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상담소-예술에 길을 묻다③]

by 데일리아트

Q: 안녕하세요, 스물한 살의 ‘소심남’이랍니다. 숫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대학생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는 있는 듯 없는 듯,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를 잘 아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세심하고 온화하다는 칭찬을 받고는 합니다. 얼마 전에 가슴 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친하게 지내던 이성 친구에게 고백했다가 차였거든요. “너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냥 친구로 남는 편이 좋겠어. 제일 좋은 친구를 잃고 싶지 않거든.” 그랬던 그녀가 몇 달 뒤, 제 친구와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달리 덩치도 크고 남자답고 여자친구가 늘 바뀌는 녀석입니다. 소위 ‘알파남’이라고 불리는 녀석이죠. 제 이성 친구들은 제가 좋다고 말하지만, 막상 사귀는 사람은 저와는 전혀 다른 ‘상남자’들입니다. 저는 그들에게 남자로 보이지 않나 봅니다. 남성으로서의 매력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니 자괴감이 듭니다. 제가 이러려고 남자로 태어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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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A: 안녕하세요, 소심남님. 저는 왜 요즘 ‘알파남’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알파 메일(alpha male)’은 동물행동학에서 우두머리 수컷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인간 세계에서는 능력, 재력, 외모 등이 뛰어난 남성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알파 메일이란 말에서 자신감 있고 지위가 높은 남성을 떠올립니다. 요새는 그저 여자를 잘 꼬드겨 넘어오게 하는 남자에게도 이 호칭을 부여하는 것 같네요.

제가 생각하기에 당신은 소심할지는 몰라도 ‘남자답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세심하고 온화한 면은 젊은 남성에게서는 보기 드문 기질입니다. 저는 고정된 남성성이 존재한다고 믿지는 않습니다만 통념적 의미에서의 남성성에 관해 당신과 이야기해 볼 필요는 있는 듯합니다. ‘좋은’ 의미로서의 남성성은 독립성, 용기, 책임감, 단호함 등을 뜻합니다. 저는 현대 사회에서 남성에게 특히 필요한 기질이 책임감과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집단에서 제일 높은 서열을 지닌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책임감과 용기가 필요한 법입니다. 책임감과 용기는 남녀관계에서도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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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남녀관계는 서열과 권위가 필요하지 않은 평등한 관계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는 알파도 베타도 오메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젊은 여성 역시 젊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미숙합니다. 미숙한 여성은 남성의 거칠고 공격적인 면을 ‘남자답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이성에게 느끼는 매력 포인트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바뀝니다. 젊은이의 사랑은 순수하고 아름답지만, 책임감과 헌신은 찾기 힘듭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은 그저 느끼고 즐기는 것만이 아닌, 행동을 통해 지켜나가는 무언가로 변합니다.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가 감독한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 2017)>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주인공 수전은 소설가를 꿈꾸는 남편 에드워드가 나약하고 무능하다고 여깁니다. 수전은 결국 그를 버리고 성공 가도를 달리는 부유한 남성과 결혼합니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나약하고 무능한 남성이 아닙니다. 예술가로서의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노력합니다. 또 사랑하는 아내와의 관계를 지키려 애씁니다. 그러나 ‘가짜 남성성’에 끌린 수전은 그를 버립니다. 그러나 수잔이 새로 고른 남편은 외도를 일삼습니다. 게다가 수잔과는 소통하려 들지 않지요.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자 동성애자인 톰 포드는 영화를 통해 진정한 ‘남성성’에 관해 묻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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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요즘 여자들은 이른바 상남자 스타일보다는 적당한 양성성을 지닌 남성을 좋아합니다. 연하남이 인기 있는 이유도 그들이 기성세대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권위적이지 않고 여성과 소통할 줄 압니다. 과거에도 여성성과 남성성을 동시에 지닌 남자는 늘 인기가 있었습니다. 일본의 고전 소설 <겐지 이야기”>의 주인공 겐지 역시 부드럽고 아름다운 남성으로 묘사됩니다. 요즘 인기를 끄는 아이돌 그룹의 남성 멤버들 역시 여성보다 더 아름다운 외모와 부드러운 태도를 지니고 있지 않습니까. 당신은 내성적이지만 사려 깊고 배려할 줄 아는 남자입니다.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서 당신의 매력을 극대화해 봅시다. 여러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 결정을 내리다 보면 소심함을 신중함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신중한 남성이 중요한 순간에 단호한 모습을 보이면 이보다 더한 반전 매력은 없습니다. 신중하고 온화하고 배려할 줄 알고 책임감이 있고, 때때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남자야말로 진정한 상남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젠가 당신을 놓친 그 사람이 다시 다가온다면, 제발 웃으며 말해주세요. “이제는, 내가 더 좋은 사람을 기다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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