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작가 계약 종료 통지
나는 올해로 8년차 지역방송 라디오 작가이다.
얼마 전, 계약종료 통지서를 받았다.
담당 피디와 국장은 형식적인 것이라고 했지만, 그동안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서류였다.
개편 때마다 계약서를 새로 쓰고, 하루 종일 원고 고민하고 원고 쓰고 했던 순간들이
저 서류 하나에 커다란 금이 생긴 것만 같았다.
처음 들어올 땐 6개월만 버텨도 선방이라 여겼건만, 국방부의 시계와 전혀 다른 속도로 돌아가는 방송국의 시계는 금세 지금에 이르게 만들었다. 나이는 한 살 한 살 먹어가고, 원고료는 거의 고정이고,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를 불안정 속에서 그동안의 시간들이 추억이란 이름으로 묻어두기에 너무나도 아쉬웠다.
보이지 않는 주파수를 넘나들었던 그 하루하루의 일상들을 하나씩 풀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