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예전에 발표했던 작품을 보고, 신작은 자신들에게 먼저 보여달라는 내용이었다.
마침 칼을 갈고 써둔 원고가 있었다.
출판사 편집부에 슬쩍 보여줬고, 조금 더 보완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참이었다.
방송국 일도, 강의도, 문학학교 사무일도
어느 정도 조정을 마쳤다.
이제는 진짜 원고만 쓰면 되는 시간을 확보해 둔 상태였다.
이제 바짝, 신작에 집중하면 될 텐데—
치통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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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찌릿’이었다.
그런데 점점 강도가 세졌다.
왼쪽 어금니에서 잇몸, 머리까지
순식간에 퍼지는 통증.
진통제를 먹어도, 양치하고 가글하고
물까지 마셔가며 버텨봤지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방송국에 출근했다가
화장실만 들락날락.
결국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조퇴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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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치과를 갔더니,
충치뿐 아니라 양쪽으로 사랑니가 여러 개.
급한 걸 먼저 뽑았지만, 신경 치료에 임플란트까지—
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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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인 고통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문장 앞에 앉을 수 없는 정신 상태가 더 괴로웠다.
이게 며칠을 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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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아야 할 약 여섯 개의 사랑니보다,
어마어마한 임플란트 견적보다,
더 걱정이 된 건 결국 이것이었다.
소설 써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