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혼자 태어난다.
비명을 지르며 세상에 도착한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의 품을 찾아 헤맨다.
누군가의 눈동자에 내가 비칠 때,
누군가의 손끝이 내 어깨를 스칠 때,
그제야 우리는
‘내가 존재하는구나’ 하고 안도한다.
그러니 삶은 애초부터 고독 위에 세워졌다.
고독은 감춰지지 않는다.
소리 없이 우리 옆에 눕고,
말없이 우리 마음을 두드린다.
사람은 종종 말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고.
그러나 나는 안다.
그 말이 얼마나 무거운 허상인지를.
사람은 자신을 보호할 수는 있다.
배고플 땐 먹고, 아플 땐 약을 찾고,
세상이 등을 돌리면 스스로를 감싸 안는다.
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다.
그건 생존이다.
우리는 거울 속의 나를 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어릴 적의 나를 떠올리며 가슴을 쥐어짠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그건 연민이다.
슬픔이고, 보호받지 못한 시간에 대한 애도다.
사랑이란,
내가 아닌 누군가를 향해 마음이 건너가는 일이다.
그 사람이 웃으면 내가 웃고,
그 사람이 아프면 내가 무너지는 감정.
그 연결의 순간을 우리는 사랑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자기 자신을 진정 사랑한다는 건 가능한 일일까?
나는 조용히 고개를 젓는다.
사람은 단지 자기 자신을 지키는 데 익숙할 뿐이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 애쓰지만,
사랑이란 말은,
그 따뜻한 말은
항상 누군가를 향한 다정한 시선에서 시작된다.
내가 나를 사랑한다고 믿을 때조차,
나는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사랑받는 나를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말하고 싶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
사람은 단지, 자기 자신을 지킬 뿐이다.
사랑은 바깥에서 온다.
누군가 나를 따뜻하게 불러줄 때,
그제야 나는 나를 조금 덜 미워하고
조금 더 견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결국 함께 존재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