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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Dec 29. 2020

크루거 국립 공원 야생동물 게임 드라이브

루나 세계 여행


아프리카 여행/남아프리카 공화국(2)/kruger National Park game driveKrugerKruger



아프리카 도착하여 오늘부터 어드벤처 트럭킹 스텝(2명 : 기사, 현지 원주민 가이드)과 함께 오버랜드 트럭킹(Overland Truckking) 시작이다.

유목민의 이동생활 방식에서 시작된 트럭을 타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대륙을 여행하는 오버랜드 트럭킹. 아프리카는 대중교통이 잘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 대부분 여행객이 현지 여행사를 통해 이런 방식의 여행을 한다.


 트럭에는 각자 짐을 넣을 수 있는 큰 사물함이 있고 식사를 할 수 있는 모든 도구가 구비되어 있다. 스탭 두 분이 여행 중 일행을 이끌고 다니며 때가 되면 어디서든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숙박은 보통 트럭에 준비된 텐트를 사용하는데 우리는 가는 곳마다 로지(Lodge:외부는 전통식 가옥, 내부는 서양식 호텔)가 예약되어 있어 모기 물리지 않고 호화로운(?) 아프리카 여행을 하였다.


여러 지역 발 닿는 로지마다 분에 넘치는 호캉스를 즐겼다. 그러나 원주민들의 고단한 삶을 대할 때마다 그들의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때마다 뭔가 모를 짠한 불편함이 나의 발걸음 뒤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작은 핑계를 앞세우며 나를 위로하기로 하기도 하였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잘 포장된 도로와 가로수


시원하게 뚫린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를 달린다.

건조한 기후 속에서도 잘 가꾸어진 가로수.

여기가 아프리카 맞나 싶다.


평원을 달리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옥수수밭.

가지런히 줄을 맞춰 심은 어린 오렌지 나무.

그리고 포도나무 밭을 지난다.

겨울보다 여름이 건조한 지중해와 같은

지중해성 기후의 특징이 그대로 눈앞에 나타났다. 지금 1월임에도 우리나라와 달리 남반구는 여름이라 덥고 건조하다.



멋진 도로와 드라이브 Drive와 드라이버 Driver.

요하네스버그에서 사바나 초원의 야생 동물 낙원

크루거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이다.


더운 날씨에 차에 에어컨은 없으니

문을 열고 달리는데 바람에 머리카락이 춤을 춘다.

한참을 달리다가  좋게 조수석에 앉았다.

머리 모양, 시계, 팔찌, 선글라스... 멋쟁이 기사님.


시야가 탁 트인 앞 좌석에 앉 욱 즐거운 여행자가 되었다.

짧은 영어 실력을 발휘해서 그와 수다를 떤다.

그는 맏아들로 부모형제 5 식구를 혼자  부양한다.

1년 뒤에는 결혼할 계획이라며 싱글벙글.

열심히 사는 훌륭한 청년이다.



차를 세우는 손짓에 갑자기 차가 멈추었다.

헉, 경찰이다.

드라이버 표정이 순간 잿빛이 된다.

지나온 길 어느 지점에서 속도위반으로 카메라에 찍혔다고...

기사가 차에서 내리고 한참을 기다렸다.

경찰과 심각한 표정으로 계속 사정을 하는 눈치이다.

시간이 지나고 차에 다시 올라 달리기 시작다.

굳었던 표정이 달리면서 서서히 린다.

그리고 큰일 날 뻔했다고 눈을 크게 뜨고 제스처를 취한다.

운 좋게도 잘 해결(?) 되었나 보다.


젊은 시절 나는 늘 남편보다 통근 거리가 짧았다.

그래서 아이들 픽업은 내 차지였다.

아이들 유치원 내려놓고 서둘러 달리다가

과속 벌금을 참 많이 냈다.

한 번은 도경찰청에서 과속을 삼가라는 엽서까지 날아왔다.

사고 나지 않고 지금까지 무사한 것이 무척 다행이다. 


다시 일행들이 있는 뒷자리로 이동하여

차내에 에어컨이 없으니 창을 열고 마구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크루거 국립공원으로 쭉 달려간다.

귀가 먹먹하다.


도로변 작은 휴게소에 멈추었다.

여기서 점심을 먹기 위해 차를 세우고 모두 내렸다.

대부분 휴게소에는 식당이 없다.

주차장 옆 튼튼한 벤치와 식탁을 찾아 자리 잡고

미리 트럭에 준비되어 있는 재료로 각자 적당한 역할을 맡아 샌드위치와 과일을 준비하여 맛있게 냠냠.


휴게소 뒤에 호수가 있고 얕은 언덕이 길게 푸른 초원으로 이어졌다.

눈에 보이는 풍경이 무척 한가하고 평화롭다.




크루거 국립공원 게임 드라이브 Kruger National Park game drive


1만 9,000㎢ 면적을 차지하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게임 드라이브 game drive(공원 내에서 야생동물을 찾아다니는 드라이브)를 하는 날이다. 이른 아침인데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모닝커피 카트가 커피 향을 풍기고 있다. 그리고 여러 대 어드벤처 트럭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너무 귀여운 지붕을 덮은 이국적인 저것은 뭘까.

둥근 지붕이 독특한 전통가옥.

들어가 보니 사무실과 화장실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오픈 트럭올라 멋진 게이트 통과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사바나 숲 속을 들어간다.

뜨겁고 드넓은 초원에서 야생동물과 숨바꼭질 시작이다.

남아공 지폐에 새겨진 빅 5(사자, 코끼리, 코뿔소, 버펄로, 표범)를 찾아볼거나.


사무실과 국립공원 입구 게이트


20분쯤 달렸을까.

얼룩말이 나타났다. 유유히 길을 건너간다.

두 놈이 지나고 다시 세 놈이 지나고

구경하는 트럭을 개의치 않고 도로를 건너 풀밭으로 이동한다.

아침 식사를 하느라 고개를 모두 숙여 풀 속으로.


얼룩말



게임 드라이브 중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임팔라.

사계절 따뜻한 사바나 초원에서 옹기종기 모여 노는 그들을 보니

어린 시절 눈 덮인 겨울철 먹이 찾아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에게 쫓기곤 하던 우리 동네 노루가 생각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계절풍 기후.

야생 동물이 먹이 없는 겨울을 견디기가 어다.

그래서 목축업이 미약하고 고깃값이 비싼 나라다.

나라마다 자연환경이 다르니 사는 방법도 각각이다.



초원을 본 적 있으나 이렇게 넓은 초원은 처음이다.

게다가 그 속에서 자유롭게 맘껏 뛰노는 야생 동물이라니

이것은 이 나라의 아주 소중한 관광자원이다.

교과서 기후 단원에서 반드시 나오는 무수히 강조하던 열대 밀림 바깥 지역의 사바나 초원.

키 작은 나무와 풀이 어우러져 야생 동물이 가장 살기 적합한 곳이라 반복하여 강조하던 그 초원.

30년을 가르치고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초원에 달리며 만감이 교차한다.


크루거 국립공원 게임 드라이브


우리를 보고 낯가림하는지

엄마 기린과 아기가 인기척에 놀라서

긴~목을 한껏 치켜올리며 숲 속으로 뛰어간다.


너의 얼굴 가까이서 보니 정말 예쁘다.

큰 눈망울은 애잔함을 띠고

앙증맞은 뿔의 몇 가닥 진한 털은... 아구 귀여워라.

어릴 적 동물원에 가면

목이 긴 기린의 자태가 제일 우아했다.



기린


와~ 코끼리다.

가이드께서 "쉿, 조용!"

상아 2개를 온전히 간직한 나이 많은 코끼리다.

국립공원이라 드문 일이지만

아직도 동물의 불법 포획이 있다던데 다행이다.

이 말라  웅덩이 물 먹으러 왔나 보다.


코끼리와 물 웅덩이(인공)


덩치가 크고 새까만 버펄로.

좁은 웅덩이에 웅크리고 앉아 더위를 식히는데 이놈 표정 참 재밌다.

맨 처음 밖으로 나온 녀석.

무언가 몸에서 툭 떨어진다.

아이고~ 똥이다.

‘이놈아, 목욕 전에 볼일을 봤어야지’


아니, 이거 집에서 자주 하던 아줌마 잔소리...

조용히 동물의 왕국이나 즐기세요.

대자연속에서 그들과 함께하는 이다.


버팔로



동물의 세계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이 기본이다.

하긴 때로는 인간 세계도 마찬가지.

야간이나 이른 아침 넓은 숲에서 큰 싸움이 벌어지곤 한다나.

싸움도 구경 못하고 보고 싶은 숲 속 왕(사자)은 그늘에 숨었는지 꼬리조차 안 보인다.

스태프들이 무전기로 통화할 때마다 사자가 나타나기를 바랐건만 땡볕에 오랜 기다림 뿐이다.


노란색 털에 검은 반점의 하이에나.

하이에나 중 가장 용감한 종류란다.

숲 속 그늘에 앉아 있다가 일행이 멈추니 슬슬 다가온다.

가까이서 보니 작은 새끼인데 드라이브를

방해하지 않고 사라졌다.



새끼 하이에나


뜨거운 태양 아래 파란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초원.

불쑥 솟은 큰 바위로 만들어진 천연 전망대.

전망대 올라서니 초원 끝이 보이지 않는다.


처음 대하는 지평선이 바라만 봐도 벅찬 감동을 준다.

빅 5 중 끝까지 나타나지 않는 사자를 아쉬워하며 게임 드라이브를 마친다.

그런데 동물들이 모두 순하고 얌전했다.

넓디넓은 사바나 초원은 평화로운 동네였다.


점점 더워지는 땡볕 속에서 공원 내 휴게소를 찾았다.

더위를 피하는 관광객이 그늘막에 그득하다.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판다.

핫도그와 음료를 사 먹었던 것 같다.




(사진 에세이 '그냥 와봤어'를 재편집하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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