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좋은 가을, 인사동에서 전통문화에 푹 빠지면 어떨까?
전통 문화의 허브 서울 인사동에서 9월 26일(목)부터 10월 20일(일)까지 다채로운 행사와 볼거리가 열리고 있다. 행사 이름은 《2024 인사동 엔틱 & 아트페어》. 네 개의 개성 다른 축제가 시간차를 두고 열려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미 1부 공예 박람회가 지난 9월 열렸다. 이제 남은 축제는 세 개, 2부 엔틱페어(10/3~10/6), 3부 한복박람회(10/10~10/13), 4부 아트페어(10/17~10/20)이다.
전시 중인 8대금강역사도
지금 인사동에서 열리고 있는 엔틱페어는 우리나라 전통의 아름다움을 표출하는 고미술 박람회이다.' 안녕 인사동' 지하 1층 '인사센트럴뮤지엄'에서 열리는 엔틱페어는 인사동 문화지구 내의 고미술 업체와 한국고미술협회 소속 고미술 업체들이 참여한다. 고미술 분야에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행사이다.
인사동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의 북촌 양반들이 집안의 골동품과 고미술을 매매하면서 고미술 유통시장으로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조선 후기 을지로 입구 도화서와 청계천의 광통교 주변 서화시장에서 유통된 예술품들이 북촌의 양반 손에 넘어간 작품들이다. 먹고살기 어려운 양반들이 골동품과 고서화를 인사동에서 팔기 시작했다. 《2024 인사동 엔틱 & 아트페어》에서 가장 핵심적인 행사가 2부 <인사동 엔틱페어>인 이유이다. 이번 ‘엔틱페어는 지방의 고미술 업체도 올라와 장을 열고 있다.
목불탱화
고미술 외에도 표구, 지필묵 등 동종 전통 문화 전시가 진행된다. 표구 전시 및 시연 행사를 열고 시민들을 맞이한다. 지필묵 문방사우를 비롯한 다양한 품목을 전시한다.
특히 주목할 것은 우리 전통 종교의 깊은 정감을 느낄수 있는 《유·불·선 신과 함께》이다. 몇 년전 히트한 영화 <신과 함께>의 이름을 차용한 이 전시는 고미술 업계와 민간 수집가들이 그동안 꽁꽁 숨겨놓은 작품들을 대거 선보인다.
8대 금강역사도는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람객을 압도한다. 목불탱도 볼 만하다. 이런 규모의 목불탱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약 200년 정도 된 작품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한다.
목각수월관음도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작품은 〈목각수월관음도〉이다. 1571년 작품으로 한쪽 다리를 곧추 세운 채 앉아 있는 유희좌 관음보살도이다. 통상 고려 불화는 반가좌(半跏坐·한쪽 다리는 접고 다른 쪽 다리는 내리는 자세) 관음보살도와 윤왕좌(輪王坐·정면을 향해 무릎을 세우고 한 손을 짚은 자세) 관음보살도가 주류를 이룬다. 연꽃 위에 앉아있는 유희좌(遊戱坐·한쪽 다리를 곧추세운 채 앉아있는 자세) 관음보살을 묘사한 불화는 이 작품이 유일하다.
10년 전 일본에서 발견한 가나가와현 가마쿠라 사찰의 조선 불화 〈선묘관음보살도〉와 구도가 같다. 선재동자가 관음보살에게 불법을 구하는 장면을 목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전시장 중앙의 목불상
전시장 중앙의 목불상도 볼 만하다. 나무에 금칠을 한 불상이다. 정교한 손과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이러한 온전한 모습의 불상은 보기 어렵다는 한국고미술협회 안성철 종로지회장의 설명이다. 감상의 팁은 약 2미터 떨어진 곳에서 약간 아래에서 불상을 올려다 보면 불상의 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인사전통문화보존회의 신소윤 회장이 관람객에게 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 밖에 10월 5일(토) 오후 2시에는 각 가정이나 개인이 소장한 고미술품을 무료 감정해주는 이벤트도 열릴 예정이다.