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가슴에 꽃으로 못치는 일
1990년 10월 19일, 가슴 설렘 설렘하며 아내를 만났다. 그 다음해 우리는 결혼했다. 결혼할 당시 아내가 든 부케의 꽃만 보였다. 부케 속 손에 쥐고 있는 것이 못 인줄 몰랐다. 그것은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살아보니 현실은 꽃만 있는 것이 아니더라. 꽃과 연결된 보이지 않는 줄기인 못도 있다는 걸 알겠더라.
결혼한 지 28년째. 서로 싸우기도 하고, 한때는 이혼을 들먹이며 서로의 가슴을 병들게 만들었다. 지나보니 알겠더라. 사랑은 서로의 가슴에 꽃으로 못을 치는 일이라는 걸. 지나보니 알겠더라. 서로 그토록 싸우고 아파한 것이 가슴에 박힌 못 때문이라는 걸. 보살피지 않으면 그 못은 쉬이 녹슬어 가슴에 염증을 생기게 한다는 걸.
꽃의 향기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어두운 땅 속의 자양분을 퍼 올려 꽃잎에 퍼지게 해야지만 향기가 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서로의 자양분이 되어줄 때, 서로의 가슴에 든 아픔을 꺼내어 어루만져 줄 때, 아름다운 사랑이 된다.
사랑이란 가슴에 꽃으로 못을 치는 일이다. 아픔을 향기로 만드는 일이다.
꽃으로 못 치는 일
사랑할 때 눈에는 꽃만 보인다.
결혼할 때 신부는 꽃을 들고
신랑은 그 꽃을 보지만
숨겨진 꽃가지는 못으로 되어있다.
결혼이란 서로의 가슴에 꽃으로
못을 치는 일이다.
다른 가슴으로 한 가슴이
흘러가지 못하게 고정시키는
꽃으로 된 못.
가슴에 못 박혀
때로는 아프기도 하지만
꽃향기는 그 아픔까지 행복하게 한다.
가슴에 못이 박혀있어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결혼이란 그 염증을 관리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슴이 곪아 터지게 되고
꽃향기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게 된다.
사랑이란
가슴에 꽃으로 못치는 일이다.
아픔을 향기로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