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성장시킨 건 정말 그 사람이었을까
한때는 그 사람을
악연이라 불렀다.
그렇게 정리해야
마음이 조금은 편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조금 헷갈린다.
그 일을 통해
나는 경계를 배웠고
내 감정을 알게 되었고
결국은 조금 단단해졌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악연이 아니었던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성장은 그 사람이 시킨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한 반응이었다.
같은 일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무너지고
어떤 사람은 버틴다.
나는 버티는 쪽을 택했을 뿐이다.
그래서 요즘은
굳이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인연도 악연도 아닌,
그저 지나간 한 시절.
중요한 건
그 시간을 통과한
지금의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