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물집

by 윤창영

이야기가 있는 시 1


*어머니의 물집


며칠 동안 어머니 손에 물집이 잡혔다. 약을 발라도 낫지를 않는다. 쓰린 고통을 참아가며 어머니는 또 콩나물을 놓는다. 물을 만지지 말아야 낫는데, 물을 만지니 세균이 마를 날이 없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자식의 마음도 편하지 않다. 하기 쉬운 말로 나이 든 사람은 움직여야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물집 잡힌 손을 보니 내 가슴에 물집이 잡힌 것처럼 쓰라리다.

경제 사정은 나날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내 나이도 적은 것이 아니라 어디 일할 곳도 없다. 그렇다고 벌어놓은 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창업을 하기란 엄두를 내지 못한다. 새로 시작하여 성공하기보다는 실패하는 비율이 몇 배 더 많기 때문이다. 나라고 특별한 재능이 없기에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어 우물쭈물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세월은 흘러간다.

그렇다고 좌절하거나 절망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고 나의 상황도 변화되어 더 좋아지리란 것을 굳게 믿고 있다.


어머니의 물집


어머니 손에 물이 집을 지었다.

콩나물을 놓는 87세 노모.

55세 백수 자식에게 조그만 보탬이 될까

콩나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노모.

물을 만지지 말아야 낫는데

매일 콩나물을 키우기에

물집 마를 날 없다.


백수 자식 가슴 가득 물이 집을 지었다.

경제 사정은 어렵고

나이는 들었고

벌어 놓은 돈은 없고

몸은 허약해졌다.


효도하겠다던 약속은

선고공약처럼 공허한 약속이 되어버렸다.

호미처럼 구부러진 허리.

콩나물 수레에 의지해 걸어가는 걸음.

걸음, 걸음에

내 가슴 속 물집이 터졌다.

방울, 방울

눈물 걸음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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