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페이지_여덟_돌하르방

한 페이지 소설로 만나는 제주의 감성들

by 종이비행기
이번에도 안 된다면 삼수를 넘어 사수째다.

어릴 때부터 난 미술 감각을 인정받아왔던 터.

하지만 이상하게 실기 시험 때 무너지기 마련이다.


기술은 충분하지만 마음이 부족하다는 평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친구 녀석, 입대 전 마지막 여행을 핑계 삼아

제주에 내려왔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난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건너편에 나와 똑같이 생긴 석상이 세워진 게 아닌가!

특히 뭉뚝한 코는 거의 완벽에 가까워졌다.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붓을 꺼내들었다.

손때 가득한 스케치북을 조금씩 채워나갔다.

건너편에 진짜 내 얼굴을 보면서, 자화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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