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산업, 소비생활, 인재상의 변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우리의 실생활은 어떻게 변화할까? 사실 SNS와 몇몇 선도기업들의 케이스들은 이미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고 있다. SNS와 타 산업의 결합부터 3D 프린팅과 같은 소비문화의 변화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으며 수도권에서는 코딩 교육이 이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대형 SNS가 성장하면서 주목받는 이론이 있다. 바로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이다. 네트워크 효과는 집단에 소속된 인원이 증가할 때 파급효과는 더 큰 폭으로 성장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전 세계에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사람이 한 명뿐이라면 카카오톡은 아무 쓸모없는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가 100명 1,000명으로 증가한다면 그 안에서의 교류는 점과 점을 연결하는 선들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는 구전에 있어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는데 페이스북이 현재 광고로 가득 차게 된 이유는 ‘좋아요’와 ‘태그’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구전을 유발하는 것에 최적인 매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바이러스처럼 메시지를 전파하는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은 많은 기업들이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마케팅 기법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해 점점 거대한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와 메신저로 시작했던 두 기업은 이제 쇼핑, 결제, 은행, 게임, 음악, 동영상 등등 무궁무진한 분야로 뻗어나가고 있으며 심지어 타 사이트에 네이버와 카카오로 로그인할 수 있는 소셜 로그인 기능까지 도입하면서 거의 모든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녹아들고 있다. 이처럼 타 산업에 쉽고 빠르게 연결되는 IT 플랫폼의 등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등장한 3차 산업의 변화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아디다스의 스마트 팩토리 사례는 산업구조와 고용형태 외에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예전에는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의 운동화를 주문 제작하려면 2주에서 1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대기해야만 했었다. 하지만 최근 아디다스는 2일 안에 개별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의 운동화를 주문 제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그중에서도 스마트 팩토리는 단순히 적은 인원으로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훨씬 빠르게 개인화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빠른 생산의 원리는 스마트 팩토리가 사용하는 모듈링 기법과 3D 프린팅에 있다. 첫 번째로 모듈링은 모든 제품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은 그대로 생산하되 주문에 따라 개별 커스터마이징을 실행하는 공정이 연결되어 기성품과 주문 제작품의 성격을 동시에 띄게 만드는 생산방식이다. 이전에도 많은 산업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을 지향하며 모듈링 기법의 원리에 따라 생산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CPS(사이버 물리 시스템)로 인해 공정 간의 연결과 전환이 보다 자유롭고 원활하게 바뀌면서 모듈링 기법 또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을 짚을 수 있다. 올리비에 스칼라브레 교수의 TED 강연,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대가 왔습니다.’에서는 우주항공 산업에서 분사노즐 부품을 만들기 위해 기존에는 20개의 작은 부품을 제작하여 조립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이제는 3D 프린팅으로 한 번에 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40%의 생산성 향상, 40%의 경제성장을 이루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두 가지 기법을 통해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제품이 소비자가 원하는 모습을 가진 상태로 빠르게 생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제품, 자동차는 현재 모델명과 간단한 옵션 등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생산단계 이전부터 고객의 주문에 맞춰 생산되는 주문판매로 전환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할 만큼 치열하다. 국영수로 대표되는 과목들에서 남들보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고등학교의 수업내용을 선행 학습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주입식 교육으로 성장한 인재들은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성장을 주도했던 산업들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주어진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하는 대기업, 제조업, 의료업, 공무원과 같은 직종들이 높은 보수나 근로환경을 보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교육 시스템도 한정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적합한 방식으로 개량되어 왔다.
그 결과 현대 사회의 많은 인재들이 경쟁에서 도태되어 취업난을 겪거나 고시 준비로 인해 경제활동 시기가 늦춰지게 되었고 중소기업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변화를 앞두고 교육과 인재 상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위에서 설명했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서비스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많은 산업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자동화를 추구하게 되면서 기존의 수동적인 인재들보다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고 그것을 개발할 수 있게 하는 인재들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기획 측면에서는 이전보다 다양한 요소를 연결하여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단순히 경영학 측면에서의 기획이 아니라 예술, 공학, 수학, 과학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결합하여 새로운 욕구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를 추구하고 있는데 이 분야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스티브 잡스이다. 잡스는 이전부터 인문학과 공학의 연결을 통해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을 이끈 인물로서 주목받았다. 특히 인문학적 소양은 현재 많은 강연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인데 다양한 학문의 연결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토론식 교육, 자율적으로 커리큘럼을 설계하는 교육을 통해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작년 졸업 후의 취업률, 평균 연봉 등을 기준으로 측정된 세계 대학 순위에서 상위 대학 3곳이 모두 위의 교육방식을 채택한 리버럴 아츠 컬리지이고 하버드 대학이 4위로 내려왔다는 점에서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이 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문학적 소양을 통한 기획 능력과 더불어 개발 능력도 굉장히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거의 모든 서비스가 웹이나 App에 연결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설계하는 능력, 즉 코딩 능력이 필수적인 역량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수도권에서는 코딩 교육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코딩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원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고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한다.
공교육 시스템 또한 기존의 문이과 시스템이 폐지되고 사회와 과학 분야의 수업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게 하고 중학교 1학년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수업을 편성하는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취업난을 겪고 있는 세대이다. 기존의 사회 시스템과 변화할 시스템 사이에서 변화를 캐치하고 먼저 적응하는 사람들만이 생존하는 구조가 더욱 심화될 것이고 그것을 기존의 수동적인 자세를 버리고 스스로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시련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대비하여..’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이 문구처럼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의 생활 속에서 많은 변화를 낳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인재들은 도태될 것이라는 경고 또한 만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 속에서 현재 어떠한 변화를 겪고 있는지 스스로 파악하고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