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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Mar 04. 2019

취업의 새로운 목적

수양과 교류에 관하여

정진 정명 30대를 맞은 지금, 나의 관심사는 여전히 취업이다. 이전, 생일을 맞이해 쓴 글에서도 이야기했듯, 나는 돈을 버는 것에 대한 마음이 변화하는 중이다. 스팀잇이라는 바람이 빠지고, 나의 현 위치를 자각하게 되면서 온 변화라고나 할까? 나는 내가 상처 받기 싫어 외면해왔던 것을 다시 바라보려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취업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에게 취업이란 무엇인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취업을 하고자 하는가? 그것을 생각하려면, 우선 지난 30년간의 나의 인생을 생각해야 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고, 다른 사람들보다 약한 인생을 살아왔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수 차례 겪어온 격리, 당연히 할 수 있을 줄 알았던 것에서 겪은 실패, 그 두 가지가 꼬여서 만들어낸 지금의 나의 모습.(자세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진짜 제대로 써보는 자기소개서 매거진을 읽어주길 바란다. 은근히 홍보하고 있다.) 이런 인생을 살아온 나이기에 취업의 목적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 나의 취업의 목적은 정신수양이다. 나는 나의 마음의 힘을 서서히 키우길 원한다. 나의 특이하고 약한 마음에서 벌어져왔던 수많은 실수들을 더 이상 일어나게 하지 않기 위해 강한 마음을 갖길 원한다. 용기나 자신감, 선의 같은 것들 말이다. 강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면 그동안 내 안에 가두어 두었던 수많은 시나리오들이 드디어 세상 밖에 나올 수 있으리라. 강해지기 위해서는 수양이 필요하다. 수양에는 스트레스의 관리도 들어간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수 배 많이 받는 사람이고, 스트레스가 한계를 넘어가면 마음이 꺾여 큰 실수를 저지른다. 나는 이런 실패와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을 터득하기를 원한다. 정신수양은 나에 한정된 목적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미래. 모든 면에서 인간보다 기계가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시대가 오면 취업과 노동의 목적은 더 이상 생계가 아니게 될 것이다. 노동은 자아실현 같은 정신적인 가치를 더욱 추구하는 것으로 바뀌어나갈 것이고, 인간은 자신의 마음을 갈고닦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노동을 할 것이다. 정신수양은 나 자신의 취업과 노동의 목적임과 동시에 미래 노동의 진화 방향이기도 한 것이다.


취업의 또 하나의 목적은 대화와 교류이다. 나는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너무 오래 지속하고 말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경험이 너무도 부족하다. 청년희망단에서의 실패도 그것이 원인이다. 지금까지 나는 청년 쉼표나 청년 심리코칭, 독서토론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했는데, 그것의 목적 중 하나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이야기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에 있었다. 하지만, 일회성 이벤트로는 한계가 너무 명백하다. 나는 상시적인 교류를 원한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나의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수많은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 언젠가 누군가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인생 별거 없다. 좋은 사람들 만나서 잘 지내면 그것이 행복한 거라고. 나는 그런 "좋은 사람들"을 만나 같이 이야기하는 정도의 소소한 행복을 직업에서 원하고 있다. 그리고 그 행복의 경험들은 나의 작가로서의 능력을 더욱 높여줄 양분이 될 것이다. 


물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취업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지만, 수양과 교류. 이것이 앞으로 내가 직업을 선택하는 제1의 목적이며 기준이 될 것이다. 이 기준들을 충족할 직업을 찾는 것이 나의 취업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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