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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Jan 11. 2021

테이블 마운틴 Table Mountain 등산 케이블카

루나 세계여행



아프리카 여행/남아프리카 공화국(5)/테이블 마운틴 Table Mountain


케이프 타운의 상징 테이블 마운틴 Table Mountain.

 테이블 보를 덮고 있는 산이다.

테이블 마운틴 국립공원.

걸어서 오르는 코스도 여러 갈래 있지만( 1~ 2시간)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걸어서 오르면 더욱 좋겠지만

아직 길게 남아있는 여행을 위해 힘을 아껴야 하니까.


테이블 마운틴으로 가는 길에 케이프타운 스타디움(Cape Town Stadium)을 지난다.

아, 기억난다.

2010년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월드컵 대회.

제19회 남아공 월드컵 대회가 열렸던 곳 중의 하나이다.

남아공 월드컵 하면 생각나는 전통악기.

응원 도구였던 '부부젤라'

소음 공해로 경기에 지장을 주어 불지 말라해도 막무가내로 불던...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케이프타운 스타디움


서쪽 대서양에서 올라오는 습한 공기가

산을 오르다 평평한 정상에서 쉬어 가는 것인지.

아침이면 하얀 테이블보를 멋지게 장식하는 산.  




어디서나 고개 들면 눈앞에 나타나는

이름처럼 산 정상이 테이블처럼 평평한 산.

사진으로 보아온 산이 눈앞에 나타났다.


맑은 날씨에 흰 구름이 사라지니

마치 바위를 칼로 자른 듯한 정상이 보인다.


테이블 마운틴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 탑승장 도착.

시티 투어 버스가 이곳까지 올라온다.


케이블카 탑승장(해발 300m)


버스에서 내려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티켓 들고 긴 줄 끝에 선다.

입장하니 세계 지도에 제주도가... 표시되어 있다.

세계 7대 자연유산 7개 지역이 그려진 지도이다.

아, 그렇구나.

2011년 제주도와 함께 7대 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나머지 5 지역은 브라질 아마존 밀림, 이과수 폭포, 베트남 하롱베이, 인도네시아 코모도(도마뱀 공원). 필리핀의 지하강(푸에르토 프린세사).


세계 7대 자연경관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으로 출발.

케이블카는 360도 한 바퀴 돌며 정상으로 향한다.



산을 오르는 케이블카(정원 55명.1929)


조금 지나니 케이프 타운이 발아래 있다.

케이프항을 끼고 산 중턱부터 평지까지 시가지가 넓게 펼쳐진다.

산지이지만 지중해성 기후 지역이라서 여름이 건조하여 나무가 적은가.

바위 산 주변은 가파르고 량하다.


사자머리 Lion Head가 보이고

그 봉우리에서 항구 쪽으로 길게 뻗은 시그널 힐 Signal Hill이 이어진다.

시그널 힐은 아시아로 항해하던 뱃길에 신호를 던 언덕이라고.

그 위 바다 가운데 섬은 만델라(최초 흑인 대통령)가 27년 감옥살이했던 로벤섬이 있다.

참 많은 것을 의미하는 의미심장한 섬이 저기에.

케이블카 창 너머로 그들이 한 세트이다.


시그널 힐 끝 자락에 케이프 타운 스타디움이 쪼그맣게 보인다.

그리고 어제 들렀던 보캅 마을, 공원, 시장.

모두 한눈에 들어온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보이는 케이프 항
라이온 헤드와 시그널힐


5분 정도 걸려 바위산 정상에 도착했다.

현지 한인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모형 앞에서 두리번거린다.

설명은 귀에 들리지 않고 빨리 돌아보고픈 심정.

한인 가이드는 남편과 함께 가이드로 생활하던 중

케이프 타운에 반해서 정착한 멋쟁이 부부.

이곳에서 아프리카 전문 여행사 'Africa Gazago(아프리카 가자고)'를 운영하고 있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 색이 참 곱다.

날씨도 눈부시게 화창하고 바람도 없다.

넓고 둥근 케이프 항이 아주 작게 보인다.


케이블카 역
테이블 마운틴 모형
케이프 항과 케이프 시내


킴스 베이 Camps Bay Beach가 너무 예쁘다.

고운 바다 빛깔과 백사장.

1년 내내 온화한 기후 지역으로 유럽인이 개발한 고급 휴양지.

멋진 해안도로를 따라 걷거나 드라이브하기 좋은 곳이다.


킴스 베이에서 산을 오르는 트레일이 선명하다.

트레일을 따라 걸어서 오르는 것도 참 좋겠다.


킴스 베이 Camps Bay


아니, 바위 끝에 젊은이 머리가.

90도 절벽에서 줄을 타고 막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바위 절벽 여기저기 밧줄이.

등산하는 이들을 위해 밧줄을 설치했구나.


단면이 잘 드러나는 독특한 회색 지층과 바위가 엉킨 절벽.

어느 여행자가 마운틴을 오르는 트레킹 증에

자기도 모르게 아찔한 절벽에 이르러

절벽에 붙어 오도 가도 못해서

간신히 어둡기 전 구조대원 도움으로 살아났다는 이야기...

나는 그것을 과장이라 여겼는데 지금 눈으로 보니 당연한 일이다.


험하고 울퉁불퉁 바위산이라

일부 지역을 구경할 수 있도록 트레일 만들어져 있어 걷기 편하다.

천막으로 만들어진 음식점과 페도 있다.


킴스 베이 쪽에서 오르는 트레일
트레일을 따라 천막으로 만들어진 까페도 있다.


수십억 년 전 바다에서 만들어진 해저지형(수평 사암 층)이 솟아 올라 형성된 지층.

대서양 연안을 따라 침식에 한 단단한 바위산이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산맥이다.

실제로 눈으로 보니 검은 회색이라

얼핏 제주도 용암(화산암) 비슷하나 사암과 석영으로 이루어진 회색산이다.

나무가 발 붙이지 못하은 바위산.


크고 작은  회색 바위들이 산을 멋지게 장식하고 있고

멈추고 구경하는 여행자를 손에 넣으니 한 폭의 그림이다.

그러나 흥분이 넘쳐 사진을 찍다 보니 노출값이 엉망이다.


악마의 봉우리



사람이 다가가도 낯을 가리지 않는 새들.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번 쳐다보는 작은 새.

어릴 때 친정 엄마가 키우던 회색토끼와 똑 닮은 다시(Dassie).

꼼짝도 않고 지나는 나그네를 구경하는 도마뱀.

이곳만의 생태계를 유지시켜 주는 귀한 존재들이다.

모두가 평화롭게 자연의 일부로 숨 쉬며 살아간다.


심심하면 나타나는 이들과 친구 하며

환한 햇살 속에서 곱게 핀 이름 모를 꽃과 인사하며

산책 코스를 따라 테이블 마운틴을 한 바퀴 돌았다.



테이블 마운틴 트레일


테이블 마운틴 새들
도마뱀과 토끼
산책 중 만난 꼴


테이블 마운틴 정복을 만끽하는 그대가 보기 좋다.

산책로를 걷다가 관광객이 모여 있어 가까이 가니

직각 절벽에 로프를 걸고 생명줄에 의지하여 내려가는 이들이 보인다.

아찔한 모험을 하는 그들의 용기가 한없이 부럽다.

사방에서 오르고 내리는 모험을 즐기는 이들.



테이블 마운틴의 여유로운 여행자


사진을 살려 주신 두 나그네


산을 내려와 위에서 내려다보았던

시그널 힐로 향한다.

네모 상자 속에 테이블 산이 보인다.

하늘에 올라 바다로 전진하는 사람들.

긴 시그널 언덕이 패러 글 라이딩하기 좋은 지형이다.

심장 강한 이들이 앞다투어 바다로 돌진한다.


몇 발자국 뛰더니 이내 하늘로 붕붕~.

바다로 나가 더 멀리 더 높이 드디어 보일락 말락.

보는 이도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직접 체험하기에는 용기가 부족하여

한 참을 구경만 하다가 그 자리를 떠났다.

오늘은 구름 한 점 없는 테이블 산.

바람 때문에 종종 케이블카가 운행을 멈추는데

오늘 우리는 운 좋게 케이블카로 쉽게 등산하였다.



시그널 힐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관관객


이프 시내를 벗어나면 외곽으로 나오면

바로 판잣집이 다닥다닥 늘어선

너무 허름한 동네가 이어진다.

좋은 곳, 멋진 곳만 찾아 나서는 여행자는

남아공 주민들의 실상은 건너뛰고 다니기에

그들 곁을 지나지만 그들을 알 수 없다.

어쩌다 그들도 테이블 산을 오를 수 있기를...


내가 아프리카에 머무는 동안 혼밥 하며

나의 여행길을 늘 응원해 주는 그대.

오늘도 퇴근 잘했나요.

그대 있음에 내가 있고

때로는 가슴 따스한 사람이 된다.


나이 들수록 으슬으슬 겨울나기 힘들어지는

아, 나도 한번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 볼거나.

가이드 부부처럼 정착은 불가능할지라도

그래, 집에 가서 그대에게 한번 물어나 보자.


흰 테이블보를 덮은 테이블 산



(사진 에세이 '그냥 와봤어'를 재편집하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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