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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맘화야 Aug 06. 2018

드디어 홍콩으로 떠나다

2박3일간의 짧은 여행 그 첫날


올해는 꼭 어디든 여행을 가보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이래저래 엄두가 나지 않아 망설이고만 있었다.

망설이며 생각만 하고 있던 지난 3월, 지인분의 장례식에 갔다오고서는 더이상 망설이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 그날 밤 바로 비행기표와 호텔 예약을 해버렸다.

인생이란 것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지만 사람마다 다 다른것이고

이것땜에 망설이고 저것땜에 망설이다보면 아무것도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렇게 나의 여행은 시작되었고, 4월부터 7월 31일까지 기나긴 기다림도 함께 시작되었다.


해외여행 경험이 많지 않은데 이번에 혼자 홍콩을 가려니 긴장과 설레임이 두배는 더했다.

'홍콩' 생각만 해도 가슴이 콩닥거렸던 지난 몇달간.. 구글맵이며 블로그며, 할 수 있는대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고 이미 홍콩에 갔다온 것 같은 느낌에 정보모으기를 중단하기도 했다.

-사실 그래서 이번 여행이 조금 김이 빠지기도 했던 것 같다. 너무 익숙했던 홍콩 거리들...하핫-


시간은 차곡차곡 흐르고 흘러, 올것 같지 않았던 7월 31일이 드디어 밝았다.

오전 비행기 이기에 새벽부터 일찍 준비를 마치고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로 향했다.

미리 알아둔대로 직행열차 표를 끊어 체크인을 마치고 짐을 보내고, 비록 7시부터 시작인 출국심사는 받지 못했지만 인천공항으로 출발하였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나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은 출국 2시간 30분 전.

넉넉한 시간 덕에 공항을 구경할, 분위기를 느껴볼 시간 역시 충분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지도 못한 것 같다. 왜지? 왜 혼자 여유가 없었을까?

미리 주문해 놓은 유심카드를 찾고, 배가 고프니 식사를 하고, 면세점은 관심이 없어서 둘러볼 생각도 하지 않고

나는 할일을 다 마치고는 서둘러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아무래도 긴장을 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얼마만에 하늘 위를 날아보는 거지?

비행기가 이륙하자 왠지 모르게 울컥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혼자서 하는 여행에 대한 감격?

오랜만에 하늘 위를 날아보는 것에 대한 감격?

그냥 휴가가 시작된게 좋아서?

이유는 많았겠지만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단순히 좋아서 였던 것 같기도 하다.

하늘을 나는 기분. 나에겐 '울컥' 이라는 두 글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창을 통해 내려다 본 아래는 너무나도 작아서 산, 바다, 땅, 말고는 표현이 되지 않았다.

사람이라고는 알아볼 수도 없을 정도의 높이.

콩보다도 작아서 보이지 않았던 인간이라는 존재.


Sai Ying Pun 역에 위치한 숙소 ECOTREE HOTEL 근처풍경

비행기는 연착없이 출발과 도착을 했고 무사히 홍콩에 도착했다.

짜왔던 일정대로 착착 움직였던 나의 여행.

비록 짐이 연착되어 조금 기다리긴 했지만 날씨부터 끝내줬던 나의 여행은 마지막날까지 나쁜것보다 좋은것이 많았다.

기막혔던 타이밍까지.

모든것이 다 맞을 순 없지만 꽤나 만족스러웠던 여행.

숙소근처에 도착하고나니 조금씩 눈에 들어오던 홍콩의 풍경들.

짧디 짧은 영어로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 들어가 짐을 대충 푼 후에 늦은 점심식사를 위하여 미리 알아봐뒀던 숙소근처 "뉴힝팻딤섬 New hing fat dimsum"으로 향했다.



홍콩은 역시 딤섬!

컵과 접시가 담긴 그릇엔 물이, 따뜻한 물이 들어있는데 이것은 식기를 헹구라고 주는 것이다.

그대로 하나씩 헹구면 끝.

옆의 차는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5홍콩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익숙하게 쓱싹쓱싹 훗훗.

아까도 말했지만.. 사전조사를 너무 철저히 해 가는 바람에 나는 홍콩이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익숙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이것이 좋다면 좋은것이고 단점이라면 또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혼자 여행을 하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길게 여유를 가지고 하는 여행이라면 무계획으로 다녀볼법도 하지만, 2박3일이라는 짧은 일정이기에

조금 덜 헤매야 했다. 

홍콩 하면 역시 딤섬이 아닐까 싶은데

이것이 바로 하가우 이다.

쫄깃한 피 안에 통통한 새우가 들어있는데 별미 중의 별미라고 생각한다.

오후 3시를 향하는 시간이었기에 뜨거움에도 불구하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이것은 샤오마이.

돼지고기와 새우가 들어가 있는 딤섬이다.

솔직히 처음에 양이 너무 적은게 아닐까 했었다. 내 위를 너무 과대평가한거지 ㅋㅋㅋ

하가우를 다 먹고나자 나온 샤오마이.

결국 샤오마이 하나를 남기고 왔다.

맛있긴 맛있는데 먹다보니 좀 물리네... 내 위가 작은걸수도 있고..

하지만 맛은 정말 최고였다.

성공적인 홍콩에서의 첫 식사!


반갑습니다!

첫날 나의 일정은 쇼핑을 하고, 저녁에 빅토리아 피크에 가는 것이었다.

바쁜일정은 아니었지만 피크트램을 미리 예약을 하고 간 거여서 시간이 정해져있어서 빠르게 움직여야 했는데

그래서 첫날은 트램이나 버스 욕심은 내지 못하고 무조건 지하철!

사이잉푼 역에 들어가 만난 신과함께2 포스터!

홍콩온지 얼마나 됐다고 반가운거냐...ㅋㅋ 


빅토리아 피크로 올라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건 바로 이 "피크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그 시간동안 무사고 운행을 했다고 하는 이 피크트램은 8분 정도의 시간으로 빅토리아 피크에 오른다. 버스나 택시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트램만의 분위기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피크트램을 이용하는 듯 하다.

나 역시 피크트램을 이용했는데, 미리 클룩에서 스카이테라스 428과 패키지로 패스트트랙을 예매해서 갔다.


그야말로 내 돈 내고 개고생 ㅋㅋ

더위도 그럭저럭 참을만했고-서울보다 훨씬 시원했다.. 가기전엔 홍콩이 덥다고 걱정을 했지만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니 비정상적으로 올라간 서울의 기온덕에 홍콩이 시원하게 느껴졌고, 게다가 밤바람은 선선하기까지 했다.-사람 많은 것도 예상했기에 참을 수 있었는데.. 허리가 너무 아파오는거다.. 이것이 가장 힘들었다.-

패스트트랙을 끊은 덕분에 그나마 빨리 입장할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시간 정도 대기를 한 것 같다.


참고로 피크트램은 올라가는 방향으로 오른쪽이 뷰가 좋아서 사람들은 오른쪽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그야말로 전쟁을 시작한다.

먼저 타기위해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는데, 어차피 올라가면 볼 뷰고, 야경이니 아픈 허리를 위해 잠시나마 앉을 수 있길 바랬을 뿐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다.

덕분에 나는 경쟁률이 낮은 왼쪽자리에 무사히 안착. 

두어가지 기분이 좀 상하는 일이 있긴 했지만 크게 신경쓸 일은 아니었기에 앉은것 만으로도 감사했다.


스카이테라스428

올라오느라 고생은 좀 했지만, 그것을 보상해 주는 것은 멋들어진 야경이었다.

홍콩 제1 관광은 야경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멋진 야경.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서 찍는 야경이 왼쪽이고 상대적으로 사람들 관심이 없을 수 밖에 없는 반대편 야경이 오른쪽이다.

바람은 선선하게 불어오고, 날씨는 좋고, 비록 사람은 미어터졌지만 멋진 야경을 보고 있으니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나만 혼자같다는 생각이 들어 엄마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멋진 야경을 잠시나마 함께 감상해 본다.

홍콩으로 출발하기 전 가장 많이 생각했던게 날씨였다.

여름이기도 하고, 소나기가 잦은 나라이기도 하고, 그래서 출발 3주전부터는 거의 매일 날씨체크를 하곤 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좋은 날씨가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이어졌다.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날씨가 좋았던 것도, 타이밍도 좋았던 것도, 아무런 사고 없이 혼자 여행을 마친것도 모두 다.

멋진 야경임에는 틀림없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거 볼려고 이렇게 고생했나 싶기도 했던...훗훗

갑자기 팔각정에서 봤던 야경이 생각나는 이유는 모다? ㅋㅋ 우리나라 야경도 어마어마한데 말이지 ㅋ


저녁은 부바검프! 포레스트 검프를 생각하며

부바검프 역시 서울에서 미리 바우처를 구입하여서 방문했다.

레스토랑 예약은 부바검프 홈페이지에서 직접 해야 해서 블로그들을 찾아 참고하며 넉넉잡아 저녁 8시로 예약을 했다. 생각해볼수록 참 좋은 세상이다 싶다. 

토마토 야채수프와 마마스 갈릭 브레드.

김치찌개 맛이 났던 토마토 야채수프는 느끼한 나의 위를 잘 달래 주었다.

따뜻하고 약간 시었던 수프는 입맛을 돋워주고 뱃속을 따뜻하게 해 주어서 좋았다.

나의 욕심이 부른 참사 라고나 할까...

혼자서 이걸 다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니 ㅠㅠ

인기메뉴라고 해서 포레스트 씨푸드 피스트를 주문한건데 생각해보니 나는 입도 짧고 위도 작은편.

게다가 튀김류는..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는 법.

의욕과다로 주문한 메뉴는 결국 몇개 먹어보지도 못하고 포크를 놓게 했다.

하지만 맛 하나만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맛있어 ㅠㅠ 가서 다시 먹고 싶어 ㅠㅠ

마지막으로 마마스 홈메이드 케이크를 디저트로 먹고 첫날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내려가는 길은 피크트램이 아닌 버스를 이용하기로 결정!

1번 미니버스와 15번 2층 버스 중 어떤것을 이용할까 고민하다가

배차시간도 짧고 금방 내려간다는 1번 미니버스로 결정하였다.

이번 여행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꼭 한두가지씩 에러가 생겼는데

이날은 바로 이 1번 미니버스였다.

배차시간이 짧다던 1번 미니버스는.. 15번 버스가 3대 올 동안 한대가 올까 말까였고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장장 30분정도를 기다렸던 것 같다.

허리는 아파오고 날은 덥고 입에선 욕이 튀어 나오기 일보직전이고...

15번을 탈까 생각하다가도 거기나 여기나 줄서있는 사람들을 보며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택시?

일행이 있다면 탔겠지만 밤에 혼자서 택시는 겁이 나서 탈 수 없었다.

다행히 1번 미니버스가 20분 정도 걸려 센트럴역에 도착했기에 나는 10시쯤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혼자지만 2인실.

예약을 할 때 이미 2인실로 예약을 했기에 넓게 혼자 잘 썼던 에코트리호텔.

나름 뷰도 괜찮았고, 혼자쓰기에 방도 넓었고, 아무런 불만 없이 잘 지내다 와서 다음에 홍콩에 간다면 또 이용할 생각이다.

긴장과 설레임이 가득했던 나의 홍콩여행 첫날.

별일 없이 7월의 마지막 밤이, 홍콩여행 첫날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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