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에 대처하는 어느 라디오 작가의 몸부림
라디오 원고에서 그날의 날씨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오프닝부터 뉴스, 브릿지, 코너, 콩트 등 활자화된 내용에서 날씨를 무시하면
비 날씨에 일사병을 조심하라는 식(극단적 예시)의 내용이 나올 수도 있다.
특히 비, 눈, 태풍 등 특정한 날씨가 예보되면 특히나 더 원고에 반영해야만 한다.
아주 가끔은 미리 쓸 수 있는 원고 (오프닝 제외)는 날씨에 맞춰서 써두기도 하는데.
오늘이 딱 그날이다.
뉴스에서도 기상청에서도 어젯밤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고 했지만.
아침부터 제주의 하늘은 흐림 그 자체였다.
혹시나 몰라서 한 시간 단위로 기상청 날씨누리를 확인했지만,
한 시간 단위로 비 날씨가 밀리기 시작했다.
분명 오후부터 내린다는 비는 저녁이 되고,
밤이 되더니 이제는 자정으로 넘어가버렸다.
비 날씨와 관련된 원고는 완전 무효가 되어버렸다.
내일 다시 재활용(?)하면 어떻겠나 싶겠지만.
라디오 원고의 특성상 그날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유통기한이 당일이다.
결국 흐린 하늘을 부여잡고 오늘 원고를 새롭게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