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 TIP 1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먼저 글을 쓸 시간을 만들어라

by 윤창영

“책 한번 써보는 것이 어때요?”

라고 누군가에게 권유를 하면

“글을 못 쓰는데 어떻게 책을 써요?”

하고 되묻는다.


이 대화에는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먼저 질문의 의미를 살펴보자. 책을 써보라고 권유하는 사람이 책을 써본 사람이라고 가정하면, 그 사람은 어떻게 하면 책을 낼 수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삶이나 지식을 글로 써서 어떻게 하면 책을 출간하는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는 말이다. 책을 출간한 경험이 있기에 상대방도 자신처럼 하면 책을 출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다. 출간한 경험을 통해 책 쓰기의 과정을 알고 있다. 그 과정을 세분화하면, 첫째 무엇을 쓸 것인가를 정하고, 둘째 어떤 목록으로 구성하고, 셋째 그 목록을 하나씩 글로 자세하게 쓰고, 넷째 퇴고를 하고, 다섯째 출판사에 투고를 하고, 여섯 째 출간을 하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


권유를 받은 사람은 어떻게 책을 출간하는지에 대한 경험이 없기에 그저 막연하다. 그것을 세분화하면 첫째 무엇을 써야 하는지를 모르고, 둘째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모르고, 셋째 제목은 어떻게 정해야할지 모르고, 넷째 목차 작성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다섯째 대상 독자는 누구를 해야 할지, 여섯째 퇴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 일곱째 출판사와 어떻게 연결하는지를 모르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글을 쓰는 것이다.


언어란 말과 글로 구성되어 있다. 말은 잘 하는데, 글을 쓰라고 하면 어려워한다. 글에는 문어체와 구어체가 있다. 말을 녹음하여 글로 옮기면 구어체가 된다. 구어체를 문어체로 옮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즉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요즈음은 말을 하면 바로 글로 찍히는 앱도 개발이 되어있다. 그것을 활용하면 유용하다. 그렇다면 말하는 것에 장애(속칭 벙어리)가 있는 사람은 글을 쓸 수 없는가? 아니다.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그런데 왜 글 쓰는 것을 어려워할까? 그것은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듣는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적는다면 소설 책 10권은 될 거다.”


하지만 정작 쓰라고 하면 쓰지 못한다. 살아온 이야기를 적는다면 소설 책 10권만 될까? 100권도 더 될 것이다. 글을 쓰는 능력이 부족해서일까? 맞다. 하지만 책 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글을 쓰기 위한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글 쓰기 능력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습을 하면 책 쓰기에 필요한 글 쓰기 실력 정도 익히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즉 단 시일 내에 글을 쓰는 능력을 갖출 수가 있다는 말이다.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풀어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처음 글을 써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문장을 길게 쓴다. 그런 문장은 주어와 술어가 호응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작가들이나 글 쓰기 지도를 하는 사람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문장을 짧게 쓰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처음부터 마라톤을 뛰지는 않는다. 걷다보면 뛰고 싶다. 그러면 가볍게 뛰면 된다. 그런데 처음 글을 쓰는 사람은 문장을 길게 쓴다. 처음부터 마라톤을 뛰려고 하는 것과 같다.


독일 외무부 장관이었던 요쉬카 피셔의 ‘나는 달린다’라는 책을 읽고 나도 마라톤을 한번 해보자고 결심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날마다 뛰는 거리를 늘려 결국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 그 책 맨 끝에 나오는 말이 “먼저 한 걸음을 내딛어라.”였다. ‘다른 것도 아니고 단지 한 걸음을 못 내딛으랴!’라고 생각하며, 먼저 한 걸음을 내딛었다. 우리 집 근처에 초등학교가 하나 있다. 운동장을 한 바퀴 돌면 150m 정도가 된다. 첫 날은 운동장 5바퀴 뛰는 것도 힘이 들었다. 숨을 헐떡이며 걷다 뛰다를 반복하면서 겨우 다섯 바퀴를 돌았다. 그 다음 날은 한 바퀴를 더 늘려 6바퀴를 돌았다. 그 다음 날엔 7바퀴. 그러자 종아리에 알이 배겼다. 뛰는 것도 더 어려워 뛰는 것보다는 걷는 것이 더 많았다. 그래도 참고 그 다음 날엔 8바퀴를 돌았다. 매일 한 바퀴씩 늘려갔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자 30바퀴를 돌 수 있었다. 몸과 정신이 습관으로 된 것이다. 최종적으로 130바퀴 정도를 뛰었다. 아마도 20km 정도가 되었으리라.


그러다 현대중공업에서 개최한 산악 마라톤 11.08km를 완주했고, 하프 마라톤(22.0975km)을 10번 정도 완주했다. 시간과 사정이 맞지 않아 정식 마라톤 대회에 완주는 하지 못하였지만, 44km정도를 뛴 적도 있었다. 처음부터 마라톤을 완주하라고 했다면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씩 양을 늘려 뛰다보니 결국은 마라톤 거리보다 더 긴 거리를 달릴 수 있었다. 글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문장을 아주 짧게 적으면 된다. 그것에다 자신이 의도하는 말을 추가해 나가거나, 짧은 두 문장을 연결하여 나간다면 자신이 원하는 완성된 하나의 문장을 적을 수 있다. 그리고 한 문장, 두 문장 이렇게 적다보면 단락을 적을 수 있고, 한 단락 두 단락을 적다보면 한 편의 완성된 글을 적을 수가 있다. 이때 주의해야할 점은 한 문장이 60자가 넘지 않게 적는 것이다. 그래야 의미 전달이 분명해진다. 만약 한 문장이 60자가 넘게 될 경우에는 중간에 쉼표를 넣어 띄어주면 된다. 보통 워드 한 줄은 10pt로 했을 경우 45자 정도가 된다. 나의 경우 한 문장을 한 줄의 반을 넘기지 않으려 노력한다.


자, 이쯤에서 본래의 내용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라’로 돌아간다면, 달리기를 예로 들었으니 더 첨언하고자 한다. 150m 즉 운동장 한 바퀴를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가 걸릴까? 아무리 초보자라도 1분이 걸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30바퀴를 달리는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30분이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쓰는 방법만 알면 30문장을 쓰는데 30분이 걸리지 않는다. 물론 쓰는 방법을 모르면 1시간이 걸릴 수도 두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참고로 30문장 정도가 되면 A4 한 장 분량이 된다. 글은 어차피 퇴고를 해야 한다. 처음 쓸 때는 글이 나오는 데로 막 써보기를 권한다. 그렇게 해보면 30분에 A4용지 한 장 분량의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문장에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되는지와 어휘 사용은 적절한 지를 살핀다. 필요 없는 내용은 삭제를 하고, 추가할 내용은 추가하고, 같은 내용은 같은 단락으로 묶는 작업을 한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려고 하면 글이 막혀 나오지 않게 된다.


처음에는 문장을 짧게,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막 써나간다면 어느 정도 분량의 글이 나오고 그것을 퇴고한다면 잘 되든 못 되든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그런 연습을 반복하여 하다보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어 글의 형태로 표현하게 되는 시점에 도달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글을 쓸 시간을 만드는 것이 글을 잘 쓰는 능력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 성립하게 된다. 글을 쓴 후에 첨삭을 받을 수 있다면 글을 잘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는 것도 글 쓰기 능력을 배양하는데 유효하다.


글을 쓰는 시간은 미리 정해서 계획을 잡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시간 글을 쓴다. 이렇게 정해도 좋고, 저녁 자기 전에 반드시 1시간은 글을 쓰겠다고 정할 수도 있다. 아니면 일을 마치고 난 후 카페에 가서 글을 쓰겠다든지 나름의 형편에 맞추어 글을 쓰는 시간을 정하고 써야 한다. 책 한 권의 분량은 A4 용지로 100장 내외이다. 하루에 1Page씩 글을 쓴다면 100일이면 책 한 권 분량의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이다. 하루 두 장씩 쓴다면 2달이 채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먼저 한 자라도 적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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