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 출처: 모세다데스 공식홈페이지
〈봄날〉, 〈작은 것들을 위한 시〉.
한국 멤버로만 구성된 K-pop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어로 부른 노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들은 미국과 유럽, 라틴아메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사랑받았다. 사람들은 가사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도 멜로디와 목소리 속에 담긴 진심을 느꼈다. 언어를 넘어 전해진 그 마음이 국경과 문화를 초월한 것이다.
이런 순간은 과거에도 있었다.
1973년, 스페인의 그룹 모세다데스(Mocedades)가 유로비전 무대에서 부른 〈Eres Tú(에레스 뚜)〉. 스페인어로 부른 이 노래는 따뜻한 울림으로 유럽과 미국까지 퍼져 나갔다.
모세다데스는 스페인 북부 출신의 형제, 자매로 구성된 혼성 보컬 그룹이었다. 당시 스페인 음악계에서 보기 드문 맑고 순수한 하모니를 지닌 이들은, 복잡한 편곡 없이 목소리만으로도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Eres Tú〉는 그들의 대표곡이자, 사랑과 위로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담아낸 노래였다.
모세다데스 초기 멤버 사진 /출처: 모세다데스 공식홈페이지
이 곡을 만든 작곡가 후안 카를로스 칼데론(Juan Carlos Calderón)은 단순한 연애 감정이 아닌, 누군가의 존재만으로 삶이 따뜻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가사 속 ‘너’는 단지 연인이 아니라, 삶의 이유이자 위로가 되는 존재였다. 풍성한 오케스트라와 맑은 코러스가 어우러진 이 노래는 듣는 사람마다 다른 ‘그대’를 떠올리게 했다. 사랑하는 사람부터 가족, 친구, 혹은 자신이 꿈꾸는 더 나은 세상까지 말이다.
이 노래는 정치와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 프랑코 독재 치하의 스페인에서 탄생한 희망의 노래로도 해석됐다. 일부는 가사 속 ‘그대’를 조국(스페인)으로 읽기도 했다. 억압적인 현실 속에서 간접적인 위로와 공감을 전한 곡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대학가요제에서 그대 있는 곳까지를 부르는 쌍투스의 모습 /출처 : 엠플리(MBC Playlist) 유튜브 캡쳐
1970-80년대 한국의 라디오와 음악다방에서도 〈Eres Tú〉는 자주 흘러나왔다. 당시 대학가요제에서는 혼성 그룹 쌍투스(Sanctus)가 이 곡을 한국어 가사로 번안해 〈그대 있는 곳까지〉라는 제목으로 부르며 제2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지금의 노래방과 유사한 싱어롱 클럽에서도 이 곡은 애창곡으로 자리 잡았다.
1980년대 이후에는 영어, 한국어, 성가곡 가사 등으로 다양하게 번안되었으며, 천주교 군인 성가집과 청소년 성가집에도 수록됐다. 한때는 영화, 방송, 공연 등에서 배경음악으로도 쓰이며 오랫동안 친숙하게 기억됐다.
한국의 다양한 K-pop도, 모세다데스의 〈Eres Tú〉도 언어라는 장벽을 뛰어넘어 순수한 마음과 진정성, 따스한 감정을 전하는 힘을 보여주었다. 이는 언어가 달라도 진심은 언제든 마음에 닿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시공간을 뛰어넘는 진정성이 만든 음악적 공감의 힘이 아닐까.
노래 감상
가사 전문
Como una promesa, eres tú, eres tú
너란 사람은 마치 소망 같아
Como una mañana de verano
여름날 아침처럼 따스하고
Como una sonrisa, eres tú, eres tú
한 송이 미소 같은 사람
Así, así, eres tú
그래, 바로 그런 사람이야
Toda mi esperanza, eres tú, eres tú
내 모든 희망, 그게 바로 너야
Como lluvia fresca en mis manos
내 손 위에 떨어지는 시원한 빗물처럼
Como fuerte brisa, eres tú, eres tú
힘차게 불어오는 바람 같은 너
Así, así, eres tú
그래, 너는 그런 사람이야
Eres tú como el agua de mi fuente
너는 내 샘물처럼 맑고
Eres tú el fuego de mi hogar
내 집을 데우는 따스한 불꽃 같아
Eres tú como el fuego de mi hoguera
밤을 밝히는 모닥불 같은 사람
Eres tú el trigo de mi pan
내 삶을 채우는 빵의 밀알 같은 너
Como mi poema, eres tú, eres tú
너는 내 마음속 시 한 편 같고
Como una guitarra en la noche
밤의 고요 속에 울리는 기타 소리 같아
Todo mi horizonte, eres tú, eres tú
내 삶의 끝까지 펼쳐진 지평선 같은 너
Así, así, eres tú
그래, 너는 그런 사람이야
Algo así, eres tú
넌 그런 사람이야
Algo así como el fuego de mi hoguera
모닥불의 따스한 불꽃처럼
Algo así, eres tú, uh-uh-uh
그래, 너는 그런 사람이야
Mi vida, algo así eres tú
내 삶에 그런 사람이 바로 너야
[가사 몰랐던 Old Pop ⑥] 너는 한송이 미소 같은 사람이야 - 'Eres Tú' < 문화일반 < 문화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