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성쌍둥이
그날도 병원에 들러, 동생들과 놀아주고 있었다. 종일 답답한 병실에 갇혀있는 게 안쓰러워, 로비로 내려가 쌍둥이를 내 허벅다리 하나씩 차지해 앉혀놓고 한참을 놀아줬다. 멀리 보이는 안전문이 열렸다 닫히며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달달한 뽀로로 음료수를 사주기도 했다. 유모차에 태워 한 바퀴 돌기도 하고, 폴더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설령 이 조그마한 것들이 정말 내자식이어도 내가 그 사람에게 욕을 먹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 녀석들이 정말 내 자식이라면, 그 어려운 결혼과 임신, 출산도 기꺼이 해낼 수 있을 테니, 아줌마가 퍼붓는 쌍욕이 아프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