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햇살, 시원하게 즐기는 6월의 전시 추천 3

by 데일리아트

아트사이드갤러리 《All makes sense》
금호미술관 《2025 금호영아티스트 2부 KUMHO YOUNG ARTIST 2》
모다갤러리 《한국현대미술 거장전: AGAIN LEGEND AGAIN》

부쩍 뜨거워진 6월, 더운 야외활동보다는 시원한 실내활동이 조금 더 끌리는 시기다.

감각을 깨우는 회화의 질감부터 일상의 서사를 담은 신진 작가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들까지.
지금, 깊이도 다채로움도 놓치지 않은 세 가지 전시가 당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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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makes sense》 전시 포스터 /제공: 아트사이드갤러리

1.《All makes sense》

2025.05.15 - 06.14, 아트사이드갤러리

참여작가: 홍성준, 유정현, 강준영

‘촉지적(haptic)’이라는 말이 있다. 단순히 손으로 만지는 ‘촉각’과는 조금 다르다. 눈으로 보고, 몸 전체로 감각하는 감정에 가까운 경험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스치듯 빠르게 흘러가는 이미지 속에서 우리는 ‘느끼는’ 감각을 점점 잊고 산다.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 《All makes sense》는 이런 시대에 역행하듯, 회화라는 물질적 감각을 온전히 느껴보자고 제안한다. 강준영, 유정현, 홍성준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눈으로 만질 수 있는’ 회화를 통해, 감각의 문을 다시 여는 자리다.

홍성준의 화면은 마치 사진처럼 매끄럽다. 구름, 비눗방울, 얇은 비닐처럼 투명한 것들이 만들어내는 ‘겹’의 이미지를 통해 환영적인 장면을 그린다. 그 부드러운 표면 아래에는 작가의 수행적인 시간이 깃들어 있다. 캔버스 뒤편에서 미디엄을 바르고, 말린 뒤 샌딩하고, 다시 에어브러시로 지우고 덮는 과정이 반복된다. 그렇게 태어난 화면은 기계처럼 깔끔하면서도, 묘하게 촉각을 자극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특수 물감을 사용해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신작을 선보인다.

유정현은 물감의 흔적이 만들어내는 시간의 결을 이야기한다. 거칠고 유려한 붓질은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는 작가의 즉흥적 결정이 켜켜이 쌓인 흔적이다. 최근에는 그 유연한 붓질 위에 반듯한 수평선을 삽입하며, 화면에 긴장감을 더한다. 식물의 형상이 떠오르기도 하고, 완전히 추상적인 인상도 주는 이 이중적인 구조는 관람자의 감각을 끊임없이 뒤흔든다.

강준영의 작업은 가장 따뜻한 감정, ‘사랑’을 이야기한다. 흰색 계열의 화면 위에 마치 케이크를 바르듯 두텁게 쌓인 물감은, 그 자체로도 감각적인 경험이 된다. 표면에 남겨진 마띠에르는 말 그대로 ‘손으로 만지고 싶은’ 질감을 만들어낸다. 전시장 중앙에 놓인 세라믹 조각은 회화의 표면을 공간으로 확장시키며, 촉각을 더욱 입체적으로 자극한다. 유약으로 마감된 세라믹은 거친 흙의 성질을 부드럽게 감싸 안고, 작가 특유의 핑크색과 화려한 장식이 만나 물성에 대한 새로운 감흥을 불러온다.

전시 제목 《All makes sense》는 중의적인 의미를 지닌다. ‘모든 감각이 작동한다’는 말이자, ‘이제야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이해된다’는 표현이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피로가 일상이 된 우리에게, 본래 인간의 감각에 가까운 경험을 회화라는 아날로그 매체를 통해 되찾게 한다. 눈으로 만지고, 마음으로 느끼는 회화. 이 전시에서는 그 모든 것이 비로소 ‘자연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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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금호영아티스트 2부 KUMHO YOUNG ARTIST 2》 전시 포스터 /제공: 금호미술관

2.《2025 금호영아티스트 2부 KUMHO YOUNG ARTIST 2》

2025.05.09 - 06.15, 금호미술관

참여작가: 강나영, 유상우, 주형준

금호미술관은 오는 6월 15일까지 《2025 금호영아티스트》 전시의 2부를 개최한다. 금호영아티스트는 2004년부터 젊은 작가들의 첫 개인전을 지원해 온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총 6명의 작가가 선정되었다. 2부 전시에서는 강나영, 유상우, 주형준 세 작가가 각자의 시선을 담은 개인전을 선보인다.

강나영은 ‘돌봄’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매체로 풀어낸다. 특히 장애가 있는 가족과 외출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영상과 설치 작업을 통해, 육체적‧정서적으로 집중을 요하는 일상의 무게와 그 안에 깃든 관계의 온도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반복되는 일상의 돌봄이 개인의 몫으로 남겨진 사회적 구조에 대한 질문도 함께 던진다.

유상우는 사라져가는 자연의 감각에 주목한다. 시카고 도심에서 수집한 버려진 식물들을 설치 작업으로 재구성해, 시간의 흔적을 담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작품은 전시 기간 동안 천천히 퇴색되고, 전시 후에는 자연으로 돌아가 생명의 일부가 되는 방식으로 생태적 순환을 실험한다.

주형준은 우리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소박한 소원을 이야기한다. 전시의 주인공 ‘Q’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가는 인물로, 작가는 선명한 선묘와 입체적인 화면 구성으로 Q의 감정을 따라가는 여정을 그려낸다. 그의 회화는 관객이 서사를 직접 걸으며 따라가게끔 유도하는 구조를 통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세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감각하고, 기억하고, 그려낸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잊기 쉬운 감정과 관계, 자연의 숨결을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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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미술 거장전: AGAIN LEGEND AGAIN》 전시 포스터 /제공: 모다갤러리

3.《한국현대미술 거장전: AGAIN LEGEND AGAIN》

2025.04.22 – 06.28, 모다갤러리

참여작가: 김구림, 이건용, 한만영, 김강용, 이희돈, 고영훈, 이석주, 강형구, 정복수, 이목을, 이이남, 고상우

모다 갤러리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12인을 한자리에 모은 대규모 기획전 《한국현대미술 거장전: Again Legend Again》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끌어온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그 변화의 궤적과 동시대적 의미를 되짚고 미래의 방향성을 함께 살펴보는 자리다.

참여 작가는김구림, 이건용, 한만영, 김강용, 이희돈, 고영훈, 이석주, 강형구, 정복수, 이목을, 이이남, 고상우 등 각기 다른 장르와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회화와 설치, 미디어아트까지 다양한 형식의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미학적 언어를 구축해온 작가들이다.

전시 제목 ‘Again Legend Again’은 전통과 실험, 현실과 상상 사이를 가로지르는 한국 현대미술의 지속성을 의미한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한국 미술의 지형을 그려왔고, 그 흔적은 오늘의 시선으로도 여전히 생생하게 다가온다.

특히 300호 이상의 대형 회화를 비롯해,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장르가 전시장에 펼쳐지며 압도적인 스케일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깊이와 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드문 기회로, 전설로 불린 이름들이 어떻게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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