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와 충전의 자리에서
자연 속에서 나는 정화되고 충전된다.
등산, 캠핑, 그리고 산자락에 자리한 동물원.
내가 좋아하는 이 세 곳은 모두 자연과 연결된다.
그 안에 있을 때면 모든 감각이 깨어나며 살아 있다는 느낌이 선명해진다.
바람의 결, 풀 냄새, 초록빛과 하늘의 대비,
새소리와 물소리, 그리고 동물들의 존재감까지 —
그 모든 것이 나를 새롭게 만든다.
때로는 눈물이 흐르고,
때로는 미친 듯 웃음이 나고,
때로는 인간 세상의 인위성과 욕망이 씁쓸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자연을 망가뜨린 건 인간이지만
그 앞에서 나는 “어쩔 수 없지”라며 합리화하는 나를 본다.
그러면서 또 하루를 산다.
그래서 자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우리는 어디까지 파괴해야 멈출까.
이것도 하나의 섭리일까,
지구 멸망의 한 축일까,
이미 예정된 흐름일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아무도 허락받지 않았는데,
자연은 오늘도 조용히 모든 걸 내어준다.
그 안에서 나는 다시 숨을 쉬고 살아간다.
고맙다, 미안하다.
이제는 그 말조차 쉽게 못 하겠다.
너무 늦은 것 같아서.
내가 너에게 돌아가는 날,
생의 마지막 한 줌으로 남게 되는 순간,
나를 받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