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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처럼 Feb 02. 2024

친구야 반갑다.

"진정한 친구는 항상 소중하니"

내가 가장 사랑했던 친구 동O와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아마도 거의 약 50년은 지난 것 같다. 어머니로부터 연락처를 받고 곧장 전화했다. 갑자기 지나간 시간을 돌려 기억 속에 남아있던 추억의 영상들이 영화 필름처럼 스쳐 간다.


부산 초량의 같은 집에서 살았던 추억과 함께 젖소를 키웠던 친구 집은 가족들이 어느 날 노포동으로 이사를 하는 바람에 나와 생이별을 하게 되었다. 나는 그날 이삿짐을 싣고 떠나는 트럭을 보고 안타까운 눈물을 흘렸던 때가 엊그제 같다. 그때 나는 한동안 길 잃은 기러기처럼 가슴앓이했던 기억이 난다.당시 나는 철부지 초등학생으로 가슴 아픈 추억을 달래려 방학 때만 되면 부산의 초량에서 노포동 친구 집으로 가 방학이 끝날 때까지 몇 날이고 놀고 오던 때가 새삼 떠오른다.


 옛말에 "장맛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라고 했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비록 우리의 목소리는 지나간 세월 속에 둔탁해졌지만, 휴대전화를 통해 전해지는 인간미와 따뜻한 감성이 변함없이 그대로 느껴진다. 나는 통화 중에 나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고 하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친구의 네 형제 이야기며 어머니 안부까지 단숨에 묻게 된다.


누구보다 사랑했던 친구이기에 그러했나 보다. 나는 그동안 무엇에 쫓겼는지 전화하지 못한 지난날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더구나 같은 수도권에 있었다고 하니 흘러버린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우리는 2월 설이 지나고 나서 오랜만에 만나 식사를 함께하기로 했다.


아마도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형제가 없이 혼자 자라서인지 더욱 그랬나 보다는 생각이 든다. 통화 후 친구가 연결해 준 카톡을 열어 사진을 보니 어린 시절 동o의 성향과 감정들이 그대로 전해진다. 네 명의 형제 사진을 카톡으로 전해 받고 보고 또 봤다. 막냇동생만 빼고 옛날의 어릴 적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볼 수 있겠지 머릿속 복잡함을 떨쳐버리고 사람과 자연을 너무도 사랑했기에 그리움의 파도 한없이 밀려온다. 참 짧은 인생인데 꼭 보아야 할 사람인데 잊고 살아서 미안한 마음 그지없다. 이제 다시 만나면 다시는 헤어지지 말아야겠지 친구의 가치와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기쁜 일, 슬픈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따지고 보면 기쁜 날보다는 마음 아픈 날들이 더 많고, 가슴을 아린 일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식사하며 바라보는 저녁노을이 물든 서쪽 하늘은 얼마나 황홀할까? 식사는 더 맛있게 느껴지며 귓가에 들리는 잔잔한 멜로디는 얼마나 감미로울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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