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로 산다는 건

버티며 방향을 가늠하는 일

by 유리담

나는 선택해서
이곳에 온 사람이 아니다.


그저 어느 순간
여기에 놓여 있었다.


그 이후로는
계속 살아내는 일이다.


가만히 있어도 유지되지 않고
조금만 놓치면 흐트러질 것 같은 상태.


살아간다기보다
버티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가까운 날도 있다.


누구도
아래로 밀려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지 않기 위해
나름의 방식으로 버텨왔다.


그래서 가끔 생각한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여전히 잘 모르겠다.


다만
무너지지 않는 쪽으로,
나를 잃지 않는 방향으로
조금씩 가늠해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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