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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Sep 18. 2018

아이폰 6S 획득비화

나는 왜 아이폰 6S를 사게 되었는가

한국시간으로 2018년 9월 18일, iOS의 최신버전인 iOS 12가 나왔다. 구형 아이폰에도 체감이 되는 속도향상 효과를 제공한다고 하여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6개월 전 아이폰 6s를 구입하여 잘 쓰고 있다. 여기서 내가 왜 아이폰을 사용하게 되었는가? 그것은 나의 '삽질'의 결과이다. 2018년 3월로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간다.


내가 전에 쓰던 폰은 비와이폰. 그 비와이폰은 죽어가고 있었다. 2017년 9월부터 배터리가 서서히 '광탈'하는 기미를 보이더니 최근 며칠 사이에는 무한 재부팅이 걸리거나, 어느새 꺼져있었는데 다시 켜보면 배터리가 무려 50%가 날아가는 등 누가 보아도 정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강한 핸드폰 교체 충동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삼성이 갤럭시 S9를 발표하였습니다. 주변에서는 '혁신없는 삼성'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비와이폰의 한계를 너무 강하게 절감한 제게는 갤럭시 S9는 악마의 유혹과도 같았다.


 그러나 나는 약정에 혼을 묶인 몸. 약정이 180일이 남은 시점은 3월 12일. 위약금 면제 혜택은 같은 통신사에서 기기변경을 해야만 가능해진다. 상대적으로 적은 요금의 알뜰폰으로 가려면 10만원 가량의 위약금 및 할부반환금을 내야 했다. 그래서 나는 비와이폰을 팔기로 했다. 월요일에 서비스센터를 거쳐서 배터리 문제를 해결한 상태로 보내주기로 했다. 누군가는 깨끗하게 써야 하니까. 하지만, 수지가 너무 맞지 않았다. 배터리 수리비 3만3천원, 중고매장 판매가격 2만원. 만원 손해봤다.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화요일에 중고책 몇 권을 팔았다. 그것이 돈이 더 나왔다. 46500원. 오랜 시간이 지나도 책은 가치를 유지하는구나 하는 작은 교훈을 얻었다.


수요일에 아버지와 다투게 되었다. 스마트폰 잘 쓰지도 않고(실제로 저의 데이터 사용량은 많아봐야 200mb를 넘지 않습니다. 와이파이 존을 칼같이 찾아다니면서 써서 그렇긴 하지만.) 벌이도 시원치않은 주제에 무슨 최신형 스마트폰을 사냐는 거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갤럭시S9라는, 일종의 허영의 악마에게 사로잡혀있었다. 악마는 나에게 분노의 감정을 자극하였다. 그 분노는 스마트폰이라는 개념 자체에게 향했다. 그날 나는 스마트폰 없이 대략 10시간 정도 보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니 헬스장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집중이 더 잘 되는 것이 아닌가? 반성과 함께 나는 악마의 '빙의'에서 풀려났다. 최신폰에 대한 집착이 사라진 것이다. 그 사이 갤럭시 S9의 평은 많이 떨어져있었다.


목요일. 결국 구형 프리미엄 폰을 사는 것으로 마음을 정리했다. 아버지는 갤럭시 S7을 제안하셨지만, 아버지에게 더 이상 부담을 줄 수는 없었던데다가 내가 시작한 일은 내가 끝내야 한다는 책임의식도 있었다. 금요일. 동네 핸드폰 가게와 마지막 조율에 들어갔다. 들어갈 때는 LG폰 사자는 생각으로 갔지만, LG폰은 생각보다 비쌌다. 문득 아이폰 6S가 떠올랐고, 그 이름을 꺼내자 일사천리. 부담은 내가 모두 짊어지는 형태로 아이폰 6S를 얻는 데 성공했다. 스페이스 그레이에 내장용량 128GB, 덤으로 2018년 1월 생산분.


이런 과정을 거쳐 나는 iOS에 입문하게 되었다. 고작 핸드폰 하나 바꾸는 데 5일동안 갖은 고생을 했다. 그 고생을 대가로 얻은 아이폰 6S이니 더욱 소중한 녀석이다. 이건 현재 시점에서의 여담이지만, 내가 사고자 했던 갤럭시 S9는 결국 아버지가 다음 폰으로 사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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