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육묘

by cypress


어릴 때부터 너무 오냐오냐 키우긴 했다.






한 달도 안돼 어미한테 버려진 게 가여워서

품에 안고 내려놓을 줄을 몰랐고

조금만 칭얼대면 내 몸을 불사르고

온갖 정성을 바쳤음.






그 후폭풍이 이렇게 클지

그땐 미처 알지 못했으니...






애가 진상이 돼버림.


마치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공주님이나 왕자님처럼 떠받들여지는 아이들처럼

자기가 왕이나 된 줄 앎.






'짐을 따르라.'


징징대는 건 말할 것 없고

조금만 심기가 불편하면

'에에에에에에~~~에ㅔ에에애에에!!!!!!!!!!!!!'


뒤로 갈수록 톤이 높아지고

목청이 커지는 울음을 우는데

마치 버릇없음을 혼내는 이모한테

'뭐어~~어어어어ㅓ어어어어어!!!!' 하고

패악질을 부리는 얄미운 조카의 그것 같은 텐션.






티비 보느라 자기한테 조금만 관심이 없으면

'으응~?으응~? 으으으으응'?'

막 이람서 간을 보다가


그래도 반응 없으면 구석으로 가서

관심 끌려고 스토커처럼 쳐다 봄.






'엄마는 나한테 관심도 없고.'


억울하게 생김.






뭐랄까... 너무 응석받이로 자람.

그중에서도 특히 집사를 힘들게 하는 건 바로






밥 먹을 때 무조건 옆에 있어야 한다는 것ㅠㅠ






옆에 앉아서 밥 먹는 내내

계속 쓰다듬어드려야 하고


잠깐 멈추고 일 하러 가면

밥 먹다 갑자기 휙 돌아서 뛰어 가버리고

온갖 승질 승질을 내며

'나 밥 안 먹어 굶을 거야'를 시전.






꼭 저렇게 기둥 뒤에 숨어서

한쪽 눈만 내놓고 불쌍한 척 죄책감 자극.


이산가족 상봉 때 나오는 울음소리 내며

밥그릇까지 나를 끌고가

내가 앉을 때까지 울부짖 건 일상 루틴...






애기 때 한 번 밥 먹는 거 예쁘다 예쁘다

쓰다듬어줬더니

그 후로 계속 배고플 때마다 끼니 저ㅠㅠ






졸려서 잠 올 때 잠투정도 마찬가지.


이불 속이나 커튼 뒤로 데려다줄 때까지

에에애엥엥 에에ㅔㅐㅇㅇ애앵ㅇㅇ....






'즈가요? 저 진상 아닌데요?'



응 그래 누굴 탓하겠니,

그렇게 키운 내 잘못이지...


아이는 부모 하기 나름이라는 말

200% 공감.

집사가 진상이라 고양이 딸도 진상인가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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