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커피와 토스트

자신을 데리고 나가 힐링을 시켜라

by 윤창영

*고양이와 커피와 토스트


이 시대를 사는 여자들은 피곤하다.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전업주부라 하더라도 집안일과 아이를 키우는 것도 쉽지 않다.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에 지치기도 한다. 그럴 때는 혼자 밖으로 나가서 충전할 것을 권하고 싶다. 일주일에 한번쯤은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어야 한다.


먼 곳으로 계획된 여행도 좋지만, 그것은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고 매주 하기에는 시간상으로 무리가 따른다. 우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서점에 가서 책을 읽는다든지, 카페에 간다든지, 영화를 본다든지, 찾아보면 자신에게 맞는 것이 있을 것이다. 고생한 자신을 위해 위로해주는 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아내는 지금 혼자 바다로 가서 놀고 있다. 오늘도 가족 카톡에 사진이 올라왔는데, 웃는 모습이 너무 해맑다. 아내는 가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나도 그런 시간을 가지라고 적극 권한다. 울산 바닷가에 가면 주전 마을이 있다. 주전에는 ‘그냥’이라는 카페가 있는데 주인이 화가이다. 카페 옆에는 근사한 마당도 있는데, 고양이들이 한 10마리 정도가 산다.


‘그냥’이란, 낱말 ‘그냥’을 뜻하기도 하지만 고양이를 지칭하기도 한다고 한다. 지인의 소개로 그곳에 갔었는데, 내 정서와 너무 잘 맞았고 아내도 좋아할 것 같아 함께 간 적이 있다. 그때 아내는 그곳에서 파는 소품인 고무신 두 켤레를 주문하였다. 그 고무신은 주인과 친분이 있는 화가가 직접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오늘, 전에 주문한 고무신을 찾으러 ‘그냥’ 카페에 갔단다. 그런데 주인이 없었단다. 다음은 아내와 내가 주고받은 문자다.


“그냥 카페 사장님은 영천 놀러 가시고, 전화했더니 비밀번호 가르쳐 주셔서 난 빈 집에서 고양이들과 차 한잔!”

“하하, 멋져요.”

“당신 덕분에 좋은 곳 알게 되었네요. 고마워요.”

“그것을 즐길 줄 아는 당신이 정말 멋져요.”

“야옹이 다섯 마리와 놀다가 바다 보면서 커피 마시고, 토스트 먹고 있어요.”

“정말 잘 하고 있어요. 좋은 시간 보내고 오세요.”

“그런데 이곳 주인은 저보다 한수 위인 것 같아요. 손님 없다고 카페 닫고 혼자 영천으로 여행을 떠났다네요. 그리고 한번밖에 안 본 저에게 가게 비밀번호까지 가르쳐주고, 앞으로 자주 와야겠어요.”


밤에 아내와 만난다면 바다와 고양이와 토스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쉴 새 없이 떠들어댈 아내를 생각하면 괜히 즐거워진다. 별 것 아닌 일상일수도 있겠지만 이런 소소한 일상들이 아내에게 힘이 되는 것 같다.


“일상에 지친 아내들이여, 자신을 데리고 나가 힐링을 시켜 주시라.”


아내들은 사실 시간을 내기가 쉽지가 않다. 특히 아이들이 어리다면 생활이 아이 위주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자신만의 시간을 포기하면 안 된다. 찾으면 방법은 찾을 수 있다. 찾겠다는 의지가 문제라 생각한다.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그래야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고, 그런 행복을 가족들에게도 줄 수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을 권하지만, 익숙하지 않다면 가까운 친구와 함께 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한다면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아내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부부 생활 공식-짜증 바이러스, 예방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