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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창영 Mar 22. 2018

빗물에 타버리겠네

*빗물에 타버리겠네    


머리 위에 떨어지는 물은

빗물이 아니었다. 눈물이었다.   

 

맨날 사랑칼에 베인 손으로

마시는 술이었다.


술은 또 다시 몸 속 기관을 베었다.    

풀그럴 뿔그럴 끓어오르며

일어나는 내장들의 반란   

 

꺼이꺼이 비 내리는

어둠 속 산길을 걸어

지금 난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참꽃 짓이긴 꽃물로

보랗게 보랗게

그토록 예쁜 색깔로 아파했으면


그리운 사람이 우연이라도 

앞에 서 있어줄 것만도 같은데.    


빗물에 온 몸이 타버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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