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공항에서 목걸이를 매고 승무원을 졸졸 따라다니는 어린 학생 둘을 봤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였다. 혼자 어학연수를 왔다가 집에 돌아가는 걸까? 똘망똘망하고 총명하게 생긴 여학생 두 명이었다. 괜히 어린 시절 혼자 캐나다에 갔던 생각이 났다. 내가 아마 얘들과 비슷한 나이였던 것 같아서. 어릴 때는 마냥 외국가는 게 좋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부심에 쓸쓸함도 외로움도 잊혀졌었다. 기내식도 열심히 먹고 화사한 색의 헤드폰을 끼고 뭔가 열심히 보면서 17시간 비행을 잘 견디고 한국에 온 친구들을 보면서 내가 다 뿌듯하면서도 마음 속에 가라앉아있었던 어릴 적의 앙금이 흩날리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