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는 100년 경제사

금융문맹 직장인 자본주의 홀로서기 3

by 슈퍼노바

금융문맹 직장인 자본주의 홀로서기 3

(1970년대 이후로 미국 노동자들의 보상은 정체되었고, 기업의 생산성(이익)은 향상된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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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1939년 9월 1일~ 1945년 9월 2일)이 연합국의 승리로 막이 내리고 본격적으로 전 세계 경제 패권을 미국이 가지게 된다. 종전 직전인 1944년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 우즈에서 44개국이 참가한 연합국 통화 금융회의에서 비로소 ‘브레튼 우즈 체제’가 탄생하게 된다. 이 시점부터 전 세계 기축통화로 미국 달러를 사용하게 되고 20세기 이후에는 미국 경제가 세계경제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각국은 이렇게 되었을 때 미국 정부가 돈을 무한정 찍어낼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됐을 때 미국 달러 가치가 폭락할 수 있으니,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었다. 이전에는 실물화폐라 할 수 있는 금으로 세계 교역을 해왔었기 때문에 브레튼 우즈 체제에서는 달러를 태환(兌換) 화폐로 사용했던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달러를 미국에 가지고 오면 약정된 양(1온스=35달러)의 금으로 바꾸어주는 것으로 협의한 것이다. 각국은 동의했고 1970년 초반까지는 크게 문제없이 브레튼 우즈 체제가 유지되었다. 참고로 당시 미국은 전 세계 금의 72% 정도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시점에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후반 외환위기 발생으로 잘 알려진 IMF와 세계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자연스레 ‘환율’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게 되고 실물화폐인 금에 고정시키는 고정환율제로 운영되었다. 환율이란 ‘교환비율’의 줄임말로 통화가 흔해지면 가치가 평가절하가 되어야 하고 반대의 경우 평가절상이 되어야 시장경제가 유지가 될 수 있다. 당시에 미국과 미국을 제외한 국가의 상황을 보면, 미국은 기축통화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달러를 많이 플어야 했고 제3 국의 경우에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와의 무역거래에서 달러로 결제를 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많이 확보해야만 했었다. 이런 이해관계가 맞으면서 전 세계에 달러가 기하급수적으로 풀리게 되고 미국은 이때부터 무역수지 적자를 유지하게 된다. 미국은 수입을 해서 자국 내 소비를 진작시키고 기타 국가는 수출을 통해 달러(외환보유고)를 벌어들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달러 가치가 많이 풀려 평가절하 되어야 하지만, 금으로 환율을 고정시켜 놓았기 때문에 환율에는 변동이 생기지 않았고, 이를 문제 삼은 사건이 ‘트레핀의 역설’이다. 이후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3대 경제학자인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통화바스켓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화바스켓 제도란 자국과 교역비중이 큰 복수국가의 통화를 선택하여 통화군(basket)을 구성하고 동 basket을 구성하는 통화들의 가치가 변동할 경우 각 통화별 교역가중치에 따라 자국 통화의 환율에 반영하는 환율 제도를 말한다. 지금의 dollar index 개념이 이때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 1955년 발발된 베트남전에 1964년에는 미국 군대가 개입하게 되어 국제전으로 치러졌다. 미국이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미 군대는 미 정부에 의해 통제되고 운영되는 조직으로 각종 무기와 원료 등 구입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따라서 엄청난 양의 달러를 찍어내게 되고 이는 미 정부의 재정적자로 이어진다. 아래 표 1을 보자. 1960년 중반 이전까지는 미 재정은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며 균형을 유지해 왔으나 1968년을 기점으로 적자재정 폭이 확대되어 왔다. 베트남 전쟁을 치르기 위해 많은 양의 달러를 찍어낸 결과이다.


표 1. Federal Surplus or Deficit [미국 재정수지 추이]


이로 인하여 미국은 쌍둥이 적자를 맞게 되는데, 무역의 측면에서는 달러를 기축통화 유지를 위하여 무역수지 적자를 지속하게 되고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베트남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재정수지 적자까지 생겨난 것이다. 여러 유럽 국가들은 브레튼 우즈 체제의 달러 패권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1972년 당시 미 대통령 닉슨은 닉슨 쇼크를 발표한다. 닉슨 쇼크란 리처드 닉슨이 취한 일련의 경제 조치를 말하며, 가장 주요한 조치는 미국 달러 사이의 태환 제도를 일방적으로 폐지한 것이다. 미 달러를 가지고 와도 금으로 교환해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좀 더 쉽게 풀어 이야기하면 달러 부도라고 할 수 있겠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게 되고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당시 물가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단연 실물의 왕인 석유 가격의 급등이다. 심지어 1970년대 중동전쟁이 발발하며 1970년도에 2차례에 걸쳐 오일쇼크를 경험하게 된다.

인플레이션은 큰 관점에서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수요가 늘어남으로 인한 수요 인플레이션과 비용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비용 인플레이션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인플레이션은 수요 증가를 의미한다. 당시 물가상승의 경우 석유 가격 폭등으로 인한 비용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경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경기는 안 좋고 물가는 오르는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때 미국 중앙은행장으로 볼커가 취임하게 된다. 각국의 중앙은행 설립 목적이 무엇일까? 바로 물가안정이다. 한국은행의 홈페이지 설립목적을 보더라도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 과제로 삼고 있다.


한국은행의 설립 목적


미국 중앙은행도 다르지 않다. 볼커는 물가안정을 위하여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게 된다. 1970년대에 5%대이던 정책금리를 1980년에는 20% 가까이 까지 금리를 올렸다. 2020년 현재 미국 금리가 제로 금리임을 감안하면 믿기 힘든 수치이다.

이 당시 미국의 제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원재료의 원재료라 할 수 있는 석유 가격 급등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정책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비용 증가로 이중고를 겪게 된다.

금리가 오르면서 동시에 세계의 유동자금은 미국으로 집중돼서 미 달러의 가치가 올라가고 이는 미국 제조업의 붕괴를 가져오고 금융업을 발달시키는 계기가 되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의 금융 경쟁력을 갖게 된다. 이 시기에 미국의 제조업이 붕괴되고 환율이 오르면서 미국향 수출량을 늘리며 급격히 성장하는 국가가 생겨난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이 이 시기에 엄청난 부를 쌓게 된다.

미국 제조업이 어려움을 겪고 일본 제조업의 성장을 보고만 있을 리 없다. 1985년 플라자 합의가 일어난 배경이다. 플라자 합의란 1985년 9월 22일 미국 뉴욕에 있는 플라자 호텔에서 G5 경제선진국(프랑스, 서독, 일본, 미국, 영국)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의 모임에서 발표된 환율에 관한 합의를 가리킨다. 플라자 합의를 통해서 일본 엔화에 대해 약 50%가량 평가절하하게 된다.


이후 1987년 Fed 총재로 그린스펀이 취임하면서 미국은 황금의 신경제를 맞이한다. 1987년 취임한 그린스펀은 무려 2006년 1월 31일까지 무려 약 20년 동안 Fed 의장을 역임한다. 1990년대 초반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미국의 신경제를 이끌었다.

금리가 내려가면서 많은 이들이 낮은 조달비용으로 돈을 빌릴 수 있었고 이는 벤처 열풍으로 이어지게 된다. 많은 기업들이 탄생하며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 모든 것이 좋은 면이 있으면 나쁜 면이 있기 마련이다. 이는 2000년 IT버블로 이어지며 경제위기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자 그린스펀은 다시 한번 더 큰 폭의 금리를 인하하며 제2의 미국 경제 황금기를 경험한다. 1990년대 큰 폭의 금리인하가 IT 버블을 가져왔고 2000년 초반의 금리인하는 전 세계 경제를 패닉에 빠뜨리게 된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계기가 된다. 아래 표를 보면 2000년부터 미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 기울기가 급격해지기 시작했다. 이 당시 유명한 단어가 닌자 론(NINJA Loan, No Income No Job or Asset)이며 단어 그대로 소득이 없고 자산이 없어도 부동산 담보 대출을 제공했다는 의미이다. 낮은 금리와 미국 월스트릿 금융가들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후에 벤 버냉키가 Fed 의장으로 취임하여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하며 금융위기를 극복했고 현재 우리는 2020년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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