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근의 미술과 술 ⑨] 르누와르의 샴페인

by 데일리아트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로 잘 알려진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Pierre-Auguste Renoir, 1841~1919)의 〈뱃놀이 점심 파티 (Luncheon of the Boating Party)〉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명화다. 르누아르가 40대 초반에 그린 그림으로, 엄격히 말하면 뱃놀이 후에 센 강변의 '레스토랑 메종 푸르네즈'에서 지인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이다. 이 그림은 인상주의 화가로서의 르누아르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그림 이후 스스로의 한계를 깨달은 르누아르는 다시 신고전주의를 추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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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뱃놀이 점심 파티, 1880–81 ⓒThe Phillips Collection

그림 속 르누아르의 지인들을 살펴보면, 그림의 오른쪽 아래의 짚으로 만든 선원용 모자를 쓴 속옷 차림의 젊은 남자는 르누아르와 가깝게 지내던 인상주의 화가 귀스타브 카유보트(Gustave Caillebotte) 이고, 그림 왼쪽 아래의 꽃이 장식된 모자를 쓰고 강아지를 들고 있는 여인은 후에 르누아르의 부인이 된 알린느 샤리고(Aline Charigot)다. 또 그림 가운데에 뭔가를 마시는 꽃을 단 모자를 쓴 한 여자는 드가의 그림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Absinthe Drinker)>의 모델이며 배우인 엘렌 안드레(Ellen Andree)다.

이 그림의 배경인 레스토랑 메종 루르네즈는 1857년 전직 보트 목수인 알퐁스 푸르네즈(Alphonse Fournaise)와 요리사인 그의 아내가 관광 무역을 위해 파리 인근의 샤토(Chatou)에 보트 대여소, 레스토랑 및 소규모 호텔을 열면서 시작된 곳이다. 이곳은 당시 금융가, 정치가, 인근 화가들의 만남의 장소였지만 1906년에 문을 닫았다. 이후 1990년에 샤토 마을의 주도로 프랑스 예술인들과 미국 민간 자금으로 복원되었으며 현재는 레스토랑에 박물관까지 같이 있어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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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레스토랑 메종 푸르네즈

1868년부터 1884년까지 "이 레스토랑에서는 언제든 나를 찾을 수 있을거다"라고 말할 정도로 르누아르는 이곳을 자주 방문하였고 또 그가 많은 작품의 영감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르누아르를 기념하는 샴페인인 샴페인 하우스 크리스티앙 세네즈의 뀌베 르누아르(CUVEE RENOIR)는 르누아르 재단이 공식 인증하였으며, 르누아르가 결혼하며 정착한 마을이고 마지막 여생을 보낸 에수아에(Essoyes) 마을의 샴페인이다.

에수아에는 르누아르가 1896년 그 곳에 집을 마련해 1919년 죽기 전까지 작품 활동을 하던 곳이었으며 그가 사랑하는 부인 알린느 샤리고가 태어난 곳이다. 그가 살던 집은 2017년부터 르누아르 박물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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뀌베 르누아르(CUVEE RENOIR)와 르누아르의 '도시에서의 무도회’

이 지역의 샴페인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르누아르의 작품과 연계해 홍보하기로 하고 2014년 지역 내 10개 샴페인 회사의 샴페인과 르누아르의 작품과 하나씩 연결시키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와인 생산자, 소믈리에, 와인 저널리스트 등이 모여 각 와이너리의 샴페인을 시음한 후 그 맛과 향에 르누아르의 작품을 연계시킨 것으로 뀌베 르누아르의 라벨에는 르누아르의 작품인 <도시에서의 무도회(Danse a la ville)>가 그려져 있다.

르누아르는 밝고 화려하고 부드러운 색감의 그림으로 유명해 '색채의 마술사'로 불렸지만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 더 유명했다. 축복할 일이 있는 날에 그의 샴페인을 터뜨리며 행복을 만끽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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