날씨에 상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결국 먹지 못했다. 속상했다.

 



그렇게 타이청베이커리를 지나 유명한 벽화도 구경하고

골목골목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정말 원없이 걸어다녔던 홍콩여행.

도심을 여행하는 것, 비슷비슷해 보이는 풍경들 속에서 이국적임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어서 좋아한다.



독특한 컨셉으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던.. 홍콩의 연예인인가?

사진 중앙의 여성분은 아마도 스텝인 것 같고

휘황찬란한 핑크컨셉의 남자분과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남자분 뒤에도 같은 컨셉의 여자분이 앉아있다.

난해한 컨셉이다.



정신없이, 생각없이, 길따라 걸어다녔지만 신기하게도 내가 가려던 코스들을 다 돌고 있었다

아마도 일정을 짜면서 미리 예습을 한 탓이겠지.

근데 예습을 너무 심하게 한 탓이지 싶다.

전혀 새롭지 않아. 정줄놓고 가도 가려던 곳이 나와. 

이게 좋은건지 안좋은건지도 모르겠던 이튿날 ㅋㅋㅋ

#PMQ 에서 만난 서울지도.

각종 창작 스튜디오와 화랑, 디자인 샵 등이 들어서 있는 피엠큐를 살짝 둘러보았다.



홍콩 여행을 하면서 감탄하고 또 감탄했던것이 바로 날씨인데

많지 않은 해외여행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운이 따라주고 있는 것 같다.

홍콩 역시 좋은 기억이 더 많이 남았다.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느낌의 빌딩들.



시장은 왠지 모르게 따뜻함이 느껴져서 좋다.

홍콩의 시장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


만모사원으로 가던 중 만난 나무.

친구는 홍콩할매귀신이 생각난다고 했지만

난 그저 신기할 뿐 이었다.



만모사원 도착.

생전 장국영이 자주 찾았다던 절.

도심속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절.

서양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들어갔다가 향 냄새에 더운 공기에 얼른 나올 수 밖에 없었지만

선선할 때 가면 좀더 머무를 수 있을 것도 같다.

허나.. 정말 향 냄새에 질식할뻔...ㅋㅋ


만모사원을 나와서 앞에 보이는 계단으로 내려가면 #캣스트리트벼룩시장 이 나온다.

큰 시장은 아니지만 소소한 볼거리가 있는 곳.



좋아하는 사람은 또 되게 좋아할 것 같은 물건들.



핑크핑크한 아파트와 다채로운 색깔의 건물들이 시선강탈!!

참 독특하다 싶다.


신호를 기다리다 너무 뜨거워서 보지도 않고 찍은 사진이

참 잘 나왔다 싶을때는 뿌듯하기까지 하다.


정말 실망했던 웨스턴마켓 ㅋㅋㅋㅋㅋ

볼거라곤 외관뿐.

안에 들어가면 1층엔 허니문디저트를 비롯하여 보석을 파는 가게 등이 있고

2층은 천을 떼어 파는 가게들이 모여있고

3층인가 4층은 레스토랑.

사실 허니문디저트에서 망고팬케이크를 먹을 예정이었으나 란퐁유엔의 토스트와 타이청베이커리의 에그타르트가 소화가 덜 된 것 같기도 했고 12시 오픈이라 포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못먹은게 많아서 너무 아쉬운데, 저 당시에는.. 먹는게 싫을 정도였다. 왜지?

식도락여행이 늘 컨셉이었는데.. 이것도 이제 힘든건가?




독특한 #웨스턴마켓 의 외관과 2층버스? 트램? 2층버스 같다.

기대를 갖고 갔던 곳이 실망스러울 땐, 사진이라도 멋지게 남기면 된다는 교훈을 얻어

IFC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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