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름, 다시 시를 쓴다.
고인 물은 썩는다.
썩은 물에는 고기가 살 수 없다.
가슴에 물이 고여 탁해지면
생각의 혈관을 막아
더 이상 가슴을 뛰게 하지 못한다.
태풍 쁘라삐룬이 다가오자
카페 큰 유리창엔 비가 내린다.
가슴에 있는 둑을 허물고
이 비로 가슴을 씻어 흘러가게 한다.
마른 강 바닥 같은 혈관을 이 비로 채운다.
가슴이 뛴다. 설렘이다.
내 가슴을 뛰게 한 비를 너에게로
흘려보낸다.
이것이 소통이다.
이것이 사랑이다.
비로소,
가슴 속에는 시의 고기들이 파닥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