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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Jul 06. 2016

'색다른 시선'과 함께한 7주

2016 전주시 평생학습강사학교 후기

운명을 바꾼 포스터(?)


지난 6월 27일, 2016 전주시 평생학습강사학교가 막을 내렸습니다. 강사가 아닌 제가 이 강사학교를 신청한 가장 큰 이유는 포스터에 붙어 있던 강의목록 중 다섯 번째 강의인 '1인 기업으로 성공하라'가 제 마음을 강하게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프리랜싱과 1인 사업에 대해 쭉 생각하고 있던 저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강사는 아니지만 과감하게 강사학교를 신청하고 5월 16일부터 매주 월요일 아침, 전북대 박물관 2층 강당에서 강사학교를 청강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7주 동안 진행된 6번의 강의(현충일 휴식일이 있었습니다.)에서 얻은 것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지금부터 저의 7주간의 월요 여행을 하나하나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첫 시간부터 가벼운 마음이 사라지다


강사학교에서 청강을 시작한 시점에서는 제 목표는 5강을 듣는 것이었기 때문에 1강부터 4강까지는 가볍게 듣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강사학교는 첫 번째 시간부터 저의 가벼운 생각에 강한 자극을 주었습니다. 기업이 아무리 '스펙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도 지금 제 또래 세대들은 스펙은 높고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면서 취업을 위한 공부, 합격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공부의, 학습의 본질인지, 오래전부터 반복해온 시험문제 한 문제 더 맞히기 위한 공부는 대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잘 모르게 되었습니다. 첫 시간에서 들은 것은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이면서 공부의, 학습의 본질에 더 가까운 내용이었습니다. 배운다는 것에 끝은 없고, 끝없는 배움과 깨달음을 통해 사람은 일생동안 어느 순간에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배움의 목적은 알고, 행하며, 자신과 타인의 존재와 공존을 위한 것이라고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얽매이지 않고 어느 분야에서건 마음을 담아 그것을 오래 행한 사람이 '장인'의 경지에도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광대와의 만남


두 번째 시간은 광대를 만난 시간이었습니다. 로저 본 외흐의 「꽉 막힌 한쪽 머리를 후려쳐라」에 따르면, 광대는 왕이 습관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각성의 매'를 후려치는 것이 역할이라고 하였습니다. 류재현 강사님은 그 광대의 정의에 잘 들어맞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관습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각성의 매를 후려치는 사람이었고, 그가 후려친 매에 의해 홍대 클럽과 먹자골목의 수익모델 창출 사례, 안양천 축제 기획, 나이 없는 날 등의 재미있고 놀라운 사례들이 많이 생겨난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으로 다른 시각, 창의적 활용, 그리고 자신만의 시각을 제시하였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이제 나오는 것이 상당히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것을 변주하고,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해졌습니다. 일례로 닌텐도의 최대의 히트상품 중 하나인 '닌텐도 DS'는 당시에 구현되어있었던 많은 기술들을 게임기로서 변주, 활용해서 얻어진 결과물입니다. 그들은 기술의 수평적 사고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템을 발명한 것이지요. 그리고 이 변주, 활용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만의 시각입니다. 자신만의 시각과 이야기가 없는 것은 매우 지루할 수도 있고, 표절이 될 가능성도 큽니다. 결정적으로 누군가를 설득할 수도 없겠죠.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창의는 상대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신선한 충격, 수원의 누구나 학교


세 번째 시간에 들은 수원의 평생학습시스템 '누구나 학교'는 제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곳은 광범위한 지식 공유의 현장으로, 사람들이 때로는 강사가 되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가르치고, 때로는 강의자로서 강사의 강의를 들으며 배우는 곳이었습니다. 이 현장에 대한 설명, 그리고 동영상은 기존의 상식과 통념을 깨는 충격적인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여고생 민경이의 재미난 미술사' 강의를 듣는 미술계 전문가의 이야기, 단 한 사람의 수강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강사님의 이야기, 그리고 누구나 학교를 통해 자신을 갈고닦아 프로의 길을 걸으신 분의 이야기는 누구나 학교가 추구하는 가치와 희망을 볼 수 있었던 멋진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저뿐만 아니라 같이 강의를 듣고 계셨던 많은 분들에게도 큰 용기와 동기부여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저도 수원 가서 강의 개설하고 싶더군요.


다시, 재확인의 시간


네 번째 시간은 첫 번째 시간처럼 저의 평소 생각에 대해 다시 검증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미래는 변화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초변화'의 시대가 된다고 합니다. 이 시대에 재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기업이나 사람들이 도태되는 환경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습니다. 취업의 시대가 끝을 고하고도 있다고도 합니다. 이것은 제가 아는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2020년까지 미국의 경제활동 인구의 40%가 프리랜서나 비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직업을 만드는 창직의 시대는 이미 물밑에서 서서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지금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죠. 미래에 일어날 변화는 지금보다도 더욱 그 속도가 빠를 것입니다. 이런 시대에는 위에서 말한 창의력과 깊은 통찰력, 그리고 융합 능력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5주 동안 4개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평소 생각했던 견해들이 조금은 올바를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하였고, 창의력의 본질을 배웠으며, 앎을 공유하는 현장도 접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목표로 한 제 5강 '1인 기업으로 성공하라'의 강의일이 다가왔습니다.


나는 프로다


그날 제가 얻은 것은 1인 기업인으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과 행동의 원칙이었습니다. 성공하는 1인 기업인이 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명분을 가지고 합당한 가치를 전달하는 일을 체계적으로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추구해야 할 이상과,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해야 할 가치를 확고히 한 다음, 그것으로 인해 이끌어질 미래의 비전을 수립하여 과감하고도 신중하게, 단순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 1인 기업의 성공 조건이라고 보았습니다. 즉, 어느 순간에서도 프로여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혼자 일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할 것. 김형환 강사님의 강의를 듣는 도중, 강사님이 카카오톡으로 질문이나 상황에 대한 톡을 받고 거기에 성심성의껏 답해주시는 모습은 오늘 강의의 가장 큰 명장면이었습니다. 강의가 끝난 다음에도 톡을 하시는 강사님의 세심함은 놀랍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체계


이 시점에서 제5강 듣기라는 저의 목표는 달성되었습니다. 남은 강의는 '강사의 강의 기획과 스토리 개발기법'입니다. 문득 나태해질 수도 있었고, 그때는 여름 감기에 걸린 시점이기도 해서 가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기왕 시작한 거 마지막까지 듣자는 마음이 생겨 마지막으로 전북대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그 강의에서는 강사가 어떻게 강의를 기획하며, 끌리는 스토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그리고  어떻게 전달하며, 중간중간에 어떻게 피드백을 하는가에 대해 들었습니다. 이날 '강의 체계'는 앞으로 저의 글쓰기 생활, 그리고 진행하게 될 여러 개인 프로젝트들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읽어보면 좋은 책 리스트도 소개받았습니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한 권씩 찾아 읽어나갈 수도 있겠습니다.


마치며


이렇게 저의 7주간의 월요 여행은 막을 내렸습니다. 이 여행에 점수를 매기자면......


100점 만점에 600점 주고 싶군요.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경험, 생각과 접촉하였고, 앞으로의 행동의 원칙과 체계를 얻을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제가 지금 가고 있고, 가려하는 길이 옳다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직장에 들어가는 것 대신, 불확실한 프리랜서의 미래를 걷기로 하면서 때로는 남들의 시선을 걱정하고, 때로는 앞길이 막막하여 멈추기도 합니다. 하지만, 7주간의 경험을 통해 많은 생각과 접촉하였고, 다시금 마음속에 확신을 세웠으며, 프로의 마음가짐과 체계를 배웠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7주간의 여행을 바탕으로 저 자신의 가치와 브랜드라는 돌탑을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


이 글을 준비하면서 보니 브런치가 1년을 맞이하였군요. 브런치의 1년을 축하합니다. 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련장으로서 앞으로도 저는 브런치와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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