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있다

여행은 반드시 끝이 난다

by 샤냥꾼의섬


결국은 끝이 존재하는 여정이다.

주어진 삶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살아간다. 이 삶이 끝이 정해져 있는 여정이며, 끝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 여행이라는 걸 종종 떠올려준다면, 지금 나에게 일어난 일을 바라보는 시선이 묘하게 달라질 것이다. 어차피 지나갈 일이기 때문이다. 하루 또 하루 이번 생에 주어진 몸은 점점 낡아간다.


나는 조용히 이번 삶을 바라본다. 종종 이런 시선으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뒤돌아 더듬는다. 쉬운 적이 한번도 없었던 여정이다. 힘든 여정이었다. 지금도 힘겹게 버티는 중이다. 그럼에도 즐거웠던 적이 없었던 건 아니다. 힘든 여정 속에서 행복의 순간과 사랑이 넘치던 순간도 존재했다. 지나온 길을 바라보며 나는 불평과 불만을 접는다. 지나온 시절이고, 사라진 시간이다. 오직 나의 머릿속에서 존재하는, 많은 부분에서 불완전한 조각이다.


밖에서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있는데 이런 생각이 찾아왔다. 하루 중 좋아하는 맥주 한잔을 마실 기회가 있고, 그것을 마실 돈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가. 덧없지, 덧없는 인생이다. 그러나 즐거운 것도 있는 인생이고 선물 같은 인생이기도 하다. 행복이 있어 불행이 있다. 큰 것이 있으니 작은 것이 있다. 모든 것은 결국 마음이 그리는 그림이다. 주어진 불행에서 버티고 또 버티면 어떤 작은 행운이라도 올 것이다. 오늘도 내게 '주어진' 균형을 느끼며 길을 걷는다.


짧게 혼자서 웃는다. 외롭고 힘들어도 길 위의 일이며 여정 중의 사건일 뿐이다. 이 또한 지나갈 일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 것이다. 나는 지금 이 순간 이렇게 인생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삼시 세끼를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대부분의 원을 이룬 인생을 살고 있다. 지나고 보니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다 이루어져 있었다. 선택과 성실은 나의 것이지만 결과는 나의 것이 아니다. 그러니 이런 귀한 경험을 만들어준 신께 감사하다. 지금이 너무 힘겹고 지치지만 그럼에도 감사하다.

작가의 이전글러닝은 수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