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윤맘화야 Oct 31. 2021

통잠의 기적?!

지윤이 54일째

지윤이의 수면 패턴은 하루이틀 잘 자면 또 하루이틀은 잘 안잔다는 것이었다. 잘 자주는 날은 그야말로 휴식같은 날이지만 그 반대는 하루종일 놀아주어야하고 젖을 물려야하는, 나에게 휴식은 허락되지 않는 그런 날이라고 할수 있다.


당연한 것이고 아기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다들 그렇겠지만 수면부족에 시달린다. 나 역시 지윤이를 낳고 3시간 이상을 쭉 자 본적이 없고 어떤날은 거의 밤을 새운적도 있다. 통잠이라는 것은 나에게 언제 허락이 될까, 100일은 되어야 한다던데 그마저도 늦어질 수도 있다고 해서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냥 포기. ㅋㅋ

53일째도 지윤이는 하루종일 거의 자지 않았다.  젖을 먹을때나 트림을 할 때 조금조금 자긴 했어도 대부분 깨어 있었는데 좀 자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목욕을 시키고 나서도 지윤이는 자지 않았다.

저녁에 아빠가 퇴근해서 좀 놀아주고나니 그렇게도 안자고 버티던 지윤이가 10시 반쯤 잠에 들었다.


지윤이가 잠들면 나도 얼른 잠들어야 하기에 바로 누웠다. 역시나 순식간에 잠에 빠졌고 새벽에 지윤이가 낑낑대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기저귀부터 갈았다. 2시쯤 되었나 싶어 본 시계는 3시를 지나 4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정말 감격의 눈물을 흘릴뻔했다. 얼마만에 다섯시간 가까이 자보는건지.. 그야말로 꿀잠을 잤다.

정말 오랜만에 새벽수유임에도 맑은 정신으로 피곤한 줄 모르고 시간을 보냈다. 아이를 재우고도 한참동안 잠이 오지 않아 누워서 휴대전화를 보다 잠이들었다. 


통잠의 기적이 온것일까?

최소 100일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일찍 온것일까?

역시 우리딸은 효녀인가? ㅋㅋ

뭐 이런저런 생각을 했지만 다음날 바로 본인의 텀을 찾아 3시간을 자주었다 ㅋㅋㅋ

아직 통잠의 시기는 오지 않은 걸로.

그래도 덕분에 오랜만에 푹 잤다.

종종 부탁해 지윤아. 


 


50일 촬영이 있었다.

본가에 들렀다 스튜디오로 바로 가는 일정이라 좀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다. 

어제 못 잔 잠까지 자는지 3시간을 넘게 자는 지윤이.

오늘따라 하루종일 자는 지윤이가 촬영을 잘 할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아무래도 우리딸 모델 시켜야 될까봐? ㅋㅋㅋ


도착해서 자는 지윤이를 깨워 촬영을 시작했다. 다소 어려웠던 엎드려 턱을 괸 포즈에서도 터미타임 한번 가져보지 않은 우리 지윤이는 잘 해 주었다. 아빠를 닮았는지 힘이 넘치는 우리 딸. 신생아 시기부터 트림할 때 목을 꼿꼿하게 세우던 짬바(?!)가 사진찍을때 발휘가 되네.


나머지 누워서 하는 촬영과 엄마아빠와 하는 촬영은 수월하게 금방 완료.

배가 고픈 와중에도 촬영을 잘 마치고 손가락을 빨면서 집으로 출발.

본가에 들러 낮에 못뵌 할아버지와 고모들을 만나고 조금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이 지윤이가 가장 오래 외출해본 날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온 시간이 너무 늦어 목욕은 못하고 얼굴과 손을 닦아주고, 맘마를 먹고, 이제 재우면 되겠다 했는데 왠걸? 많이 힘들었던지 잠투정을 어마어마하게 한다. 결국 외할머니 품에 안겨 꿈나라로.


잠투정을 하는 지윤이를 보며 사진을 찍으면서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겠구나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금방 크는 아가들의 예쁜 모습을 남기는 건 좋지만 그것도 엄마아빠의 욕심일 수 있으니까.

근데 또 결과물은 정말이지 예뻐서 포기는 안될 것 같다. 미안해 지윤아 100일도 잘 찍어보자.


누워서는 잘 못자던 지윤이는 50일이 지나자 누워서 자는 시간이 길어졌다. 

엄청나게 안아주시는 외할머니의 폭풍사랑에 손탈까 걱정을 했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던 것 같다.

그냥 앞으로도 많이 안아주고 또 안아줘야지.


지윤아 내일도 잘 부탁해. 행복한 꿈 꾸길!

사랑해 우리딸♥


작가의 이전글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