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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거리, 골목, 건물 (10-02)

■ 2009 ~ 2014년간 홍콩 체류 시 찍은 홍콩의 모습

by SALT


홍콩섬 정상인 Peak로 올라가는 길 주변에 있는 낡은 건물들. 홍콩섬은 금융업 등에 종사하는 외국인이나 돈 많은 홍콩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으로 그나마 오래되고 낡은 건물들이 그렇게 심하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홍콩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구룡의 Sam Shui Po, To Ka Wan 같은 지역에 가보면 정말 여기가 홍콩인가 싶을 정도로 낡은 아파트가 많다.


사실 홍콩의 빈부차는 매우 심해서, 미국 CIA에서 발간하는 Factobook 기준으로 보면 전 세계 157개 국가 중 홍콩이 9위에 랭크되어 있다. 전 세계에서 9번째로 빈부차가 심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중국 또한 29위에 랭크되어 있어 중국 역시 빈부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난다. 1위부터 30위에 들어 있는 국가는 홍콩과 중국 이 두 지역을 제외하면 전부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뿐이다.


(국가별 GINI 계수)

https://www.cia.gov/library/publications/the-world-factbook/rankorder/2172rank.html


홍콩 여기저기를 돌아다닐 때, Sam Shui Po나 To Ka Wan 같은 지역에 가보고는 "아, 여기가 홍콩인들이 사는 참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화려하고 즐거워만 보이는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속 홍콩인의 삶이 아닌 실제 홍콩인의 삶......


Wan Chai에 소재한 Cental Plaza 건물 인근의 막다른 골목. 이 골목 바로 옆에 작은 한국 식당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 점심 먹으러 갈 때마다 마주치던 골목이다. 그 식당의 칼칼한 참치 김치찌개도 기억에 남지만, 오고 가며 이 막다른 골목과 골목에 내리쬐는 햇살을 볼 때마다 이상하게 묘한 감흥을 느끼곤 했던 기억도 있다.




홍콩섬에 있는 법인 창밖으로 보이는 구룡 쪽 모습. 중앙에 보이는 높은 건물이 ICC(the International Commerce Centre)로 홍콩에서 가장 높은 108층짜리 건물이다.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은 내가 살던 Harbourside라는 아파트다.


Harbourside는 헬스클럽은 물론 수영장까지 딸린 꽤 고급스럽고 화려한 아파트였는데, 층간소음은 정말 최악이었다. 그 층간소음 때문에 2년 정도 버티다 결국 이사할 수밖에 없었다. 화려한 건물의 외관과는 달리 정말 핵심인 속은 문제가 많았다.


2013년 이 아파트에서는 살인사건도 있었는데, 77층에 거주하는 어떤 여인이 동거남을 100번 이상이나 칼로 찔러 죽인 후 자신은 77층에서 투신하여 자살한 사건이다.

(2013년 Harbourside 사건)

https://www.scmp.com/news/hong-kong/article/1193269/woman-plunges-her-death-after-attempting-behead-partner


Harbourside 아파트를 바로 아래서 찍은 사진. 왼쪽에 일부 보이는 건물이 홍콩 최고층 건물 ICC다




내가 근무하던 법인 사무실이 입주해 있던 Central Plaza 빌딩. Wan Chai 시장에서 바라본 모습인데, 법인은 저 건물 33층에 있었다.


33층 법인 사무실에서 보이는 홍콩섬 중앙 방향 모습. 사진 중앙의 둥근 건물이 오래전 홍콩 영화에 자주 등장하던 Hopewell Center다.


Wan Chai역 인근 좁고 긴 골목으로 햇살이 내리쬐는 모습. 밝고 화려하기만 한 것 같은 홍콩의 이면에는 이런 좁고 지저분한 골목들도 꽤 많다. 이런 곳에서 진짜 홍콩의 모습을 더 진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Wan Chai역 A1 출구 인근에 있는 건물 2층의 미술학원 모습. 학원에서 그린 인물화를 창문에 붙여 놓았는데, 처음에 얼핏 보고는 실제 사람들이 창밖을 보고 있는 것으로 착각했던 적도 있다.




Tai Koo에 있는 홍콩 한인학교에서 개최된 한국 교민의 날 행사...... 2011년 10월 22일 모습이다.




Tsim Sha Tsui에 가면 한국 식품점이 밀집되어 있는 거리가 있는데 그곳에 있는 정육점 사진. 근처에 한국 식품점이 많아 그런지, 홍콩임에도 정육점 간판이 한글로 적혀 있다. 글자체도 재미있다. 동그란 글씨체로 정.... 육....점.....


이 근처 한국 식품점에 가면 항상 손님이 바글바글했는데, 의외로 한국인은 별로 없었고 대부분 홍콩의 젊은 여성이었다. 한류에 심취하셨던 분들이었을 것이다.


홍콩섬 정상 Peak에서 바라본 홍콩섬과 구룡반도의 건물들. 가운데 보이는 바다가 홍콩섬과 구룡반도 사이의 그 유명한 Victoria Sea다. 2차 대전 기간 일본군은 이 바다를 건너 구룡에서부터 홍콩섬을 점령했고 마침내 당시 홍콩을 식민 지배하던 영국의 항복을 받아 1940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구룡반도 Peninsular 호텔에서 영국군의 항복 서명을 받았다.


지하철 Kwun Tong역 근처의 아파트 모습. 홍콩 어디나 아파트가 많이 있지만 전철역 바로 앞에 또는 지하에 있는 전철역 바로 위에 아파트가 함께 건축되는 경우도 있다. 홍콩의 지하철 사업자인 MTR이 단순히 전철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부동산 사업도 같이 하기 때문이다.



Kowloon Bay에 있는 EMAX라는 쇼핑몰. Traffic이 많은 번화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꽤 외진 곳에 있는 특이한 쇼핑몰로, 주로 단체관광객이나 중국 대륙으로 밀수하는 밀수업자를 상대하는 쇼핑몰이다.


우리 회사 제품도 다수 판매가 되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 사실을 확인하러 직접 이 매장을 방문하기도 했는데, 정말 일반 홍콩인으로 보이는 손님은 통 볼 수 없었고, 대낮부터 술 취한 한국인 단체관광객 등 외국인 손님들이 대다수였다.


그런데 좀 섬찟했던 것은 식당 등이 있는 1층은 출입구가 여러 개로 개방되어 있었지만, 전자제품 등이 팔리는 2층 이상으로 올라가면 들어가고 나갈 수 있는 통로가 딱 한 곳뿐이었다. 결국 그 문만 닫아 버리면 한번 들어간 후에는 쉽게 나올 수 없다는 말인데 밀수업자들이 많다는 그곳에서 그렇게 출입구를 관리하니 좀 겁이 나기도 했다.


EMAX 정문 앞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태우고 온 버스들이 손님을 하차시키고 대기하고 있는 모습. 그날만 그랬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손님 거의 모두가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었고 그중에는 취한 사람들이 많았다.


EMAX 주변의 거리와 건물들. 홍콩에 이렇게 한적한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인적이 드물어, 전철역에서 내려서 EMAX로 걸어가면서 좀 무섭기까지 했었다. 이렇게 인적이 없는 거리에 EMAX가 위치하고 있으니 당연히 일반 홍콩인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는 장사를 할 수 없었을 것이고, 애당초 밀수업자나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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