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사의 재택근무는 잘되고 계십니까?
코로나는 세상을 참 많이도 바꿔놓았다. 학교에서부터 정부, 기업, 그리고 우리의 일상생활까지 코로나 전과 후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방식과 회사에서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 그리고 우리가 주말을 또는 저녁시간을 보내는 모습들이 모든 것이 달라졌다.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회사는 재택근무로, 그리고 일상은 마스크를 낀 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아닌 프라이빗한 공간을 선호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잘 대응한 곳은 코로나 이후 더 성장하기도 하고, 이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한 곳은 폐업을 하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이러한 달라진 세태 속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바로 어떻게 빠르게 대응하는가,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솔루션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은 코로나로 인해 두 가지 부류로 나누어졌다.
학생들이게 EBS에서 제공해주는 동영상을 제공해주고 배움 노트를 제출했는지 확인해주는 감시자 역할을 하는 선생님과, 본인이 직접 녹화를 하거나, 화상 수업 형태로 적극적으로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교실에서 하던 수업 이상을 해내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선생님으로 나누어졌다.
이 경우, 누가 봐도 감시자의 역할을 하는 선생님은 굳이 교사 자격을 가진 사람이 아니어도 대체될 수 있는 그 정도의 역할만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선생님들의 역할 인식에 대해서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정말 몰랐을 수도 있었을 가르마가 선생님들 사이에 생긴 것 같다.
기업은 어떨까? 기업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너도 나도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고, 어떤 기업에서는 재택근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이번 위기를 기회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이해 노력하고 있지만, 어떤 기업에서는 얼른 재택근무 지침이 철회되고 기존 근무 형태로 복귀되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조직도 있을 것이다.
두 기업 간에 어떤 리더십의 차이가 존재할까?
재택근무처럼 비대면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 경우, 업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는 왜 발생할까?
일반적으로 팀장이 팀원에게 업무 지시할 때를 생각해보자. 과제의 목적은 무엇이고, 그래서 기대하는 결과물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할 텐데, 그런 설명에 있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뭔 말인지 알지?'라고 얘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이다. 또는 그런 말을 입에 달고 있는 팀장도 있을 것이다.
사실 '뭔 말인지 알지?' 란 말의 의미는 '나도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대략적으로는 이러이러한 의미인 것 같으니 당신은 제대로 이해를 했으면 해.'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업무 지시를 하는 경우, 지시를 받는 팀원의 경우, '그게 무슨 말이에요?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반문하는 팀원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결국 그대로 '알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하게 될 것이고, 어떻게든 그 의미를 해석하여 해볼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런 식의 업무지시가 이루어지는 조직에서는 업무를 지시하는 팀장도, 업무 지시를 받는 팀원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팀장은 Fact가 아닌 감각을 동원해서 그 내용을 설명해주려고 하고, 팀원은 최대한 팀장이 얘기하는 어투나 눈빛, 표정, 손동작, 말하는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시한 업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즉, 어떤 팀장의 경우, 말로 하는 지시에 덧붙여 그 외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업무를 지시하기 때문에 업무 지시가 대면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업무 지시를 메일로 하거나, 온라인 화상 형태로 지시를 하게 될 경우, 제대로 의미 파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늘 리더십에서 강조하고 있는 '명확한 업무 지시'라고 하는 것들이 잘 안 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감각을 동원한 업무 지시는 사람마다 감각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니까.
이렇듯 준비되지 않은 팀장의 경우, 비대면 형태로 업무를 지시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고, 재택근무는 우리 조직에 시기상조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은 조직이 준비가 안된 게 아니라 본인이 안된 것일 텐데 말이다.
물론 이러한 재택근무를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조직과 팀장들도 많이 있다. 업무 지시에 있어 메일 형태든 화상 형태든 별로 어렵지 않게 전달하고 피드백 주는 리더들도 여전히 많이 있다.
오히려 비대면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더 효과적이고 긍정적인 측면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불필요하게 수행해왔던 것들이, 또는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해오던 것들이 이러한 비대면 형태의 업무 수행을 통해 오히려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팀장들이 명확한 업무지시를 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바로 비대면 업무지시를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유일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그동안 얘기하던 뉴 노말이 지금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뉴 노말에 잘 적응하는 조직은 더 활성화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조직은 뒤늦게 이를 따라가기 위해서 Follower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비대면 리더십은 지금 뉴 노말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리더십일 것이다.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비대면 리더십을 위해서는 이를 꼭 명심하고 업무 지시에 내가 어떤 식으로 하고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