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고집을 버리면 새로운 지평을 알게 된다.
사람이 살다보면 다른 사람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나는 항상 가족에게는 글 쓰는 아빠였고 남편이었다. 2002년 등단을 하여 글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적도 있었고 시도 많이 적었다. 글에 대해서만큼은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할만큼 애착과 열정이 있었다. 하지만 책을 낸 적이 없었다. 작가라고 하면 책을 낸 사람을 이야기하는데, 낸 책이 없으니 작가라고 불릴 때마다 ‘내가 작가인가?’라는 반문을 하곤 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글에만 매달려본 적은 없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으나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 결혼을 하였기에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고, 가족을 부양해야 했기에 돈을 벌어야 했다. 돈 벌기에 정신이 팔려 있으니 글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생각나면 시 한편 적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놓고도 등단을 하였기에 시인으로 불리어지길 바랐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책을 내었냐고 누가 물으면 써놓은 글은 많은데 아직 내지 못했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곤 했다. 그러다가 작년(2017년) 겨울에 내년에는 꼭 책을 내자는 결심을 하였다. 임승수 작가의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를 읽은 후 구체적으로 책을 낼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그 글에는 오마이 뉴스 이야기가 나온다. 그곳에 글을 올리면 돈도 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했다. 그래서 작년 12월 15일부터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금껏 적은 글은 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시 올리는 난을 찾을 수 없어 일상적인 이야기를 산문으로 적는 ‘살아가는 이야기‘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운문을 쓰던 사람은 산문에는 비교적 약한 경우가 많다. 왜냐면 글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는 말을 압축해야 했고,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반면 산문은 하나의 완성된 문장으로 적어야하고 압축보다는 풀어서야 하며, 이미지보다는 사실을 적어야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다행한 것은 논술학원을 할 때와 자기소개서 컨설팅을 할 때, 그리고 울산 남구 20년사를 집필을 하며 산문에 대해 어느 정도 연습이 되어 있었기에 큰 어려움은 겪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산문을 쓰기 시작한 것이 이제 2개월 하고도 25일이 되었다. 이 기간 동안 나의 글쓰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오마이 뉴스에 올린 글이 기사로 선정되는 확률이 60% 정도가 넘었고 원고료도 50만 원이 넘었다. 그렇게 되니 산문에 자신감이 생겼다. 이렇게 하면 출판사에서 연락이 올 수도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에 글 쓰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런데 평소 가까이 지내던 후배를 어느 날 도서관에서 만났다. 그런데 다짜고짜 이은대 작가의 책 쓰기 강좌를 수강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처음엔 거절을 했다. 글쓰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고, 이렇게 쓰다보면 언젠가는 책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형은 구슬이 서말이나 되는데 꿰지 않아 보배가 되지 않는 겁니다. 책 낸다고 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그러고 있어요? 내 말 듣고 수강하세요.”
정말 후배는 나에게 집요하게 강권하였다. 거절하다가 이렇게 강하게 권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였고 그 강의를 수강하였다. 그리고 이은대 작가의 방식대로 따라 하기로 했다. 글을 쓴 것은 내가 오래되었지만, 책을 내는 노하우는 나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 일단 수강하기로 한 이상 내 선입관은 모두 버리기로 하고 오로지 시키는 데로만 따라했다.
아니 시키는 이상을 하였다. 첫 수강 1주 만에 책 한 권 분량인 A4 120장을 채웠다. 그리고 2주 만에 1차 퇴고를 완성하였다. 그리고 수강한 지 1개월 보름이 되지 않아 출판 계약을 했다. 그리고 2달도 되지 않아 두 번째 책을 1차 완성하여 투고를 앞두고 있고, 현재 3번째 책을 쓰고 있다.
앞으로 여건이 허락된다면 한 달에 한 권 분량의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새로운 꿈이 생겼다. 전업작가가 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 지금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글을 쓰는 것이고, 글을 쓸 때 행복하다. 그런데 한 가지 제약이 있다. 그것은 가장으로써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 전업 작가로서 살아간다는 경제적인 여건이 뒷받침 되지 않는 한은 쉽지 않다.
베스트셀러 작가라도 인세만으로 살기 어려운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앞으로 내가 풀어야할 숙제이다. 하지만 자신 있다. 시간이 좀 걸릴지 모르겠지만 안 될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난 재미있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머리 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아무리 노력하는 사람도 노력하면서 재미있게 하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난 지금 노력 자체가 재미가 있기에 글로써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
이 강좌를 수강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책을 출간하지 못했을 것이다. 살다보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할 때가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고집을 버리고 명근이 말을 들었기에 글을 쓰는 또 다른 길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선입관을 버리고 이은대 작가의 강의에 충실했기에 책을 낼 수 있었다. 이 글을 빌어 후배 명근이와 이은대 작가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