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페이지 소설로 만나는 제주의 감성들
이번에도 안 된다면 삼수를 넘어 사수째다.
어릴 때부터 난 미술 감각을 인정받아왔던 터.
하지만 이상하게 실기 시험 때 무너지기 마련이다.
기술은 충분하지만 마음이 부족하다는 평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친구 녀석, 입대 전 마지막 여행을 핑계 삼아
제주에 내려왔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난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건너편에 나와 똑같이 생긴 석상이 세워진 게 아닌가!
특히 뭉뚝한 코는 거의 완벽에 가까워졌다.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붓을 꺼내들었다.
손때 가득한 스케치북을 조금씩 채워나갔다.
건너편에 진짜 내 얼굴을 보면서, 자화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