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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비행기 Oct 12. 2020

제주와 감귤

흑백의 제주, 서른다섯


제주는 서서히 귤빛으로 물드는 계절이 다가왔다.

농가에서는 서서히 출하 준비를 하고,

제주 전체가 새콤한 향으로 뒤덮여나갈 것이다.


한때는 대학나무라 하여, 자식들 대학까지는 책임졌던 감귤.

이제는 붙들수록 돈만 더 나가고, 버리자니 함께한 세월이 너무 오래라 그럴 수도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젠 제주도뿐만 아니라 한반도 남부지역에서도 감귤과 한라봉을 재배할 수 있게 되었으니.

거기다 수입산 오렌지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기만 한다.


그럼에도 감귤은 올해도 그 모습 그대로 노오랗게 물들어간다.


오렌지,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온갖 새로운 것들이 자리를 탐내지만

귤 그 자체를 대체할 수 없음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그럼에도 귤은 매년 제주에서 사라지고 있다.


어쩌면 그리 머잖은 미래에 귤의 계절은 추억 속 하나로 남아있을지도.


추억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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