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를 키워본 적이 없다.
선호도를 따지자면 나는 고양이파다.
그런 내가 개를 임시보호하기로 마음먹은 건 친구의 영향이었다.
어느 날 친구가 친구가 개를 임시보호하게 되었다며 사진을 보내줬다. 개보단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동물이라면 기본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바로 보러가겠다고 했다. 친구가 데려온 아이는 유기견이어서 그런지 짖지도 않고 꼬리도 거의 보이지 않도록 배 밑에 넣어두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산책을 하면서도 가까이 사람이 오거나 다른 개가 오면 혼비백산하며 친구에게 안아달라고 하고 걸을 때도 최대한 친구의 발 근처를 안 벗어나려고 했다.
그 날 딱 한 번 짖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친구가 잠깐 화장실을 가서 보이지 않자 버림받을까봐 불안한건지 낑낑대며 짖어댔다.
그 후 한 번 더 그 아이를 보게 되었을 때, 나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분명 같은 아이인데 달리는 것도 좋아하고 처음 봄 사람에게도 갖은 애교를 부리며 친구가 잠시 보이지 않아도 게의치 않고 즐거워 하는 모습이었다. 꼬리도 선풍기처럼 붕붕 돌리며 표정도 한껏 밝아보였다. 처음봤을때와 너무나도 다른 그 모습은 나에게 작은 감동을 주었다.
내가 개를 너무 이뻐하며 친구를 부러워하자 친구가 너도 개를 키워보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다. 나는 한 생명의 평생을 책임지는 것이 무섭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문 앞에서 외로워하며 기다릴 모습을 생각하면 너무 미안할 것 같다고 했다. 친구는 그렇다면 개가 좋은 주인을 만날 수 있도록 임시보호를 하며 도와주는 것으 어떻겠냐고 다시 물었다. 보호소에 있다 보면 개도 사랑받기 힘든 환경이라 그렇게 있다가 병에 걸리기도 하고 안 좋은 경우엔 안락사의 위기에 처한다고 했다.
그렇게 나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주위 친구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가장 중요한 남편의 생각도 들어보았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나는 입양신청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임시보호 자격을 확인하기 위한 인터뷰를 기다리는 중이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