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개고

원래 사는 건 고통이다

by 샤냥꾼의섬

일체개고. 이 세상 모든 것이 고통이다. 이 말의 뜻은 사는 것은 '고'다. 사바세계다, 라는 부처의 또 다른 말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 말은 잘 뜯어보아야 한다. 삶이 곧 고통이라는 부처의 말은 그냥 고통만이 존재한다는 말이 아니다. 즐거움, 즉 '락'이 있으니 '고'가 있다는 말이다. 즐거움이 있으니 고통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어떤 현상에 대해 그리 즐거워하지도 않고 그리 슬퍼하지도 고통스러워하지도 않는다면 우리는 세상의 모든 근심에서, 좋고 싫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모든 일이 인연 따라 일어난다. 그저 일어나기에, 우리는 선택을 하는 자에 가깝다. 결과는 우리의 노력과 무관히 벌어지기도 하고, 유관하게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그저 다가오는 인연을 받으며 성실하게 살면 그만이다. 나는 이 말의 뜻을 경험을 통해 느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나의 영혼을 위한 일이었다는 것도 시간이 지나자 알게 되었다.


세상은 영혼의 역할극이다. 누군가는 악역을 맡고 누군가는 선역을 맡는다. "그래 지금 생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진다. 그저 왔다 가는 게 인생이라는 말은 우리가 곧 영혼이라는 말도 포함이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영혼의 존재를 믿으면서, 자신이 영혼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이것을 자각한다면, 몸에서 벌어지는 일들, 나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크게 휘둘리지 않게 된다.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신을 원망한다고 해서, 신을 찬미한다고 해서 일어날 일이 일어나지 않는 법은 없다. 불교에서는 인연이라고 하며 가톨릭에서는 주님의 뜻이라고 한다. 그저 주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없이 소리쳐봤자 소용이 없다. 그럴 때일수록 이번 생에는 이런 경험을 하는구나 자각하면서 자신을 더 들여다봐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 그 일로 무언가를 깨닫게 되면 다음 생에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영혼은 성장하기 위해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한다. 배움은 주로 고통 속에서 일어난다. 그러니 법륜스님의 말처럼 도를 아는 자는,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아는 자는 고통이 선물인지 안다.


그럼에도 고통스럽다. 고통은 고통이니까. 그럼에도 이렇게 '생각하고 믿는다면' 고통에서 조금 덜 괴롭지 않을까. 성실하게 살아도 불운이 겹칠 때가 잦다. 그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법륜스님의 말을 빌리면 이러하다.


"지금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감사 기도를 하면서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도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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