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눈썹이로 불리던 아이는 작은 몸집으로 2년이 조금 안 되는 사이에 내가 아는 것만 세 번의 출산을 했다. 작년 초가을 처음 만났을 때도 두 마리의 새끼를 앞세우고 먹이를 찾아 아파트 화단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처음 만난 날부터 꾸준히 밥을 챙겨주다가 고정적으로 밥 주시는 분이 계신 걸 알고 다른 아이들만 챙기게 됐는데, 그래도 만날 때마다 닭가슴살과 사료 등을 잊지 않고 먹였다.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 없이 항상 조용했고, 소리 없을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던 아이였다. 근처에 얌전히 앉아 밥을 기다리긴 했지만 1미터 이하의 접근은 도통 허락하지 않았다.
작년 가을 중성화 수술 포획 때는 구조자도 포기했을 정도로 곁을 주지 않아 결국 수술에 실패했다. 그리고 겨울 동안 다시 임신을 해 올 초에 주차장에 아이들을 낳아 키우다 다시 일찍 버렸다. 낳고 버리고, 낳고 버리고, 그러는 동안 채 추스르지 못한 작은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마지막으로 본 건 7월 중순 어느 밤이었는데, 너무 야위고 힘이 없어 보여 가지고 있던 걸 다 먹이고 다음 날에도 챙겨주려 찾아 나섰지만 열흘 넘게 만나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다. 그게 그 아이와의 마지막 만남이 되었다.
망가진 몸으로 폭염을 그대로 맞고 더위가 끝나갈 8월 말 즈음, 가을을 얼마 남기지 않고 눈썹이는 눈을 감았다.
늘 가는 밥자리에서 조용히 숨져 있는 게 발견됐는데, 밥 주시는 미용실 사장님이 오시는 그곳까지 남은 힘을 다 해 죽어가는 몸을 질질 끌며 기어 왔을까.
밥그릇을 두고 동네 한 바퀴 돌고 다시 와 보니 밥자리 옆에 잠을 자듯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고 한다. 3년도 채 살지 못하고 길 위에서 몸이 누더기가 되어 스러져간 눈썹이는 박스에 담겨 동물병원으로 옮겨졌고 화장되었다.
우산을 들고 아이들 저녁밥 챙겨주러 동네 한 바퀴를 돌다가 사장님이 전해주신 이야기에 뒤통수를 가격 맞은 듯, 가슴에 불덩이가 들어온 듯 숨이 턱 막혔다.
너의 두 번째 새끼들도, 세 번째 새끼들도 내 손으로 밥을 주고 커가는 걸 보았는데. 멀리 지나가다가도 나를 보면 조용히 다가와 근처에 얌전히 앉아 기다리던 너를, 내가 구조하지 못해서 수술을 못했다. 그때 수술을 했더라면 너는 몸을 회복하고 다른 아이들처럼 살아갈 수 있었을까.
새끼 때부터 돌봐오신 사장님과 둘이 서서 오래 눈썹이 얘기를 나눴다. 이제 더는 돌보는 아이를 늘리지 않고 마음 주지 않겠다고 다짐해봤다. 그 결심을 하고 집에 오는 길에 돌보는 또 다른 아이가 여러 사람들에게 돌을 맞고 발길질을 당할 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