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문맹 직장인 자본주의 홀로서기 3
야구에서 통상 핵심 타자를 3~5번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타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득점권에 선수가 출루했을 때, 타점을 올려줄 수 있는 선수를 야구에서는 핵심으로 보는 것이다. A팀과 B팀이 경기를 했을 때, A팀이 매 1~9회까지 매 회 안타를 2개씩 쳤다고 가정해보자. 반면 B팀의 경우 1~8회까지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9회에 몰아서 5개를 쳤을 경우, 승리는 B팀의 것이 된다. 야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안타를 많이 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몰아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볼링도 마찬가지다. 1~10 프레임까지 스트라이크 없이 9개 핀을 처리한 경우 최종 점수는 90점이 된다. 참고로 볼링 게임의 점수 계산은 쓰러뜨린 핀 1개당 1점으로 반영되나, 10개 핀을 모드 처리한 스트라이크의 경우, 다음 프레임에서 얻은 점수가 보너스로 합산된다. 예를 들어, 스트라이크를 기록하고 두 번째 프레임에서 7개를 쓰러뜨렸다면, 첫 프레임 10점 + 보너스 점수 7점 + 두 번째 프레임 점수 7점으로 총 24점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야구에서는 안타가 나온 다음 시점에 안타를 치는 것이 중요하고, 볼링에서는 스트라이크/spare 처리를 한 다음의 프레임 결과가 최종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나는 부자 되기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특정 시점에 꼭 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는 것이다. 야구와 볼링의 메커니즘과 동일하다.
자수성가한 몇 십억 대 부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 중 하나가, 노동소득(active income)으로 1억 모으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나 또한 이 말에 동의한다. ‘90년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사회 초년생으로서 돈을 모을 때 금리가 10%대였던 반면에,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2020년 금리는 초저금리로 약 1%대 이자를 받는다. 여기서 15.4%의 이자소득세, 주민세를 제외하고 실 수령하게 되는 금액인 실로 미비하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를 위한 종잣돈을 모으는 것이 가장 힘들었지만, 이는 부자 되기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사회초년생에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과정인 것이다. 마치 야구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득점권에서 안타가 필요한 것과 같다.
나의 경우 2015년부터 4년간 월급의 70% 이상을 저축하며 종잣돈을 만들었고, 이것이 지금 나에게는 정말 많은 힘이 되고 있다. 이 종잣돈이 생기면서 의미 있는 투자금액이 생겼고, 말로만 듣던 (자본주의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돈이 돈을 번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당연히 노동소득(월 급여) 보다 투자소득이 몇 배 더 큰 상황이며, 이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훨씬 더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친한 선배와 지인들을 보면 대부분 30대 초반~중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어느 정도 대출을 일으켜 집을 사고, 부동산 대출금을 갚고 가정의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오랫동안 직장을 다닌다.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생활비와 늘어나지 않는 급여 때문에 항상 돈이 부족하다. 역설적이지만 급여 없인 생활이 힘들기 때문에 원치 않는(행복하지 않은) 회사를 계속해서 다닌다. 아마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비슷한 감정이지 않을까?
나는 행복하게 살고 싶었고 그래서 돈을 벌기로 결심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에 대하여 많이 공부하고 고민한 결과,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비즈니스가 바로 나 자신에 투자하여 금융에 대한 지식을 쌓아서 제대로 된 투자를 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런 생각의 흐름에 따라서 2015년부터 돈을 모으면서 금융 공부를 본격적으로 본질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자연스레 가장 좋은 투자처가 어딘지 공부했고 내가 내린 결론은 글로벌 기업이었다(실제 글로벌 기업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미국 기업인 경우가 많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지배력을 넓혀가며 경쟁력을 유지하는 미국 플랫폼 기업들이 투자대상으로서 매력적임을 인지하게 되었고, 그에 대한 학습을 한 뒤 차근차근 투자해 나갔다. 투자를 해 나가면서 그 기업들을 실제로 한 번 느껴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래서 미국으로의 투자여행을 하게 되었다.
100년 전 미국의 발전은 보스턴, 뉴욕을 중심으로 동부에서 이루어졌지만, 2020년 현재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한 서부에서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이 투자하고 있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스타벅스의 본사는 모두 시애틀에 있다. 나는 시애틀로 향했고 시애틀에서 각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방문, 보잉 공장 투어 및 아마존 고(무인 편의점)를 실제 경험하게 되었다. 시애틀 downtown에는 아마존 오피스 증설이 한창이었으며, 우버와 리스트 기사들은 자신들도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라며 아마존은 monster가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내가 거기서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아마존은 이들에게 필수 서비스 재구나.’ 하는 것이었다. 이런 실제 경험들을 통해서 투자금액을 계속해서 늘려 갔으며, 동시에 기업실적 분석도 꼼꼼히 체크하며 내 판단에 대한 결과를 모니터링 해 갔다.
또 하나의 미국 여행 목적은 버크셔 헤서웨이 주총 참석이었다. 누구나 꼭 한 번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게는 연예인일 수 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스포츠 스타일 수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워런 버핏이었다. 투자 공부를 열심히 해 나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워런 버핏에 대해 많이 알아가려 했고, 알아갈수록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꼭 한번 만나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2017년 5월 주총 참석을 위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그분을 멀리서나마 보게 된다. 가슴이 뛰었고 어느 때보다 설렜으며 쉽게 흥분을 가라앉히기 힘들었다. 요즘 버크셔 주총은 야후 파이낸스에서 실시간 온라인 중계를 해 주기 때문에 내용적이 면에서 큰 무언가 얻은 것은 아니었지만, 실제로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감동이었다. 투자를 하는 사람은 대부분 한 번쯤 보고 싶은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한 다리 건너 누구 친구의 사촌은 부동산, 주식 투자로 돈을 벌었다고 소식이 들려온다. 정작 내 주위를 둘러보면 어떤가? 나의 경우에도 의미 있는 큰돈을 번 지인은 사실상 거의 없다. 왜 그럴까? 이유는 한 가지다. 투자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를 잘하는 사람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투자는 도대체 왜 어려운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행동과 마음가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남아 있는 ‘월가의 영웅’ 저자인 피터 린치는 피델리티 자산운용에서 13년간 누적수익률 2700%를 달성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연평균 수익률은 30%에 육박하는 엄청난 성과다. 이 정도 수익률을 우리는 전설이라 칭한다.
이렇게 전설적인 수익률을 달성했지만 놀라은 사실이 한 가지 있다. 13년 동안 피터 린치 고객의 절반 정도가 돈을 벌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로 놀랍지 않은가? 이렇게 엄청난 성과를 거둔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중 절반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로 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주식 가격이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파는 등의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투자대상을 실물시장의 재화와 서비스로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노트북을 사야 하는 상황에서 노트북의 가격이 매일 같이 오르는 상황이라면, 합리적인 인간을 가정했을 때, 많이 올랐더라도 내일 더 오를 것이기 때문에 오늘 사는 것이 맞다. 실물시장에서는 이런 인간의 행동이 더 이로울 수 있으나, 이를 금융시장에 대입하게 되면 어떨까? 평소에 관심 없던 A라는 기업이나 펀드의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면, 대부분의 사람은 오르는 시점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렇다면 노트북의 예와 같이 오늘보다 내일 오를 것이기 때문에 덜컥 사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행동일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주식투자는 본질적으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고, 기업은 가치가 있는 대상이기 때문에 우리가 적정 가격을 계산해 낼 수 있다. 적정 가격을 자기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계산해서 가치와 가격을 분석하고 난 뒤에 매수/매도 결정을 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아주 먼 과거부터 사고파는 류의 매매를 해 왔고 수급으로 인한 가격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경제학적으로 자본시장의 흐름을 분석한 것이지만 우리는 좀 더 본질적으로 가치와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경영학적 관점도 반드시 동반하여 자본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젤란 펀드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절반의 펀드 가입자처럼 돈을 벌지 못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
▶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인간 본성을 거스를 수 있는 용기와 행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학습이 선행되어야 한다.
▶ 경제학적인 수급 요인보다는 경영학적 가치와 가격을 분석하자.
또 다른 이유는 ‘확증편향’이다. 주위 사람들이 흔히들 본인의 거주지를 최고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데 말이다. 이는 인간 본성 중 하나인 ‘확증편향’이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주식투자를 할 때에도 투자한 기업의 좋은 면만 보려고 하고 나쁜 소식들은 애써 외면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쉽게 매도하지 못하고 비자발적 장기투자를 하게 되는 경우라 많이 봐왔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실수를 인정하기 싫어한다. 누군가에게 투자 결과를 이야기할 때 나쁜 결과보다는 좋은 결과 위주로 이야기하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부분은 실패를 감추고 작은 성공의 성과들을 드러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좋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제거해야 하는 요소이다. 우리는 투자한 기업을 객관적으로 data에 입각한 분석을 해야 하는 것이지, 대충의 전해 들은 소식으로 투자한 뒤 확증편향에 빠져서는 투자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자.
<부자 되기 프로젝트>
아래 표를 보면 왜 15% 수익률이 중요한 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기울기가 가팔라지는 수익률은 15% 수준부터임을 알 수 있다.
내가 해본 경험으로, 계속해서 소비심리를 억제하면서 절약하며 돈을 모으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금액이 1억 정도이며 인간계에서 달성할 수 있는 수익률은 15% 정도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