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1. 소비의 역사
유발 하라리
원서 2011, 번역서 2015 출간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ver 180314
며칠간 <사피엔스>를 틈틈히 읽었다.
명불허전.
앞쪽 부분은 절로 ‘이런 미친 책이..’ 라고 할 만큼 흥미진진하고 짜릿했다. (내가 아들 덕에 고생물, 멸종 이런 거에 관심이 많아져서 더 그렇다 ㅋ) 역사가 진전되며 문장이 조금 더 복잡해지고 개념이 어려워지기도 해서 집중이 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팩트와 의견과 가설과 비판을 엮는 유발 하라리의 재능은 (+역자와 편집자의 노고는) 감동스럽다.
이 책은 총 2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나는 실질적인 마지막장은 19장이라고 생각한다. 19장의 제목은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 즉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정ㅋ벅 하고 자본주의와 기술을 발전시켜오면서, 더 행복해졌을까에 대한 논의의 장이다. 살림살이는 좀 더 나아지셨습니까?
인류, 사피엔스의 역사는, 그것이 생물학적 진화든 사회적 발전이든 지리적 확장이든 경제적 성장이든, “진보”를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낫다는 믿음이다. 사피엔스가 이렇게 진보하(려)는 이유는 더 나아지기 위함인데, 그래서 우리의 KIBUN도 더 나아졌을까? 행복해졌을까? 편해졌는데, 그래서 더 행복해진 걸까?
19장에서는 행복을 정의하는 주관적, 생물학적, 가치체계적, 종교적 해석을 소개한다. 종교적 해석은 불교적 접근인데, 이는 행복이 순간의 쾌감이 아닌 평정의 상태, 그것도 더 바라지 않아서 찾아오는 만족의 영역이라 말을 한다. 이게 맨 뒤에 소개되었던 데에는 저자의 의도가 당연히 있을 꺼다. 이 기준에 의하면, 현대산업기술AI시대의 호모 사피엔스 종족은 수렵채집을 하던 조상들에 비해 행복해졌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유발 하라리의 정확한 학문적 배경은 잘 모른다.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고. <사피엔스>가 현생인류에 대한 놀라운 통찰적 재미를 준다는 것으로 유명해졌을 때 전혀 갖지 않았던 의문을, 책을 다 읽고 나니 가지게 되었다.
저자가 하려던 말은 무엇일까?
저자가 ‘호모 사피엔스’라는 지구상의 한 동물 속에 대해 (그게 곳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하려는 말은, 짐작컨대—이 짐작은 20장과 후속작 <호모데우스>가 이어지기 때문인데—지금이야말로 “인간성” 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화두를 던지는 것 같다. 호모 사피엔스는 이래저래 진보해왔고 지금 유례없는 몇십년의 평화 시대를 보내고 있는데, 이 때야말로 호모 사피엔스만의 고유한 특징, 지구상에 살았고 살고 있는 수많은 종과 구별시켜 주는 그 특징을 논의해보자는 것 같다.
김쌤의 소개글
우리 호모사피엔스가 다른 종을 멸종시켜가며 진화를 거듭할 수 있었던 비밀은 무엇인가? 이 책은 30만년의 역사를 짚는 역사서로도 흥미 있지만, 10장과 16-20장의 내용은 소비사회의 형성을 이해할 수 있는 이론적 배경으로도 유익하다.
김쌤의 수업시간 코멘트
<사피엔스>가 역사에 관한 책이라면, <호모데우스>는 미래에 관한 책이다. <사피엔스>의 20장과 연결하여 저자가 직접 답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